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Chapter 1021 - Chapter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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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1화

윤혜인은 벌떡 일어나며 물었다.“왜 산에서 나 대신 칼을 막았죠? 왜 산사태가 일어났을 때 절벽 아래로 뛰어들어 나와 함께 죽으려고 했던 거예요?”그녀는 이준혁의 뒷모습을 향해 절규하듯 소리쳤다.“그게 사랑이 아니면 도대체 뭐예요! 도대체 뭐냐고요!”윤혜인은 마치 이성을 잃은 듯 필사적으로 외쳤다. 하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이준혁이 여러 번 목숨을 걸고 윤혜인을 구하지 않았다면 그녀가 어떻게 다시 여기 설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을까? 주변은 죽은 듯이 고요했다.오랜 시간이 지난 후, 이준혁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널 사랑할 때는 당연히 너를 감동시키고 싶었지. 하지만 이제는...”앞에 서 있는 윤혜인의 창백해지는 얼굴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는 무자비하게 말했다.“이제는 사랑하지 않아...”가벼운 몇 글자가 모든 것을 부정했다.복잡한 이유는 없었다. 단지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서였다.“지나친 집착은 사람을 질리게 할 뿐이야. 스스로 잘 판단하길 바라.”그 말을 남기고 이준혁은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휴게실을 떠났다.문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 닫혔다.공허한 방안은 조명마저도 차갑게 느껴졌고 윤혜인은 소파의 한구석에 몸을 웅크렸지만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은 도무지 따뜻해지지 않았다.이준혁은 윤혜인을 그냥 두고 떠나버렸다. 심지어 그녀가 어떻게 집에 돌아갈지조차 신경 쓰지 않았다.‘정말 내게 관심이 없어진 거야?’반 시간 후, 윤혜인은 계단을 내려갔다.그녀는 지하 주차장에서 들어왔기 때문에 원래대로 그곳을 통해 나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하 주차장에는 더 이상 윤혜인을 기다리고 있는 차가 없었고 결국 그녀는 혼자 터벅터벅 주차장 출구까지 걸어갔다.밤공기는 물처럼 차가웠고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윤혜인은 우산도 쓰지 않고 차를 부르는 것도 잊어버린 채, 그저 무작정 빗속을 걸었다.차가운 습기가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스며들어 그녀를 오싹하게 만들었다.그때 갑자기 귀를 찢는 듯한 ‘빵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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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2화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한번 잘못 보이면 사소한 일로 인생이 망가질 수 있다.보행자에게 양보하지 않은 죄로 감옥에 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은 인생을 후회해도 소용없을 것이다.잠시 침묵이 흘렀다가 이준혁은 다시 입을 열었다.“가서 우산 건네줘.”비서가 잠시 멈칫했다.‘비 맞으면서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었는데 인제 와서 우산을 주라고? 고생할 거 다 시키고 나서 이제야 구해주는 셈 아닌가...’하지만 상사의 결정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는 일이기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서둘러 우산을 챙기러 갔다.이준혁은 여전히 비 내리는 밤하늘 아래서 꼿꼿이 서 있었다.그가 움직이지 않은 이유는 단순히 움직이기 싫어서가 아니었다. 오랫동안 서 있으면 몸이 점점 굳어가며 마치 기계처럼 멈춰버리기 때문이다.하지만 이 순간도 그는 오로지 의지로 버티고 있었다.그에게는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시간이 부족했고 이것이 윤혜인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비도 맞고 고생도 해봤으니 이제 더 이상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말길 바랄 뿐이었다.윤혜인은 한 친절한 행인에게서 우산을 건네받고 나서야 비로소 몸이 조금씩 따뜻해지기 시작했다.그녀는 자신의 몸을 해치려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현명했다.분풀이는 충분히 했고 이제는 더 이상 혼자만이 아니기에 윤혜인은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곧 윤혜인은 운전 기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를 데리러 온 사람은 뜻밖에도 곽경천이었다. 윤혜인을 기다리다 그녀가 나타나지 않자 걱정이 된 곽경천이 연락을 하려던 찰나, 운전기사가 윤혜인에게서 전화를 받았다.온몸이 젖어 있는 윤혜인의 모습을 본 곽경천은 마음이 아파 서둘러 자신의 재킷을 벗어 그녀에게 둘러주었다.“혜인아, 왜 비를 맞고 있었어? 운전기사는 왜 데려오지 않았고?”그 말에 코끝이 찡해진 윤혜인은 차에 앉아 몸이 조금씩 따뜻해지자 조용히 말했다. “오빠, 운전 기사님 탓하지 마. 내가 먼저 돌려보냈어.”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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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3화

