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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1화

여자는 손에 든 잔을 높이 들더니 원샷했다.

도수 높은 술이 한잔 가득 담겨 있었지만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단번에 마셔버리더니 잔을 내려놓았다. 그러고도 휘청거리거나 이런 게 없이 멀쩡했다.

딱 봐도 클럽을 자주 드나드는 술고래 같았다.

남자가 잘생기고 온화해 보여서인지 여자도 말이 점점 많아졌다. 아예 빈 술잔을 이준혁에게 흔들어 보이며 우쭐거렸다.

“어때요.”

반짝거리는 불빛이 이준혁의 조각 같은 얼굴을 더 잘생겨 보이게 했다.

흠뻑 반한 듯한 여자의 눈빛에 이준혁이 느긋하게 말했다.

“괜찮네요.”

여자는 이준혁이 흥미를 보이자 손을 내밀며 웃었다.

“약속한 거 안 잊었죠?”

두 사람은 주변 사람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둘만의 세상에 빠져 있었다.

윤혜인은 몰래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손톱이 살을 파고 들어가서야 불편한 마음을 조금 달랠 수 있었다.

이준혁의 까만 눈동자는 만사에 관심이 없어 보였지만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다 꿰뚫고 있었다. 하얗게 질린 윤혜인의 얼굴도 당연히 보았다.

“잘생긴 오빠, 약속 어기면 안 돼요. 아니면 친구들 앞에서 가오 떨어지니까.”

여자가 입을 삐쭉거리며 재촉했다.

이준혁이 기다란 손가락으로 금장 명함을 하나 꺼냈다. 여자가 손을 내밀어 받으려는데 이준혁이 손을 뒤로 젖혔다.

“아이, 오빠... 줘요...”

여자가 꿀이 뚝뚝 떨어지는 말투로 애교를 부렸다. 남자를 많이 만나본지라 겉보기에 점잖을수록 속은 더 변태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 남자를 어떻게 유혹해야 하는지도 빠삭했다.

눈앞에 앉은 남자는 딱 봐도 신분이 남달라 보였다. 여자는 어떻게든 제일 자신감 있고 매혹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남자를 손에 넣으려 했다.

여자는 입술을 살짝 깨문 채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줘요... 네? 이리 줘요...”

속이 빤히 말투가 사람을 매우 불쾌하게 했다. 당장이라도 옷을 홀딱 벗을 것처럼 말이다.

윤혜인이 미간을 찌푸렸다.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앞으로 성큼 다가가 이준혁 옆에 앉았다. 이렇게 바짝 다가와 앉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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