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026화

소원은 육경한이 법정에 앉자마자 자신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것을 보았다.

그 미소를 보는 순간, 소원의 몸은 마치 자연스럽게 반응한 듯 소름이 돋았다.

옆에 앉아 있던 한 아주머니가 그녀의 표정을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아가씨, 괜찮아요?”

그러자 소원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저 괜찮아요.”

그 아주머니는 친근하게 말을 이어갔다.

“아가씨는 저분과 친구 사이인 거예요?”

소원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아, 그럼 저랑 같은 이유로 여기 오신 거예요?”

아주머니가 물었다.

소원은 아주머니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는지라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주머니는 소원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창백한 얼굴에 슬픔이 묻어 있어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아가씨도 저랑 마찬가지로 저분께 도움을 받은 사람들 중 한 명인 거군요.”

아주머니가 설명했다.

이 말을 듣자마자 얼굴에 억지로 지은 미소가 사라지며 소원의 표정이 굳어버렸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말을 이어갔다.

“저는 법기사 앞에서 면을 파는 작은 가게를 운영해요. 몇 년 전 사고로 다리가 부러졌는데 육경한 선생님께서 그걸 알고 저에게 의족을 연결해 줄 사람을 찾아주셨어요. 이후로도 제 가게를 계속 도와주셨죠. 매년 절에 네 번씩 찾아와 제게 선물도 가져다주시곤 했어요.”

소원의 얼굴은 점점 더 창백해졌다.

“법기사요? 그곳에서 장사하셨나요?”

소진용과 전미영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곳이 바로 법기사였다.

“네.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났고 몸이 안 좋아서 자식을 낳지도 못했어요.”

아주머니는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말을 이었다.

“행운스럽게도 법기사의 장로님이 저를 거두어 주셔서 절 앞에서 장수면을 팔면서 지내고 있죠.”

소원은 아주머니의 얼굴이 점점 더 익숙하게 느껴졌다. 바로 그 법기사 앞에서 면을 팔던 아주머니였다.

아주머니는 말을 이어갔다.

“육경한 선생님께서는 항상 절에 와서 고인을 위해 제사를 지내셨어요. 몇 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