“엄마에 대한 소식이 있다고?”“응. 외국 출신의 한 아주머니가 7~8년 전에 한 가정집에서 임시 가정부로 일할 때 어머니를 본 적이 있다고 해. 그 아주머니가 말한 집을 확인해 봤는데 그 집 사람들은 이미 이사를 갔더라. 시간이 너무 오래돼서 어디로 이사 갔는지도 알 수 없었지만 다른 나라로 간 것 같다고들 해.”아직 어머니를 찾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로도 큰 진전이었다.이전에는 윤아름이 살아 있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했으니 말이다.그 아주머니는 윤아름이 ‘잠자는 미녀' 같았다고 말했지만 곽경천은 윤혜인이 걱정할까 봐 그 부분은 말하지 않고 좋은 소식만 전했다.“정말 다행이야, 오빠.”눈가는 여전히 빨갰지만 윤혜인의 기분은 어느 정도 나아진 듯했다.‘확실히... 엄마는 아직 세상에 살아 계신 거야.’곽경천은 윤혜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안심시켰다.“걱정하지 마. 꼭 어머니 찾을 거야.”30분쯤 지나서야 윤혜인은 집에 도착했다.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한 후, 그녀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잠에 들었다.잠을 자고 나면 내일은 또 새로운 하루가 될 것이다....소원은 육경한이 구속된 사이에 회사의 주도권을 다시 손에 넣고 있었다.회사는 원래부터 한이 그룹과 깊은 연관이 있는 사업을 하고 있었고 이전에 소진용이 맡았던 에너지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지만 이제 소원은 새로운 방식으로 그 프로젝트를 되살리고 있었다.소진용이 받았던 오명을 씻으려면 육경한이 직접 인정하지 않는 한 어려울 것이었다. 하지만 오명을 씻어낸다 해도 과거의 한이 그룹은 다시 돌아올 수 없었다.소원도 더 이상 그런 집착을 갖지 않았다. 소진용의 본래 목적은 에너지 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그녀는 그저 에너지 산업을 잘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아버지의 유언을 이루는 일이라고 생각했다.오늘, 소원은 회사에서 늦게까지 일했고 퇴근하려고 문을 나서던 중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서현재를 마주쳤다.그는 카키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었고 잘생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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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4화

길을 가던 중, 서현재가 물었다.“소원 누나, 저녁에 뭐 먹을까요?”“난 아무거나 괜찮아.”소원은 뉴스를 스크롤 하며 무심코 대답했다.그렇게 차는 조용한 한식당 주차장에 들어섰고 그곳은 꽤 아늑해 보였다.자리 잡고 앉자마자 음식이 빠르게 나왔다. 모두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담백한 음식들이었다.서현재가 입을 열었다.“소원 누나, 육경한 건에 대해 알아봤어요. 방씨 가문은 이미 두 번이나 큰 타격을 입었고 이번에 방민기의 일까지 겹치는 바람에 그쪽에서는 자구책으로 육경한을 무너뜨릴 수밖에 없었어요. 이번에는 증거도 충분해서 실수가 없을 거예요.”겉으로 보기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육경한이 아직 법적으로 판결을 받지 않은 이상, 소원은 안심할 수 없었다.육경한은 유민 그룹을 거의 3년 만에 모두가 주목하는 위치로 끌어올렸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아주 능숙했다.그래서 소원은 여전히 유진이를 공공연히 데리고 다니지 않았다. 육경한이 어떤 반격을 준비하고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첫 번째 재판 날짜가 다가올수록 소원의 불안감도 점점 커져갔다.“이 기간 동안 방씨 가문을 계속 주시해야 해.”소원은 서현재에게 신중하게 당부했다.원래 그녀는 서현재를 이 복잡한 상황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그가 이미 서씨 가문과 육씨 가문의 불법적인 거래를 증거로 제출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제는 물러설 수 없었다.이제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자신들을 지키는 것이었다.“네. 사람들을 붙여서 주시하고 있어요.”특별한 날인만큼 소원은 오늘 무거운 이야기는 그만하려고 했다.그래서 그녀는 가벼운 목소리로 물었다.“요즘 어르신께서 너한테 선자리 보러 다니라고 안 하셔?”“몇 번 봤어요.”서현재가 대답했다.“안 그러면 아버지가 화를 내셔서요.”소원은 그의 표정을 보고 상황을 이해했다.“다 잘 안됐구나?”그녀는 그를 위로하며 말했다.“너도 이제 적당한 사람을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나처럼 되지 말고.”소원은 한 번 사랑에 깊이 상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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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소원은 ‘사랑’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속이 울렁거렸다.