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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그러나 원지민이 원하는 것은 윤혜인의 목숨이었고 이천수가 노렸던 것은 이준혁의 목숨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속셈을 알지 못한 채 협력했고 이젠 한구운도 그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이미 일은 벌어져 버린 후였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그는 윤혜인의 손목을 풀어주며 낮게 말했다.

“네가 겪은 일들 다 보상해줄게. 원지민을 당장 건드리진 못해도 언젠가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그러자 윤혜인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칼에 거절하며 한구운의 가슴을 밀치고 거리를 두었다.

“필요 없어요. 한구운 씨,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 난 당신과 함께할 생각 없어요. 친구조차 될 수 없으니 그만 미련을 버려요.”

윤혜인의 거리낌 없는 거절에 한구운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는 그녀를 강하게 잡아당겨 단번에 자신의 품에 안아버리고는 불타는 눈빛으로 말했다.

“내가 포기하지 않으면 어쩔 건데?”

분노에 휩싸인 윤혜인은 힘껏 저항하며 소리쳤다.

“놔요. 이거 놔요!”

하지만 한구운은 그녀의 외침을 무시하며 마치 독이 묻은 듯한 음침한 목소리로 말했다.

“혜인아, 내가 이선 그룹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면 너도 내 것이 될 수 있지 않겠어? 안 그래”

한구운의 오랫동안 억눌렸던 감정은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가까이 다가가며 윤혜인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부서질 듯한 아름다움과 떨리는 입술이 더욱 한구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듯했다.

곧 한구운은 윤혜인의 허리를 더욱 세게 감싸며 집착하듯 속삭였다.

“이준혁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그리고 너는 나의 여자가 될 거야.”

뒤이어 한구운이 윤혜인의 입술에 다가가려 하자 윤혜인은 무릎을 꿇어 힘껏 그의 아랫배를 가격했다.

“윽... 너!”

한구운은 아랫배를 붙잡고 통증에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얼굴은 폭풍 전야처럼 어두워졌다.

그러나 윤혜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손을 털어내고 차분하게 고개를 돌려 말했다.

“잘 찍었어요?”

“네, 아주 선명하게요.”

핸드폰을 든 주훈이 어둠 속에서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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