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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7화

한약 주머니를 떠올리자 문득 아까 누군가의 품에 안겼을 때 은은하게 풍겼던 약 냄새가 떠올랐다.

그녀를 안은 게 이준혁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건 진희은 때문만은 아니었다. 체격은 비슷했지만 품이 매우 차가웠기 때문이다.

이준혁은 겨울이든 여름이든 몸이 매우 난로처럼 뜨거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몸에서는 늘 우드 향이 났기에 알아채기 쉬었다.

모르는 사람에게 안겼다는 것만 생각하면 윤혜인은 다시 속이 메슥거리기 시작했다.

화장실에 나오는 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한 남자 볼멘소리를 늘어놓았다.

“너 아까 왜 그랬어. 하필 윤혜인을 안는 바람에 나까지 나락으로 갔잖아.”

그 남자의 목소리에 대답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반응이 그렇게 클 줄 알았나. 이혼까지 한 여자가 나처럼 어린 남자를 보면 환장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남은 건 뼈밖에 없어서 안고도 여자가 아닌 줄 알았어. 꼴값 떨기는.”

윤혜인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남자가 아까 변지호가 소개해 줬던 재벌 집 아들이라는 걸 알아챘다.

그중 한 명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네가 그 여자를 안은 거라면 뒤에서 나를 안은 사람은 누구지?”

“쯧. 너를 안은 사람이 있었어?”

“그래. 젠장. 동그란 목걸이를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안으니까 엄청 거슬리더라고. 여자 같지는 않았어. 어떤 남자가 나를 안은 건지 모르겠네.”

“동그란 목걸이?”

안경 낀 남자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뒤에서 다른 한 명을 꼭 끌어안았다.

남자가 당황해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미쳤어? 역겹게 뭐 하는 거야? 안긴 왜 안아? 나 여자 좋아해.”

안경을 낀 남자가 덤덤하게 물었다.

“아직도 거슬려?”

남자가 동작을 멈추더니 그 포옹에 집중했다.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안경 낀 남자가 셔츠에서 해골 모양의 목걸이를 꺼내며 말했다.

“설마 이거 말하는 거 아니지?”

다른 한 명이 경악을 금치 못하며 입을 크게 벌렸다.

“아까 나를 안은 게 너야?”

안경 낀 남자가 그를 놓아주더니 꿀밤을 세게 내리쳤다.

“아까 얘기하지. 아저씨한테 욕 얻어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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