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80화

하지만 손가락이 떨려 세 번이나 시도했음에도 노트북을 끌 수 없었다.

결국 탁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는 노트북을 닫아버렸다.

회사 사람들은 이미 다 퇴근한 상태였다. 그때 구지윤이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혜인아, 집에 가? 내가 데려다줄게.”

말을 하는 사이 구지윤의 핸드폰이 울렸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고 꺼버렸다. 뭔가 급한 일이 있는 듯했다.

그 모습에 윤혜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할 일 봐. 나는 아래에 운전 기사님이 기다리고 있어.”

집에 돌아온 후, 윤혜인은 욕조에 몸을 담갔지만 따뜻한 물이 식어버린 그녀의 마음을 전혀 데워주지 못했다.

그 후 며칠 동안 윤혜인은 아무리 신경 쓰지 않으려 해도 이준혁과 원지민의 열애 기사를 계속 보게 되었다.

[이선 그룹 대표, 약혼녀와 함께 가구 쇼핑...]

[이선 그룹 대표, 약혼녀와 함께 야식 먹으며 데이트...]

[이선 그룹 대표, 약혼녀와 함께 미용실 방문...]

언론은 이준혁을 신세대 모범 남성으로 만들어냈고 많은 젊은 여성들이 이를 부러워하며 뉴스 아래에 자기 남자친구를 태그했다.

[아무리 바빠도 약혼녀랑 쇼핑 가주는데... 넌 뭐야?]

[분 단위로 수십억을 벌어도 약혼녀랑 야식 먹을 시간이 있으시다는데... 넌 왜 안 돼?]

처음에는 이 모든 것이 불편하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무뎌졌다.

결국 윤혜인도 언론이 말하는 대로 이준혁이 원지민을 아주 많이 사랑하고 있다고 믿게 되었다.

어찌 됐든 그가 지금 원지민과 함께 하는 일들은 믿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일이었으니 말이다.

이제 이준혁에 대한 윤혜인의 인식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그녀가 알던 사람은 목숨을 걸고 바다로 차를 몰아넣었던 이준혁인지 아니면 지금 사랑을 위해 변한 이준혁인지, 무엇이 진짜인지 더 이상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

그날 퇴근 후, 구지윤이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혜인아, 우리 같이 가서 샤브샤브 먹을래?”

구지윤은 윤혜인이 요즘 내내 우울한 모습을 보였기에 기분 전환을 위해 샤브샤브를 먹자고 제안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