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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2화

하지만 이준혁은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 윤혜인과 아름이의 안전을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믿도록 만들어야 했다.

이준혁이 윤혜인을 버렸다고 말이다.

그러나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행동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평생 곁에 두고 싶었던 사람을 직접 밀어내야 한다는 고통은 그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

이준혁은 손을 꽉 쥐었다가 다시 풀며 냉정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한구운은 갔어?”

“갔습니다. 아까 모퉁이에서 전부 지켜보더라고요. 사모님을 따라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러자 이준혁은 갑자기 주훈의 말을 가로채며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

“그 호칭, 앞으로는 절대 쓰지 마.”

습관이 되어 윤혜인을 종종 사모님이라 부르던 주훈은 즉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혜인 씨라고 부르겠습니다.”

그제야 이준혁은 서서히 눈을 감았다.

‘이 시점에서 한구운도 감히 무슨 짓을 하지는 못할 거야. 게다가 여은이 있는 한, 쉽게 이득을 볼 수 없을 거고.’

주훈은 계속해서 보고했다.

“이 매니저님께서는 간호사를 매수해 병실 상황을 알아보려 했습니다. 다행히 우리가 미리 준비해둔 대로 잘 대처했고요.”

병상에 누워 있는 여자는 문현미와 닮은 점이 7할이나 되었다.

하지만 진짜 문현미는 아직 깨어나지 못했고 이미 해외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었다.

문현미가 깨어났다고 발표한 것은 이천수가 겁먹도록 하기 위한 계획이었다.

주훈은 덧붙였다.

“그리고 주진희 씨가 살해당한 것이 확인되었는데 시신은 800㎞ 떨어진 저수지에서 발견됐습니다.”

그러자 더 날카로워진 표정으로 이준혁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지금은 건드리지 말고 소문을 막은 상태에서 주 집사님의 장례를 잘 치러 줘.”

“알겠습니다, 대표님.”

이준혁은 마비된 다리를 움직여 억지로 다시 일어섰다. 그러나 머릿속이 어지러워 하마터면 균형을 잃을 뻔했다.

주훈은 그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대표님, 조금 더 쉬시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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