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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8화

진희은은 방금 이준혁 때문에 친구와 싸웠다. 친구는 이준혁이 명함을 주는 걸 봤다고 했지만 진희은은 받은 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진희은의 말을 믿지 않은 친구가 귀싸대기를 두 방 날리며 명함을 내놓으라고 했다. 하지만 진희은이 그걸 줄 리가 없었다.

신분 상승할 유일한 기회였다.

말로는 친구였지만 사실 진희은은 개처럼 부림을 받고 있었다.

친구는 집안이 부유했기에 진희은보다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KB 클럽을 데리고 들어올 수 있는 사람도 쉽게 찾았다.

진희은은 돈이 없었기에 친구의 시다바리를 들 수밖에 없었다. 잘생긴 남자를 만나면 진희은이 가서 연락처를 얻어내 친구에게 알려줬다. 거의 오작교나 다름없었다.

늙고 못생긴 남자여야 진희은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진희은은 이 남자만 잡으면 그런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지금 KB 클럽 회원 카드도 생겼으니 앞으로 이 카드로 재벌 행세를 하고 다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카드 하나도 못 구하는 친구는 이제 진희은에게 같은 급이 될 수 없었다.

하여 친구와 싸훈 후 바로 클럽 측에 친구를 고발했다. 카드도 없는데 아는 사람을 찾아서 들어온 거라고 말이다. 그렇게 클럽 측은 친구의 사진을 찍었고 보디가드에게 끌어내라고 했다.

친구는 영원히 KB 클럽과 산하의 기타 장소에 드나들지 못할 것이다.

진희은은 친구가 일그러진 표정으로 저주를 퍼붓던 모습이 떠올랐다. 십 년 묵은 체증이 한순간 내려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오빠 때문에 친구한테 이렇게 맞은 거예요...”

진희은은 얼굴을 감싸 쥔 채 마치 피해자라도 되는 것처럼 이야기를 꾸며 남자에게 들려줬다. 앞에서 걷고 있는 남자는 이 말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걸음도 멈추지 않고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진희은은 남자의 떡 벌어진 어깨를 바라보며 가슴이 쿵쾅거렸다. 정말 너무 설렜다.

이렇게 잘생긴 남자와 대화를 나눠본 건 처음이었다. 그리고 오늘 밤 함께 보낸 기묘한 밤이 영영 잊히지 않을 것 같았다. 어떻게든 이 남자를 꽉 잡고 싶었다.

“오빠...”

진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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