과거에 그런 사람을 좋아했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역겨움이 몰려왔다.그녀의 몸조차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았다.서현재는 소원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핸들을 살짝 움켜쥐고 말했다.“됐어요.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서현재는 속으로 생각했다.그녀가 육경한을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그것은 정말 중요하지 않은 문제였다.진정한 사랑은 포용하고 받아들이는 것이기에 소원이 서현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의 짝사랑은 멈추지는 않을 것이었다.그래서 서현재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침을 꿀꺽 삼키며 서현재가 한마디 했다.“들어가요. 바람이 차요.”말을 마치고 그는 곧장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윙윙거리는 소리 속에서 소원이 조용히 말했다.“사랑하지 않아.”주변은 엔진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밤바람이 살며시 불어와 은은한 조명이 소원의 얼굴에 쏟아졌다.그녀의 눈동자는 슬픔을 품고 있지만 겉으로 보기에 소원은 여전히 젊고 아름다웠다.서현재는 붉은 입술을 살짝 다물고 말했다.“재판이 잘 되길 바랄게요.”몇 초가 흐른 뒤, 소원은 다시 입을 열었다.“현재야, 난 이생에서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을 거야.”크지는 않았지만 명확하게 들리는 목소리였다. 그 부드러운 음색 속에는 깊은 절망과 슬픔이 담겨 있었다.한때 소원도 사랑을 꿈꾸던 소녀였지만 그 끔찍한 수치와 고통을 겪은 후, 그녀는 사랑하고 사랑받을 능력을 잃어버렸다.심지어 그녀는 한때 자신을 의심하기도 했다. 이런 고통을 겪는 것이 자신이 뭘 잘못해서 그런 것일까 하며 말이다.소원과 육경한은 서로에게 상처를 내는 미친 사람들처럼, 누가 더 깊이 찌를 수 있을지 내기를 하는 것 같았다.육경한은 소원을 놔줄 생각이 없었고 소원 역시 육경한을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의 끝은 비극으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었다.“괜찮아요.”서현재는 소원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소원 누나, 누나가 사랑할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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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6화

소원은 육경한이 법정에 앉자마자 자신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것을 보았다.그 미소를 보는 순간, 소원의 몸은 마치 자연스럽게 반응한 듯 소름이 돋았다.옆에 앉아 있던 한 아주머니가 그녀의 표정을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아가씨, 괜찮아요?”그러자 소원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괜찮아요. 저 괜찮아요.”그 아주머니는 친근하게 말을 이어갔다.“아가씨는 저분과 친구 사이인 거예요?”소원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아, 그럼 저랑 같은 이유로 여기 오신 거예요?”아주머니가 물었다.소원은 아주머니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는지라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아주머니는 소원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창백한 얼굴에 슬픔이 묻어 있어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아가씨도 저랑 마찬가지로 저분께 도움을 받은 사람들 중 한 명인 거군요.”아주머니가 설명했다.이 말을 듣자마자 얼굴에 억지로 지은 미소가 사라지며 소원의 표정이 굳어버렸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말을 이어갔다.“저는 법기사 앞에서 면을 파는 작은 가게를 운영해요. 몇 년 전 사고로 다리가 부러졌는데 육경한 선생님께서 그걸 알고 저에게 의족을 연결해 줄 사람을 찾아주셨어요. 이후로도 제 가게를 계속 도와주셨죠. 매년 절에 네 번씩 찾아와 제게 선물도 가져다주시곤 했어요.”소원의 얼굴은 점점 더 창백해졌다.“법기사요? 그곳에서 장사하셨나요?”소진용과 전미영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곳이 바로 법기사였다.“네.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났고 몸이 안 좋아서 자식을 낳지도 못했어요.”아주머니는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말을 이었다.“행운스럽게도 법기사의 장로님이 저를 거두어 주셔서 절 앞에서 장수면을 팔면서 지내고 있죠.”소원은 아주머니의 얼굴이 점점 더 익숙하게 느껴졌다. 바로 그 법기사 앞에서 면을 팔던 아주머니였다.아주머니는 말을 이어갔다.“육경한 선생님께서는 항상 절에 와서 고인을 위해 제사를 지내셨어요. 