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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화

육경한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우라는 여전히 섬뜩했다.

소원이 입술을 앙다물었다.

“육경한, 현재가 한 일 모두 다 내가 시킨 거야. 원망도 복수하고 싶으면 나한테 해.”

이때 웨이터가 문을 두드리더니 죽과 김치를 들고 들어왔다.

육경한이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일단 앉아서 먹어.”

소원은 육경한이 감옥에서 미쳐버린 게 아닌지 의심했다.

두 사람은 같이 앉아서 밥 먹을 사이가 아닌데 말이다. 게다가 서현재가 실종됐으니 죽이 넘어갈 리가 없었다.

소원의 초조함은 이내 눈동자에서 얼굴 전체로 번졌다.

“육경한, 현재 만나게 해줘.”

소원이 차갑게 쏘아붙였다.

예전 같으면 소원도 육경한 앞에서 서현재에 관한 얘기를 꺼내지 못했을 것이다. 육경한이 서현재 얘기만 들으면 폭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경한은 지금 이상하리만치 인내심이 좋았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부드럽게 말했다.

“일단 죽부터 먹어. 위 아픈 거 잊었어?”

그럴수록 소원은 속이 바질바질 타서 이를 꽉 깨물었다. 하지만 화 풀 데가 없었다.

“안 먹어. 배고프지 않아. 육경한, 현재 보여준다고 한 사람은 너야.”

육경한은 서현재의 이름이 다시 나오자 차분함을 살짝 잃었다. 하지만 그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내리치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마지막 경고야. 죽 먹어. 아니면...”

육경한이 소원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오만하게 말했다.

“내가 직접 먹여주는 수가 있어.”

“먹으면 현재 보여줄 거야?”

소원이 뒤로 한걸음 물러서며 그런 육경한을 경계했다.

“육경한, 약속 지킬 수 있냐고?”

육경한은 이 말에 화가 나서 웃음이 터졌다.

“나를 그렇게 못 믿어?”

“못 믿어.”

소원이 망설임 없이 말했다.

육경한은 했던 말을 기분에 따라 수시로 바꾸는 사람이었다.

“소원아, 양심에 손 올려놓고 말해. 응?”

육경한은 아주 손쉽게 소원의 턱을 움켜잡고는 좌우로 돌리며 찬찬히 살피더니 가볍게 웃었다.

“그래도 나는 너랑 달라. 누군가를 죽이려고 밥을 먹여주지는 않거든. 입에 발린 말로 나를 현혹하고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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