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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화

이준혁은 성큼성큼 주차장으로 향했다. 몸이 아파지기 시작했다.

오늘 여기 너무 오래 앉아 있은 탓에 약욕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차에서 기다리던 주훈은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모르는 번호였다.

[주훈 오빠. 진희은이에요. 오늘 너무 즐거웠어요. 이 번호가 내 번호에요. 오늘 정말 너무 고마웠어요. 기회 되면 내가 밥 살게요.]

주훈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바로 그 번호를 차단했다. 곁눈질로 이준혁이 오는 걸 보고 얼른 차에서 내려 문을 열어줬다.

손끝이 문고리에 닿는 순간 주훈이 들릴까 말까 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군가 미행하고 있습니다.

이준혁은 표정이 굳어지더니 아무 말 없이 차에 올라타려 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그를 불러세웠다.

“이준혁 씨.”

몸을 돌리자마자 누군가 품속에 폭 안겼다.

윤혜인이 머리를 이준혁의 품에 파묻은 채 셔츠의 옷감과 은은한 약 냄새, 그리고 차가운 몸을 느꼈다.

모든 게 다 들어맞았다. 아까 클럽에서 그녀를 안은 건 이준혁이었다.

윤혜인이 고개를 들어보니 이준혁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눈동자는 아무런 정서도 읽어낼 수 없었다.

알아내고 싶은 걸 알아낸 윤혜인은 심장이 쿵쾅거렸고 너무 흥분한 나머지 눈시울도 빨개졌다.

“준혁 씨.”

윤혜인이 가볍게 불렀다. 팔은 여전히 이준혁을 감싸안은 채 놓아주지 않았다.

“맞죠? 아까 클럽에서 나 안은 거 준혁 씨 맞잖아요.”

주훈은 자기가 투명 인간이라도 된 것 같았다. 그는 조용히 보이지 않는 구석으로 뒷걸음질 쳤다.

이준혁의 얼굴은 여전히 차가웠고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하지만 윤혜인은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이준혁의 가시 돋친 말을 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 눈물이 눈 앞을 가려 이준혁의 차가운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몸에서 전해지는 느낌만은 확실했다.

여러 가지 단서가 모이자 윤혜인은 이준혁이 자기를 버렸다는 걸 더는 믿을 수 없었다.

윤혜인은 이준혁의 셔츠를 꼭 잡고 울먹였다.

“아름이가 그러더라고요. 그날 아름이를 민 건 혹시나 테이블 모서리에 부딪힐까 봐 그랬다고. 오해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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