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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원진우는 부하에게 윤혜인의 영상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그렇게 무심히 한 번 본 뒤 그의 눈이 갑자기 커졌다.

영상 속 생동감 넘치는 소녀는 사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그 젊고 아름다운 얼굴은 윤아름과 비교해도 청출어람이라 할 만했다.

아름다움 외에도 윤혜인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움직일 때 느껴지는 익숙한 감정은 마치 전생의 인연처럼 원진우의 영혼을 관통했다.

그의 차가운 마음이 한순간에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윤아름과 다른 남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란 사실을 생각하자 그는 이 존재를 지워버리고 싶었다.

그때, 뒤에서 들리는 윤아름의 발소리가 그를 깨웠다.

원진우가 영상을 채 끄지도 못했는데 윤아름이 물었다.

“진우 씨, 이 아이는 누구야?”

윤아름이 이렇게 묻자 원진우는 급하게 영상을 끄기는커녕 되레 윤아름 앞에 보여주며 말했다.

“내 친구 딸이야.”

그러자 윤아름은 놀란 듯 손으로 입을 가리며 말했다.

“진우 씨 친구 딸이 벌써 이렇게 컸어?”

아쉬움과 감탄을 담은듯한 그녀의 눈빛은 영상 속 소녀에게 머물러 있었다.

“정말 예쁘네. 저 눈동자는 마치 달을 담은 것 같아. 정말 아름다워.”

원진우는 윤아름의 표정을 주의 깊게 살폈지만 특별한 반응을 읽을 수 없었다.

윤아름이 한 말은 그저 미에 대한 칭찬일 뿐이었다.

그러자 원진우는 핸드폰을 옆으로 던지며 무심하게 웃었다.

“이 눈이 마음에 들어?”

“응. 정말 예뻐.”

순간, 원진우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무릎 위로 끌어올렸다.

“그렇게 마음에 들면 이 눈을 파서 장난감으로 줄까?”

“뭐... 뭐라고?”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윤아름은 눈을 크게 뜨며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원진우는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오히려 더 괴롭히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소름이 돋은 윤아름의 팔을 보고 원진우는 그녀가 진심으로 겁먹었다는 것을 눈치챘다.

하여 더 이상 놀리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놀랐나 보네. 그냥 농담한 거야.”

그러더니 윤아름의 턱을 손가락으로 살짝 들어 올려 가볍게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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