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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이준혁은 아무 말 없이 곽경천의 말을 듣고 있었고 곽경천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렇게 된 것도 나쁘진 않네요. 차라리 빨리 끝나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곽경천은 속으로 윤혜인과 같은 의문을 품고 있었다.

자신의 여동생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었던 남자가, 돌아오고 나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를 놓아버리겠다고 말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는 잠시 생각한 후 물었다.

“혹시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니죠?”

이준혁은 한동안 침묵하다가 천천히 대답했다.

“아닙니다.”

곽경천은 이준혁이 그런 식으로 답할 것이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기에 그리 놀랍지 않았다.

곧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혜인이를 너무 약하게 본 것 같습니다. 혜인이는 딱히 누군가가 보호해주는 것을 필요로 하는 아이가 아니에요. 지금 대표님이 선택한 방법은 혜인이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방식입니다. 축하합니다. 이제 혜인이를 완전히 잃어버리셨네요. 영원히 혜인이는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곽경천은 이 말을 끝으로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문을 열고 나갔다.

문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닫혔다.

이준혁은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곧이어 거대한 와르르 소리가 나더니 문이 또다시 벌컥 열렸다.

급히 안으로 들어온 주훈의 눈에는 난장판이 된 사방이 보였다.

전시대에 놓여 있던 모든 상장과 트로피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주훈은 방금 들린 소리에 놀라 허겁지겁 달려왔지만 이준혁에게 다가가며 상처가 없는지 살펴보았다. 하지만 외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대표님, 괜찮으십니까?”

주훈은 혹시 옷 안에 숨겨진 상처라도 있는 건 아닌지 의심했다.

하지만 이내 이준혁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공지를 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몰라 주훈은 잠시 멍하니 있었다.

“...공지요?”

“응. 9월 20일로 확정 지어.”

“그건...”

주훈은 말문이 막혔으나 이준혁의 냉랭한 눈빛에 얼른 말을 바꿨다.

“알겠습니다.”

“국내외 언론사들도 더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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