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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2화

“겨우 이런 포크로 누굴 겁주려고.”

소종이 소원의 손을 밀어내며 하찮다는 듯 말했다.

“그렇게 대단하면 찔러보든지요.”

소원이 손에 힘을 풀자 포크가 바닥에 떨어졌다.

육경한을 제외하고 서현재를 데려갈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

“얼른 나가요. 여기서 성가시게 하지 말고.”

소종이 뻣뻣해진 목을 이리저리 비틀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걱정하지 마요. 대표님이 지시하기 전에 내가 손댈 일은 없을 테니까요.”

소원이 화장실 문을 여는 순간 아가씨들이 혼비백산하며 뛰어나왔다. 소원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손을 목구멍에 넣어 아까 마셨던 술을 전부 토해냈다. 그러자 몸에 힘이 풀려 벽에 겨우 기대 있었다.

이때 소종의 핸드폰이 울렸다.

수화기 너머로 무슨 말이 들렸는지는 모르지만 소종은 연신 알겠다고 대답했다.

통화가 끝나고 소종은 화장실로 들어가 핏기 없는 소원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소원 씨, 대표님이 보자고 하십니다.”

소원의 눈동자에는 초점이 없었고 그저 멍한 표정으로 앞만 내다볼 뿐 대꾸하지 않았다.

소종이 말을 이어갔다.

“서현재 씨의 행방을 궁금해한다는 걸 아시고 서현재 씨에게 데려다주겠다고 하셨어요.”

소원이 몸을 벌떡 일으켰다. 이에 위가 다시 뒤틀렸는지 칼이라도 맞은 듯 아파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

소종이 웃었다.

“급할 건 없어요. 곧 애타게 찾던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소원은 소종과 함께 프라이빗 클럽으로 향했다. 바깥 인테리어만 봐도 어마어마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느긋하게 차를 마시고 있는 육경한이 보였다.

육경한은 이미 수염을 말끔하게 민 상태였다. 안에서 살이 빠졌는지 얼굴이 더 각져 보였다. 그는 금테 안경을 쓴 채 재무제표를 보고 있었다. 소원은 점잖아 보이는 육경한의 모습에서 이상한 괴리감을 느꼈다.

육경한은 소원을 보고 온화하게 웃었다.

“왔어?”

소원은 그와 태연하게 인사를 나눌 마음이 없었기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육경한, 현재 어디 있어?”

“밥은 먹었어?”

뜬금없는 질문에 소원은 말문이 막혔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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