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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뭔데?”

윤혜인이 멈칫하더니 아랫배에 손을 올려놓으며 느긋하게 말했다.

“이 아이 낳을 생각이야. 다섯 달 후에 외국으로 나가서 순산할 수 있게 몸조리할 거야.”

윤혜인은 생각을 마친 상태였다. 작업실 업무를 바짝 끝내고 뒤에는 이쪽 책임자에게 다 넘겨줄 계획이었다.

윤혜은은 원래도 배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날씨가 추워진 덕분에 옷도 여름보다 많이 두꺼워졌다.

5개월을 넘겨도 옷으로 살짝 가려주면 임신한 티가 전혀 나지 않았다.

외국 가서 몸조리하겠다고 한 건 아이를 낳기도 전에 이씨 가문과 엮이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윤혜인의 능력과 집안으로 아이에게 좋은 생활 환경을 마련해줄 자신이 있었다.

그러니 이런 쪽으로는 전혀 문제 될 게 없었다.

아이를 남기고 싶은 이유를 묻는다면 첫째는 곽아름을 위해서였고 둘째는 어머니를 아직 찾지 못했기에 생명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더 중요한 건 윤혜인도 이 아이를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곽경천이 동의했다.

“네가 낳고 싶으면 낳는 거지. 우리 가문에서 아이 하나쯤이야 얼마든지 기를 수 있어.”

곽경천은 동생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섰다. 윤혜인이 내린 결정은 두손 두발 다 들고 찬성했다.

게다가 곽경천도 윤혜인이 중절 수술하는 건 별로였다. 중절 수술하면 몸이 상할뿐더러 음기에 영향 줄 수도 있었다. 그럴 바엔 아이를 낳아 북적거리면서 지내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곽경천이 윤혜인의 손을 톡톡 두드리며 위로했다.

“네가 너무 수고할까 봐 걱정이야.”

윤혜인이 잠깐 고민하더니 이렇게 당부했다.

“아빠가 몸이 좋지 않으니 이 일은 일단 비밀로 할 생각이야. 두 달 뒤에 내가 건너가면 직접 얼굴 보고 얘기할게.”

곽경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 말대로 하자.”

곽경천은 윤혜인이 정신을 차리고 차분해지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며칠 쉬고 다시 작업실 나가. 구지윤에게 잘 지키라고 할게.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나는 이만 간다.”

윤혜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불러세웠다.

“오빠.”

곽경천이 걸음을 멈추더니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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