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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3화

윤혜인은 한 걸음 물러서며 검사지를 뒤로 숨기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쪽이랑 상관없는 것 같은데요?”

한구운은 손을 헛짚었지만 전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왜 혼자 검사를 받았어, 혜인아?”

“이구운 씨, 우리는 서로 친하게 지낼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난번 아름이 일 이후로, 윤혜인은 한구운을 마음속에서 이미 임설희나 원지민과 같은 부류로 간주하고 있었다.

모두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한구운은 더욱이 영리하게 이들의 싸움을 지켜보며 중간에서 이익을 취하고 있었다.

짙어진 눈빛으로 그는 윤혜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완전히 남도 아니잖아, 그렇지?”

윤혜인은 그가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지 실감하며 지난번에 자신을 그렇게 협박해놓고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구운 씨가 말하는 남도 아니라는 게, 제 딸이 실종됐을 때 그 소식을 이용해 저를 협박했던 일을 말하는 건가요?”

“...”

한구운은 그녀의 반박에 말문이 막혔고 입술을 떨며 해명하려고 했다.

“그건 오해였어, 혜인아. 난 너를 협박하려고 한 게 아니었어. 나는 단지 네가 내 곁에 있어 주길 원했을 뿐이야. 그 납치범에 대해서도 나는 당시 잘 몰랐고 조사 중이었어...”

“됐어요.”

윤혜인은 더 이상 그와 대화할 기운이 없었는지라 차갑게 말했다.

“이구운 씨가 말하는 오해라는 건, 제 딸이 실종됐을 때 찾아와 저를 협박하고 제가 파렴치한 불륜녀로 전락하길 바랐던 그 일을 말하는 건가요?”

그러자 한구운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뭐라 말을 꺼내려 했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사실 그가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은 맞았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미안해.”

고민 끝에 이준혁은 사과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그런 말을 꺼낸 건 내 잘못이야. 내가 생각이 짧았어. 그때 한 말로 너를 화나게 했던 것 같아. 앞으로는 그런 말 하지 않을게.”

윤혜인은 한구운과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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