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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이준혁은 아이가 무고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비록 부모의 마음이 아무리 더럽더라도 그는 한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이러한 더러운 진실이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랐다.

이준혁은 이것이 그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것이라 여겼다.

방 안에서는 원지민이 지쳐 소파에 힘없이 기대어 있었다.

임호는 피투성이가 된 얼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꿋꿋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원지민은 차갑게 말했다.

“임호, 나는 너 같이 하찮고 더러운 인간의 아이를 절대 낳을 수 없어.”

자신의 첫 경험을 이런 남자에게 줬다는 생각에 그녀는 눈에 보일 정도로 깊은 혐오감을 드러냈다.

그녀는 다시 한번 임호를 발로 세게 차며 욕했다.

“너 같은 쓰레기가 어떻게 감히 나를 더럽힐 수 있어?”

임호는 아무 말도 없이 원지민의 매를 받아들이며 그녀의 분노가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원지민이 다시 지쳐갈 때까지 기다린 후에야,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 이 아이를 원합니다.”

원지민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

“뭐라고?”

임호는 얼굴에 흐르는 피가 원지민의 눈에 띄지 않도록 신경 쓰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 아이를 원한다고요.”

“지금 무슨 자격으로 감히 그런 말을 해?”

곧이어 원지민이 손을 들어 올리자 임호는 그 손목을 덥석 붙잡았다.

그 눈빛은 어두웠지만 확고하고 단호했다.

이 순간, 원지민은 처음 임호를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원지민의 아버지가 그녀를 데리고 싸움 구경을 시켜준 날이었다.

그날 임호는 맨손으로 다섯 마리의 코요테들과 싸웠고 마지막 코요테를 찢어놓을 때의 눈빛이 바로 지금 이 눈빛이었다.

이러한 임호의 끈질긴 성격 때문에 원지민은 결국 그를 선택한 것이었다.

이제 그 ‘코요테’가 반역의 신호를 보내고 있음을 깨달은 원지민은 즉시 경계심을 가졌다.

그녀는 거만을 떨며 말했다.

“이 아이를 남기고 싶어? 그럼 방법은 딱 한 가지야.”

그러자 임호는 손을 풀고 다시 땅에 엎드렸다.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원지민은 배를 만지며 경멸 섞인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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