몇 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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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소원은 그 순간, 몸서리가 쳐지는 기분을 느꼈다.자신에게는 끔찍한 악마였던 육경한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대단한 선인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황당하고 터무니없었다.그렇게 소원은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발이 걸려 소리가 났고 그 소리에 육경한의 눈빛이 그녀에게로 향했다.소원은 본능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고 귀에는 윙윙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 심지어 재판장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들리지 않았다.그녀는 비틀거리며 법정 안을 빠져나와 복도에 있는 기둥을 붙잡고 천천히 주저앉았다.가슴이 쿵쾅거리고 심장이 터져 나갈 것만 같았다.마치 모든 것이 뒤집혀 버린 듯한 충격을 느꼈다.‘육경한이 다른 사람들 눈에 착한 사람으로 비친다고? 말도 안 돼! 이렇게 터무니없는 일이 어딨어!’육경한이 자신에게 한 짓들을 생각할수록 소원의 분노와 공포는 극에 달했다.그는 소원을 모욕했고 그녀를 불러다 배가 나온 사업가들과 함께하도록 강요했으며 때로는 여러 명과 함께하도록 했다.그뿐만 아니라 육경한은 소원의 뺨을 때리고 바다로 뛰어들어 고기밥이 되라고 협박했으며 그녀가 병으로 몸이 망가졌을 때조차도 가혹하게 대했다.너무나도 많은 끔찍한 기억들이 떠올랐다.다른 사람들에게는 ‘좋은 사람'이었던 그가 소원에게는 악마였고 지옥이었다.그녀에게 있어 육경한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했다는 사실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그저 어둠에 물든 이 세상에서 소원은 육경한이 더더욱 잔혹하게 보일 뿐이었다.소원은 몰랐지만 그녀가 떠난 그 5년 동안 육경한은 다른 사람들 눈에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고 그렇게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의 집착은 뼛속 깊이 박혀 있었고 소원과 관련된 일에서는 결코 정상적이지 못했다.육경한은 소원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도, 소원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참을 수 없었다.그래서 소원이 그런 기미를 보일 때마다 육경한은 세상을 파괴하고 자신과 그녀를 함께 묻어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결국, 세상에는 진정한 의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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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소원은 예상보다 너무나도 빨리, 그리고 완전히 멀쩡한 모습으로 육경한이 풀려난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이 모든 일이 너무 빨리 일어났고 육경한이 그 짧은 시간 안에 아무런 피해도 없이 나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아주머니는 소원이 자신과 같은 이유로 기뻐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아가씨도 기쁘죠? 육경한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요? 저기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축하하고 있어요. 제가 데려다줄게요!”아주머니는 소원의 손을 잡고 사람들 사이를 헤쳐나가며 육경한에게 다가갔다.소원은 마치 좀비처럼 경직된 상태로 움직였고 아주머니는 그녀가 얼마나 무기력한 상태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사람들 사이를 뚫고 들어간 아주머니는 웃으며 육경한에게 인사했다.“선생님, 여기 예쁜 아가씨가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러 왔어요.”육경한은 침착하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소원을 바라보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미소를 지었다.“네? 저한테 무슨 감사 인사를 하시려고?”아주머니는 갑작스런 질문에 잠시 당황하며 소원을 바라보았다.“아가씨,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뭐라고 드릴지 말해보세요. 지금 여기 계시잖아요...”법정 밖의 차가운 흰 빛이 소원의 얼굴에 비춰 그녀의 혈관과 푸른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났다.그녀의 얼굴은 너무나도 창백해 마치 죽은 사람처럼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아주머니도 그녀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했다.아주머니는 소원의 손을 꽉 잡으며 걱정스럽게 말했다.“아가씨, 왜 이렇게 손이 차가워요? 병원에 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소원은 온몸에 무기력함을 느끼며 스스로에게 차분해지라고 다그쳤다. 육경한이 방금 풀려난 이 순간, 그녀가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무슨 일 있나요? 몸이 안 좋아요?”육경한은 아주머니의 손에서 소원의 손을 넘겨받으며 차분하면서도 이질적으로 온화한 목소리로 물었다.“날 건드리지 마!”소원은 마치 덫에 걸린 새처럼 갑자기 뒤로 물러나며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육경한을 바라보았다.그 눈빛에는 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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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화

