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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6화

내일 윤혜인에게 직접 사과할 생각이었다. 아저씨가 돼서 안목이 이 정도로 후지니 윤혜인을 볼 면목이 없었다.

안경 낀 남자는 변지호가 불같이 화를 내자 반박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만.”

변지호가 그를 불러세웠다.

안경 낀 남자는 변지호가 마음이 약해진 줄 알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말했다.

“아저씨...”

“혜인이가 준 명함 내려놓고 가.”

변지호가 말했다.

“...”

안경 낀 남자는 내키지 않았지만 명함을 내려놓는 수밖에 없었다.

변지호가 다른 한 명에게도 이렇게 말했다.

“너도 내려놔. 제대로 된 남자가 없어.”

“아저씨. 저는... 저는 잘못한 거 없어요.”

다른 한 명이 억울하다는 듯 아우성쳤다.

변지호가 코웃음 쳤다.

“너희 둘, 평소에 붙어 다니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끼리끼리 어울린다고 너도 똑같아.”

“...”

남자는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변지호에겐 연륜에서 묻어난 노련함이 있었다. 두 사람은 겉모습은 멀쩡했지만 집에 돈이 많다는 걸 빌미로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다 하고 다녔다.

다른 한 명도 명함을 내려놓고 안경 낀 남자와 함께 얼른 클럽을 빠져나갔다.

옆에 앉아 있던 이준혁도 자리에서 일어나 변지호에게 인사했다.

“그러면 저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변지호는 이준혁과 이준혁 뒤에 선 발랑 까진 여자를 보며 아까보다는 다소 썰렁한 말투로 말했다.

“그래. 가봐.”

아까 이준혁이 변지호의 뜻을 거슬러서 그런지 변지호의 태도는 아까보다 많이 냉랭해졌다.

변지호는 자기 사람을 매우 챙기는 편이었다. 전에 윤혜인의 아버지와는 생사를 같이 한 좋은 형제였다. 하여 윤혜인은 변지호에게 딸과도 다름없는 존재였다.

전에 예술 전시회에서 이준혁을 만나고 서로 생각이 잘 맞다고 생각했지만 윤혜인을 냉대하는 걸 보고 변지호도 바로 태도를 바꿨다.

이준혁은 변지호의 뜻을 알아채지 못한 건지 아니면 누군가를 기다리는 건지 자리에 앉은 채 가지 않았다.

변지호는 전에 이준혁을 좋게 봤다. 돌싱이라는 건 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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