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070화

관심하는 듯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윤혜인의 머리에 문제가 생겨 환각이 보인다는 말이었다.

이준혁은 그의 허리에 올려진 윤혜인의 손을 힘껏 뜯어냈다. 윤혜인이 아프지 않을지는 전혀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

“윤혜인. 감정에도 유통기한이 있어. 헤어질 때 알아듣게 잘 말했잖아. 그러면 그대로 물러나는 게 예의야. 내 말이 어려워?”

그가 내뱉은 말은 윤혜인에게 고문이나 다름없었다.

윤혜인의 손은 이준혁이 억지로 뜯어내는 바람에 너무 아팠다. 머릿속에서 두 가지 생각이 싸우고 있었다.

긍정적인 생각은 꿋꿋이 버티라고, 초심을 잃지 말고 이해하는 법을 배우라고 했다. 이준혁이 겪고 있는 고통이 윤혜인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클 수도 있다고 말이다.

부정적인 생각은 윤혜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 이제 더는 사랑하지 않으니 오해하지 말라고, 아니면 결국 꼴이 우스워질뿐더러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긍정적인 생각이 이겼다. 다시 한번 용기를 내볼 생각이었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던 사람이 쉽게 삶의 희망을 버리지 않은 것처럼 쉽게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윤혜인은 이준혁의 팔을 덥석 잡더니 꿋꿋하게 말했다.

“준혁 씨, 약속해요. 자기 자신에게, 그리고 신께 맹세해요.”

이준혁의 눈빛이 어딘가 언짢아 보였다. 그런 윤혜인을 유치하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윤혜인은 이 방법이 유치한 걸 알지만 이게 제일 효과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맹세해요. 정말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아니면...”

윤혜인이 이준혁의 차가운 얼굴을 바라보며 우렁차게 말했다.

“나 윤혜인은 온몸이 찢기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죽을 거라고요.”

저주는 악독하기 그지없었다. 스스로 이런 저주를 퍼붓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윤혜인은 이준혁을 잘 알았다. 이런 방법을 써야만 이준혁의 진심을 알아낼 수 있었다.

윤혜인은 이준혁의 표정을 놓치지 않기 위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이준혁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맹세하면 다시는 질척이지 않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