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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5화

원지민은 고개를 높이 쳐들고 눈에는 자신만만한 표정이 가득했다.

이 거래에서 승자는 자신이라고 확신하는 것이었다.

이준혁이 돌아온 후, 그가 독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녀뿐이었다.

그래서 원지민은 곧바로 그에게 접근해 조건을 제시했다.

이준혁은 당연히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생명이 걸린 문제였으니 말이다.

그 주사에는 해독제가 없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완전히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원진우가 그 연구자를 찾아내어 해독제가 무엇인지 알아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준혁은 거기에 하나의 조건을 더했다.

바로 윤혜인을 찰스 가문의 추적 명단에서 제거하라는 것이었다.

이준혁은 원지민이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 찰스 가문의 이름을 바로 언급했다.

원진우가 찰스 가문의 수장과 매우 친밀한 관계임을 알아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에게는 어렵지 않은 조건이었다.

애초에 찰스 가문의 추적 명단에 윤혜인의 이름을 올린 것도 자신이 계략을 써서 이루어낸 일이었으니 말이다.

이준혁에게 사랑을 얻을 수 없다면 이제는 사랑 따위 필요 없었다.

그 대신 도덕적인 굴레로 그를 묶어버리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원지민은 언젠가 자신도 그의 마음을 얻을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원지민, 네가 한 가지 착각하고 있는 게 있어.”

이준혁은 원지민을 바라보며 마치 피에 굶주린 악마처럼 차가운 눈빛을 보였다.

“거래라는 것은 거래의 기준을 벗어나면 그 이상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야. 네 주권을 지키겠다고?”

이준혁은 손가락 관절을 꺾으며 경쾌한 소리를 냈다. 그런 후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원지민의 심장은 쿵 하고 세차게 울렸다.

곧 이준혁은 원지민의 턱을 강하게 움켜쥐더니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말하는 주권이 뭐지? 너한테 무슨 주권이 있다는 거야?”

이준혁이 주는 압도적인 분위기 앞에서 조금 전까지 자신감 넘쳤던 원지민의 모습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녀는 몸을 떨며 간신히 말을 뱉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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