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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이준혁은 안색이 너무 어두웠다. 이마에 맺혀있는 땀을 보니 억지로 버티고 있었던 것 같았다.

주훈은 지켜보는 눈을 피해 차 문을 여는 척하며 힘껏 이준혁의 팔을 부축했다.

이준혁은 그제야 뻣뻣하게 굳은 다리를 뻗어 차에 올랐다.

하지만 차에 오르자마자 의자에 앉지도 못한 채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화들짝 놀란 주훈이 혹시나 뒤에서 지켜보는 사람에게 들킬까 봐 두려워 황급히 문을 닫았다.

운전석에 탄 주훈은 이준혁이 힘겹게 몸을 일으키려 하자 손을 보태려는데 이준혁이 호통쳤다.

“운전해.”

주훈이 멈칫하더니 이를 악물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풉.

뒷좌석에 앉은 이준혁이 억지로 일어나려다 피를 토하고 말았다.

“대표님.”

주훈이 자기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밟고 차를 세우려 했다.

“멈... 멈추지 마.”

이준혁이 주먹을 불끈 움켜쥐더니 힘겹게 말했다.

“운전해... 스카이로 가.”

이준혁은 다시 스카이 별장으로 들어갔다.

주훈은 이준혁의 허락 없이 차를 세울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이준혁이 너무 걱정되어 눈시울이 붉혀졌다.

“대표님, 일단 병원으로 가요. 제발 부탁이에요...”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이준혁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냉정하게 거절했다.

병원에 가도 방법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고작 진통제만 놓아주고 말 것이다.

이준혁 체내에 있는 독은 으뜸이라고 소문난 병원에서도 무슨 독인지 알아내지 못했다. 그러니 해독은 어림도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준혁은 휠체어를 타야 하는 지경이 될 것이다.

몸이 하루하루 무너져가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참으로 사람을 무기력하고 절망스럽게 했다.

이준혁은 이런 고통은 혼자 이겨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목숨처럼 아끼는 사람이 안전하게 여생을 보낼 수만 있다면 그걸로 만족했다.

스카이 별장.

주훈이 이준혁을 대문까지 데려다주자 이준혁이 이렇게 말했다.

“인제 그만 들어가 봐.”

주훈은 문틀을 잡고 간신히 서 있는 이준혁을 보며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정말 속이 바질바질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몸에 문제가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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