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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소원이 너무 매혹적이라 당장이라도 맛보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았다.

소원은 육경한의 몸에 일어난 변화에 화들짝 놀라더니 불같이 화내며 욕설을 퍼부었다.

“육경한,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벌건 대낮에 문도 닫지 않고 짐승 같은 짓을 저지르려 하고 있다.

육경한은 욕구가 달아오른 상태라 소원을 너무 갖고 싶었지만 일단 꾹 참는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일단 용서해 줄게. 너 몸조리 끝나면 그때 보상하는 걸로 해.”

소원은 대꾸조차 하기 싫었다. 정말 미친놈 같았다.

육경한은 운전석으로 돌아와 차에 시동을 걸었다.

어째서인지 상태가 아까보다 훨씬 홀가분해진 것 같았다.

소원이 이번에 배신한 것도 나쁜 일만은 아니었다. 배신하고 칼로 찌르긴 했지만 이걸로 소원을 향한 죄책감이 조금이나마 줄었다.

벌도 줄 만큼 주었으니 이제 앞으로 나아가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소원이 지내는 아파트에 도착한 육경한은 문 앞까지 데려다주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소원은 그런 육경한을 경계했다. 혹시나 아까 마무리하지 못했던 일을 바라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렇게 말했다.

“문 앞까지야. 들어오면 안 돼.”

소원이 소녀처럼 교태를 부린 건 참 드물었다. 육경한이 웃음을 터트리더니 마른기침했다.

“나도 며칠 밤을 꼬박해서 체력이 안 돼.”

“거짓말하지 마.”

소원이 육경한을 반박하며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아까 욕구에 사로잡혔던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았다.

육경한이 멈칫하더니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입가에 걸린 웃음이 점점 짙어졌다.

소원이 돌아온 뒤로 육경한은 처음 이렇게 많이 웃어봤다. 하지만 의심이 많은 성격은 변하기 힘들었다.

“소원아, 설마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니지?”

소원이 고개를 숙이고 있어 표정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이렇게 비아냥댔다.

“이미 나를 의심하고 있는데 내가 없다고 해봤자 믿어줄 것도 아니잖아.”

육경한이 오히려 되물었다.

“믿어도 돼?”

주변은 아주 고요했다. 육경한의 눈동자는 깊이를 알 수 없었다.

“소원아, 믿어도 되냐고.”

육경한이 고집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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