소원이 서둘러 문밖으로 나갔지만 육경한의 은색 스포츠카는 이미 방민아를 태우고 출발했다.소원은 차를 향해 소리쳤다.“육경한!”그러나 은색 차는 전혀 멈추지 않고 그저 도로 위에 남은 연기만이 소원의 눈앞에 남았다.소원은 주먹을 꽉 쥐었다.‘분명히 날 봤으면서...’하지만 육경한은 멈추지 않았고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떠나버렸다.이 모습은 소원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가 서현재에게 해를 끼치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었다.소원은 손이 떨려 운전을 할 수 없었고 결국 택시를 불러 서현재가 일하는 곳으로 향했다.택시 안에서 소원은 계속해서 이번 사건을 되돌아보았다.‘내가 왜 방민아의 존재를 잊고 있었지...’그녀는 방민아가 육경한을 좋아해서 가족들에게 그를 도와달라고 요청했을 가능성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조금 전 육경한과 방민아의 대화에서 그 사실을 알아챘고 말이다.육경한은 마음이 매우 좁은 사람이었기에 소원은 그가 이미 자신에게 어떤 식으로 보복할지 생각해 두었을 거라 짐작했다.자신에 대한 육경한의 생각이 어떠한지 소원은 잘 알고 있었다.‘나에게 마치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천천히 고통을 주고 마지막에 치명적인 한 방을 날릴 생각이겠지. 하지만 현재에게는 그럴 인내심이 없을 거야.’소원은 차창 밖으로 멀어져 가는 풍경을 보며 결심했다.‘현재를 반드시 지켜야 해.’서현재는 너무나 좋은 사람이고 소원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그가 자신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된다면 그녀는 정말로 지옥에서조차 평온하지 않을 것이다.곧 택시는 서현재가 근무하는 회사 앞에 도착했다.소원은 내려서 곧바로 회사로 들어가려 했지만 안내 데스크에서 막히고 말았다.“죄송하지만 예약이 있으신가요?”안내 데스크 직원이 물었다.“아니요. 저는...”소원은 잠시 멈칫하다가 말했다.“서현재, 아니, 서 대표님을 찾아왔어요.”“죄송하지만 오늘 대표님께서는 회사에 나오지 않으셨어요.”안내 데스크 직원의 말에 소원의 심장은 덜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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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경비원에게 물어보니 그는 서현재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소원은 서현재가 회사에서 퇴근한 후 행방불명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얼굴이 창백해졌다.서현재가 회사에서 나온 후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었다.‘그때 육경한은 감옥에 있었을 텐데... 도대체 누가 육경한을 대신해 이런 일을 벌인 거지?’곧 소원의 머릿속에 떠오른 이름은 바로 소종이였다. 그가 가장 유력한 인물이었다.소원은 서둘러 육경한의 회사로 향했지만 예상대로 그곳에 육경한은 없었다.그는 방민아와 함께 식사를 하고 있을 터였다.소원은 소종을 만나기 위해 그의 이름을 말하며 면담을 요청했지만 안내 데스크에서는 그가 바쁘다는 답변을 줄 뿐이었다. 그래서 소원은 로비에 앉아 그를 기다리기로 했다.마침내, 소종이 내려와서 외출하려는 것을 본 소원은 그를 따라가려고 했지만 이내 잠시 고민하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겨 조용히 뒤를 밟았다.그렇게 소종이 차를 타고 나가자 소원은 택시를 불러 그를 따라갔다.소종은 한 차분한 찻집에 도착해 여유롭게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소원은 택시를 돌려보내고 그를 계속 지켜보았다.잠시 후, 소종은 다시 차를 타고 떠났고 소원도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검은색 차를 타고 뒤따랐다.택시는 눈에 띄기 쉬웠기에 그녀는 회사의 도움을 받아 눈에 잘 띄지 않는 차를 마련했다.곧 소종은 한 유흥 시설에 도착했다. 그가 들어간 후, 소원도 한 방을 예약하고 들어갔다.소원은 소종이 있는 방을 찾아 헤매며 그가 들어갔을 만한 방들을 하나하나 열어보았다.그리고 마침내 마지막으로 문을 열었을 때, 소종이 옆에 두 명의 여자를 둔 채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을 소원은 목격했다.문이 열리자, 소종은 마치 예견이라도 한 듯 크게 말했다.“소원 씨, 들어와서 한잔하지 그래요?”손을 잠시 멈칫했지만 소원은 이미 들켜버린 이상 더 이상 숨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녀는 방으로 들어와 테이블 앞에 서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서현재를 납치한 게 당신 맞죠?”소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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