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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보온병을 막 내려놓고 돌아선 윤혜인의 눈에 바로 이준혁이 다가오는 모습이 들어왔다.

그 역시 문현미를 보러 온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윤혜인의 옆을 지나가며 이준혁은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곧장 걸음을 옮겼다.

윤혜인은 잠시 멍해 있다가 무의식적으로 그를 불렀다.

“준혁 씨.”

그제야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감정 없이 ‘응'이라고 답했다.

남자의 잘생긴 얼굴은 감정이 없는 상태에서 더욱 차갑고 냉정하게 보였다.

윤혜인은 아름이를 데리고 문현미를 한번 보고 싶었다. 예전에 문현미가 자신에게 어떻게 대했든 간에 이번에는 목숨을 걸고 자신들을 구해주었으니 마땅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게다가 이준혁이 사고를 당했을 때도 문현미만이 윤혜인을 믿어주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준혁이 불쾌해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간절히 요청했다.

“아주머니를 잠깐만 뵐 수 있을까요?”

“안 돼.”

이준혁은 냉담하게 말했다.

윤혜인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했다.

“정말 잠깐만 볼게요. 방해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윤혜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준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를 가로막았다.

“볼일 없으면 떠나. 외부인은 받지 않으니까.”

‘외부인...’

그가 이런 말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는지라 윤혜인은 손이 떨렸다.

그들 사이의 관계가 아무리 변했다 해도 ‘외부인'이라는 말로 전부 설명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 않은가?

조금 전까지 아주 가까운 사이라고 경호원들에게 말했던 윤혜인은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간신히 체면을 유지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곧 떠나려는 순간, 이준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외부 물건을 받으라고 했어?”

그러자 경호원이 서둘러 말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사모님과 아주 가까운 사이라고 해서...”

“버려!”

남자는 짜증스럽게 말했다.

돌아설 때, 윤혜인은 자신이 4시간 동안 끓이고 손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정성 들인 국이 병원의 쓰레기통에 던져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동안 그녀는 이준혁을 보통의 사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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