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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4화

진희은이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진씨에 이름은 희은이요.”

“진희은.”

이준혁이 입꼬리를 당기더니 말했다.

“이름 괜찮네.”

이준혁이 손을 들어 웨이터를 부르더니 블랙 카드를 보여주며 진희은을 가리켰다.

“이 아가씨에게 회원 카드 한 장 만들어줘요.”

진희은은 너무 놀라 입이 떡 벌어졌다.

KB 클럽의 회원 카드를 한 장 만들려면 자산이 몇천억을 넘어야 했다. KB 산하에는 커피숍과 고급 레스토랑, 그리고 클럽이 있었는데 회원 카드 한 장으로 프리패스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반드시 회원 카드가 있어야 예약할 수 있었다. 이 KB 회원 카드는 돈의 상징일뿐더러 체면을 세울 수 있는 도구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꿈에도 그리는 카드였고 여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번 생에 그 카드를 손에 넣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진희은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높은 목소리로 두서없이 말했다.

“오빠, 너무 고마워요. 진짜 너무 고마워요...”

이준혁이 가볍게 웃더니 말했다.

“이제 가봐요.”

진희은이 기쁜 마음으로 웨이터를 따라 카드를 만들러 갔다. 가기 전 이준혁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윤혜인을 노려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눈빛에 윤혜인은 따귀를 맞은 것처럼 얼굴이 얼얼했다.

윤혜인은 여자가 카드가 없다는 걸 알고 그걸로 사과를 받아냈다. 그런데 이준혁이 바로 여자에게 카드를 만들어준 것이다.

이건 윤혜인의 체면을 구겼을뿐더러 가슴을 칼로 도려내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윤혜인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마치 파리라도 삼킨 것처럼 속이 불편했다.

“준혁 씨, 설마 내 말 못 믿어서 그래요?”

윤혜인이 얼굴을 굳히며 물었다.

이준혁은 여전히 윤혜인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저 느긋하게 이렇게 말했다.

“윤혜인. 오버하지 마.”

윤혜인은 이런 상황이 너무 황당했다. 그런 이준혁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그녀가 그를 포기할 수 있다면 더 큰 상처도 서슴없이 줄 것 같았다.

더는 앉아 있기 힘들었던 윤혜인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변지호가 친구를 데리고 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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