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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구지윤은 상황을 정리하며 술에 취한 남자의 친구가 계속해서 사과하는 걸 들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정말 실수했어요. 형님과 여자친구분께 이렇게 사과드립니다. 부디 넓은 아량으로 제 친구 좀 봐주세요.”

‘여자친구'라는 말을 듣고 곽경천은 의외로 표정을 풀었다. 이내 차가운 얼굴에서 조금은 온화한 빛이 감돌았다.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친구가 술에 취했으면 그냥 집에 데려가서 쉬게 하세요. 나중에 후회할 일 만들지 말고.”

이 말에 상대방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하고 친구를 급히 끌고 갔다.

곽경천은 고개를 돌려 자신의 코트 끝자락을 붙잡고 있는 구지윤의 손을 보았다. 복잡한 감정이 담긴 눈빛이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은듯했다.

구지윤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바로 손을 놓고 머뭇거리며 말했다.

“여기까지 와서 뭐 하시는 거예요?”

“너 집에 데려다주려고.”

곽경천은 간결하게 말하며 구지윤의 손에서 차 키를 가져가더니 자연스럽게 차 앞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그러나 구지윤이 거절할 틈도 없이 곽경천이 이미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기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조수석에 앉았다.

구지윤은 차에 타면서 물었다.

“그럼 도련님 차는요?”

“운전기사가 가져갔어.”

구지윤은 마음속으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말했다.

“정말로 데려다주지 않아도 돼요. 저 아직 회사에 가야 할 일이 있어요.”

“늦었잖아. 할 일 있으면 내일 해.”

구지윤은 곽경천과 함께 차를 타고 가는 게 불편했는지라 서둘러 변명을 생각해냈다.

“안 돼요. 아직 마무리 못 한 서류가 있어요...”

그때 곽경천이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더니 윤혜인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뭐 하는 거예요!”

놀란 구지윤은 다급하게 몸을 기울여 그의 핸드폰을 끄려 했다.

그러자 곽경천은 전화를 끊는 대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혜인이한테 물어보려고. 정말로 네가 없으면 회사가 안 돌아가기라도 하는지.”

“절대 물어보지 마요!”

목청을 높이며 구지윤은 절박하게 말했다.

예전에 구지윤은 곽경천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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