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98화

하지만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기 전에 이미 긴장한 나머지 입에서 나온 건 단 한 마디였다.

“무서워요.”

간단한 말이었지만 흥미롭다는 듯 원진우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그는 타인이 자신을 두려워해야 배신하지 않고 자신 몰래 행동하지 못한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원진우는 얇은 입술을 살짝 말아 올리며 말했다.

“내가 무슨 머리 세 개에 팔이 여섯 개는 달린 괴물이라도 돼? 그렇게 무서워할 필요는 없을 텐데.”

진우희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긴장한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그는 무심하게 물었다.

“방금 방 안에서 무슨 얘기를 했나?”

진우희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고?”

그러자 원진우의 입가에 서늘한 미소가 번졌다.

“그럼 둘이서 방 안에 한 시간이나 있는 동안 아무 말도 안 했다는 건가?”

그 미소는 차라리 없는 게 나을 뻔했다.

진우희는 그 미소에 겁을 먹고 두 다리가 풀려 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가주님.”

원진우는 느긋하게 다리를 내리고 그녀를 주시하며 말했다.

“그래, 뭐가 그렇게 죄송한데?”

“저... 제가.”

진우희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사모님께서 부탁하신 약을 사기로 한 게 제 잘못입니다.”

“어떤 약을 사기로 했는데?”

진우희는 녹는 종이를 내밀었고 그 위에는 윤아름의 필체가 선명히 남아 있었다.

진우희는 머리를 바닥에 찧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가주님. 제가 사모님의 돈 5만 유로에 눈이 멀어 그만 약을 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원진우는 그 종이를 다 읽고도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았다.

“5만 유로라니 통이 크긴 하군.”

“죄송합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사 줘.”

남자는 냉담하게 말을 끊었다.

“...네?”

원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녹는 종이를 다시 진우희 앞에 던졌다.

“사주라고.”

진우희는 그 말이 사실이라는 걸 확인하고도 여전히 주저하며 종이를 줍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겁에 질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손현경
결말 결말 결말 결말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