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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9화

소원의 예쁜 얼굴이 순간 눈보다 더 하얗게 질렸다.

육경한은 급해하지 않았다. 느긋하게 몸을 숙여 소원의 얼굴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더니 서서히 입을 열었다.

“아직도 망설이는 거야? 결정하면 그때 다시 얘기할까?”

탈칵.

문이 열리는 소리에 소원은 자극을 받았는지 몸을 파르르 떨었다.

“가지 마.”

소원이 육경한을 잡았다. 그러더니 무릎을 꿇고 허리를 꼿꼿이 편 채 육경한의 벨트를 풀었다.

전에 육경한과 여러 번 해봤기에 어떻게 해야 그가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소원의 손짓 하나하나에 육경한은 강렬한 자극을 받았다. 뇌에서는 도파민이 끝없이 분비되고 있었다.

육경한은 이제 소원을 완전히 정복한 상태였다.

그런 소원이 너무 매혹적이라 정말 뱃속에 꿀꺽 삼키고 싶었다.

쿵.

둔탁하게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육경한은 소원을 유리 벽에 바짝 몰아붙였다.

소원은 맞은편에 있는 서현재를 보며 온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안 돼...”

소원이 갈라진 목소리로 힘겹게 그를 불렀지만 결국 그 소리는 안으로 전해지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육경한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악마 같은 입을 열었다.

“소원아, 고집을 부린 결과를 봐. 돌고 돌아 결국 내 시중을 들고 있잖아.”

육경한의 모욕적인 말과 행동은 마치 고속도로 돌아가는 믹서기처럼 소원의 얼마 남지 않은 자존심을 먼지보다 잘게 갈아버렸다.

소원은 이제 자신이 더는 사람 같지 않았다.

욕구를 해소할 구멍이 된 듯한 느낌이었고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짐승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무 감정도 없는 갈취에 소원은 너무 아파 발가락까지 힘이 들어갔다.

몸을 섞었지만 누구 하나 만족스럽지 않았고 아프기만 했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해소하지 못한 분노를 안고 버티는 중이었다.

시간은 더디게 흘러갔다. 소원의 인생을 전부 돌아볼 만큼 말이다.

육경한을 만나지 전에는 모든 게 꿀처럼 달콤했지만 육경한을 만난 뒤로 그녀의 인생에 남은 건 어둠밖에 없었다. 그런 인생에 다른 사람을 끌어들일 수는 없었다.

의식을 잃기 전 소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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