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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그러다 이준혁도 한 줌의 재가 될 수 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준혁을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넓은 침대로 향했다. 아무것도 덮지 않은 채 쪼그리고 누웠다.

눈을 감으면 머릿속에 반복적으로 그 말만 재생되었다.

‘혜인은 이미 포기했어.’

그 말이 재생될 때마다 이준혁은 심장이 더 크게 찢어지는 것 같아 너무 아팠다.

“이준혁 씨.”

거리감이 느껴지는 호칭에 이준혁은 마음에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았다.

...

서호 별장.

곽경천은 정장을 들고 문 앞에 서 있었다. 어딘가 나가려는 것 같았다.

늦은 시간인데 윤혜인이 아직 돌아오지 않아 걱정되어 마중 나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문을 나서자마자 돌아오는 윤혜인과 마주쳤다.

“왔어?”

곽경천은 윤혜인을 힐끔 쳐다봤다. 차에서 내릴 때 정리하긴 했지만 그래도 곽경천은 단번에 윤혜인의 옷이 찢어진 걸 발견했다. 그리고 턱에 약간의 멍이 들어있었다. 손자국 같았다.

순간 곽경천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누가 이런 거야?”

곽경천이 앞으로 다가가 윤혜인의 손을 잡았지만 무서울 정도로 차가웠다.

얼른 손에 들었던 정장을 윤혜인에게 걸쳐주고 소파로 데려가 앉혔다.

지금 윤혜인에게 제일 필요한 게 뭔지 곽경천도 잘 알고 있었다.

윤혜인이 다치지 않았다는 것만 확인하면 바로 추궁할 생각이었다.

감히 곽경천의 동생을 건드렸으니 무슨 수를 쓰든 죽여버릴 생각이었다.

곽경천은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윤혜인에게 물었다.

“어디 아픈 데는 없어?”

윤혜인의 눈동자는 초점이 없었고 생기를 완전히 잃었다.

“오빠. 나를 위해 목숨도 기꺼이 바치던 사람이 왜 갑자기 나를 버리는 걸까...”

곽경천이 마른침을 삼키더니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이준혁이 멍청해서 그래...”

윤혜인은 가슴이 정말 너무 아팠다.

그냥 내려놓았을 뿐이지 잊은 건 아니었다. 교양과 자존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더는 이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내려놓은 것뿐이었다.

“오빠...”

윤혜인은 머리를 곽경천의 어깨에 기대더니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전에 나만 바라보고 나만 잘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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