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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윽...”

윤혜인은 목이 졸려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한 손으로 핸들을 꼭 잡은 채 목에 감긴 마귀 같은 손을 떼어내려고 애썼다.

임세희가 온 힘을 다해 버티고 있어 두 손으로도 벗어나기 힘든데 지금은 애석하게도 한 손이었다.

윤혜인의 얼굴은 빨갛 던데로부터 하얘졌다가 점점 파래지기 시작했다.

옆에서 다리던 까만 세단에서 남자가 이같은 위급한 상황을 발견하고 과감하게 명령을 내렸다.

“박아.”

주훈은 잘못 들은 줄 알고 몇초간 반응하더니 되물었다.

“대표님,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이준혁이 어두운 눈빛으로 또박또박 지시했다.

“70으로 달리다가 속도 올려서 좌 후방을 박아.”

주훈은 그제야 이준혁이 무슨 생각인지 알아챘다.

이 상황에서 박지 않으면 저 미친 여자가 윤혜인을 졸라 죽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주훈은 저속으로 달리다가 속도를 확 올렸다. 슈퍼카의 거만한 엔진소리가 윤혜인의 신경을 자극했다.

목이 졸려 숨이 잘 올라오지 않았지만 차가 빠르게 달리고 있던 터라 임세희의 자세도 그렇게 안정적인 건 아니었다.

윤혜인이 갑자기 커브를 돌자 임세희의 손도 삐뚤고 말았다.

손을 놓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까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

다급한 상황에서 윤혜인은 창문을 내리고 스톱이라는 사인을 내렸다.

주훈이 들이박으려는데 이준혁이 말렸다.

“잠깐만.”

끼익.

주훈이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속도를 늦췄다.

이준혁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윤혜인의 제스처가 마치 차 안에 폭탄이 들어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가슴이 덜컹해 얼른 지시했다.

“속도 올려서 따라붙어.”

지프차를 따라잡고 나서야 이준혁은 윤혜인이 ‘폭탄’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걸 정확하게 들었다.

차 안에는 역시 폭탄이 들어 있었다. 그렇다면 절대 박아서는 안 된다.

임세희는 아직도 정신없이 윤혜인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이준혁은 바로 결정을 내렸다.

“조금 더 바짝 붙여.”

주훈이 박지 않게 조심하면서 방향을 잘 조정해 차를 까만 지프차에 바짝 붙였다.

아주 정밀한 동작이 필요했기에 주훈의 손에도 땀이 차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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