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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원지민은 살짝 입을 벌렸지만 반박할 수 없었다.

이 말은 그녀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었다.

그녀와 한구운의 공통점이 이 순간 완벽하게 드러났다.

이런 사람 앞에서는 굳이 꾸밀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하여 원지민은 이제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쪽 말은 혼자만의 주장일 뿐이잖아요. 진짜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겠어요? 날 속이는 걸지도 모르죠.”

두 사람은 같은 부류의 인간이었다. 서로가 하는 말은 믿을 수 없고 언제든 말을 바꿀 수 있었다.

그때, 한구운은 준비한 것이 있었는지 주머니에서 증명서를 꺼내 들었다.

“똑똑히 봐요.”

그 증명서를 보던 원지민은 점점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어떻게...’

그러나 모든 것이 아무런 흔적도 없이 일어난 건 아니었다. 이천수가 그런 태도를 보인 것도 이해가 됐다. 이 증명서가 있으니 모든 일들이 말이 맞아떨어졌다.

“그러니까 나보고 뭘 하라는 거죠?”

원지민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톤을 바꾸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뭐죠?”

그러자 한구운은 무심한 듯 대답했다.

“결혼식에서 나랑 협조만 하면 됩니다.”

그 후, 그는 두 장의 보고서를 겹쳐놓았다. 곧 방풍 라이터의 파란 불꽃으로 순식간에 종이를 태워 쓰레기통 안에서 완전히 꺼버렸다.

남자가 나간 후에야 원지민은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등에는 얇은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집착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만약 준혁이가 더 이상 이준혁이 아니라면 난 여전히 준혁이를 사랑할 수 있을까?’

원지민은 과연 자신이 이준혁이라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선 그룹이라는 큰 배경에 의해 얻어진 그의 지위와 권력을 사랑하는 것인지 헷갈렸다.

쓰레기통 안에서 타다 남은 재를 바라보며 원지민은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그녀는 한구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한구운 씨를 도울게요. 하지만 이선 그룹의 20% 지분을 요구합니다.]

분명 20%의 지분은 단순히 이선 그룹 사모님이 되는 것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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