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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6화

Author: 이한나
‘내가 준혁 씨를 오해한 거였어...’

윤혜인의 마음속은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아름이가 다쳤다고 생각해서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 이 모든 것이 오해였다니!

아름이는 윤혜인의 복잡한 표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엄마가 화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은 손을 뻗어 윤혜인의 손가락을 살짝 잡아당기며 작게나마 말했다.

“엄마, 저한테 화내지 마세요, 네?”

윤혜인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아름이의 손을 다시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엄마는 화난 게 아니야. 엄마가 삼촌을 오해한 거였어.”

“그럼 엄마가 삼촌한테 사과하는 거 아니예요?”

아름이는 순진한 얼굴로 말했다.

아이는 어릴 때부터 잘못한 사람이 사과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아왔다.

윤혜인은 복잡한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엄마가 기회를 봐서 사과할게.”

“사과하고 나서도 아름이는 엄마랑 같이 삼촌을 미워할 거예요.”

아름이는 작은 주먹을 꼭 쥐며 결연하게 말했다.

“왜냐하면 삼촌이 엄마의 국을 버리게 했잖아요.”

윤혜인은 아름이의 순진한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하루 종일 얼어붙었던 마음에 따뜻한 기운이 스며들었다.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많은 순간 아름이는 작은 어른처럼 느껴졌다.

윤혜인은 다른 중요한 이야기도 아름이에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름아, 엄마가 할 얘기가 있어.”

“뭔데요, 엄마?”

“사실은...”

조금 불안한 듯 윤혜인은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엄마 뱃속에 작은 아기가 있어.”

아름이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물었다.

“뱃속에요?”

아직 어린아이에게는 이 말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이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윤혜인의 잠옷을 들어 올리며 여기저기 살펴보았다.

“엄마, 아기는 어디 숨었어요? 아름이는 왜 못 봐요?”

윤혜인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아름아, 아기는 아직 아주 작은 배아 상태라서 배 속에 있는데 네가 볼 수는 없을 거야.”

아름이는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주 작아요? 저 어렸을 때처럼 작아요?”

“응.”

윤혜인은 동화 같은 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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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겠어요, 언니. 꼭 그렇게 할게요.”강민혜가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둘은 어느새 안상철의 집 근처까지 도착했다.이곳은 20년 넘게 재개발되지 않은 오래된 동네였다. 현재는 철거를 앞두고 있었는데 만약 철거가 시작되고 나서 이곳에 왔다면 안상철의 집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안상철의 집은 매우 낡은 삼층짜리 오래된 건물 안에 있었다.소원은 3층으로 올라가 문을 두드렸다. 오랜 세월이 지난 만큼 과연 안상철이 여전히 여기 살고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게다가 안상철이 정말로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이라면 이미 오래전에 도망쳤을 가능성도 있었다.잠시 후 문이 열리며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 나타났다.노인은 물었다.“누구를 찾으시는 겁니까?”소원은 노인을 알아보지 못했고 집 안을 둘러봤지만 다른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어르신, 혹시 여기가 안상철 아저씨 댁인가요?”노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상철? 그런 사람 모르오.”소원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물었다.“어르신, 이 집에 새로 이사 오셨나요?”그러나 노인은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다.“우리 집에는 나랑 아내밖에 없소.”소원은 다시 물었다.“그럼 이전에 살던 분이 어디로 이사 갔는지 아세요?”노인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소원을 바라보았다.“뭐라고? 잘 안 들리는데...”곧 소원은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어르신, 이전에 살던 분이 어디로 이사 갔는지 아세요?”그러자 노인은 갑자기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돈 달라는 거요? 돈 없으니 다른 데 가서 찾으시오.”그러고는 문을 쾅 닫아버렸다.소원은 한숨을 쉬었다.“...”안상철은 이미 이사 간 것이 분명했다. 이번에도 단서가 끊긴 것이다.강민혜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제가 나중에 동료들에게 부탁해서 안상철 가족의 출입국 기록을 한번 확인해볼게요.”하지만 강민혜는 팀장이 아니라 일반 경찰관이었기에 이런 일은 정식 절차를 거쳐야 했다.이번에는 주소를 얻은 후 바로 오긴 했지만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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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을 수 있을 거예요.”소원은 자신 있게 대답했다.그건 예전에 안상철의 딸 덕분이었다.한 번은 그 아이가 병을 앓던 날, 폭우까지 내리던 날씨 속에서 안상철이 딸을 데리고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실패했다.마침 그때 소지용이 안상철에게 업무와 관련된 전화를 걸었고 통화 중 안상철의 상태가 이상함을 눈치챈 소진용은 사정을 듣고 바로 차를 몰아 그 아이를 병원까지 데려다줬다.소원 역시 그때 차에 동승했으며 병원으로 가는 동안 아이를 돌봐줬던 기억이 있었다.“그럼 다행이네요.”강민혜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평소 그녀는 당찬 성격으로 팀에서는 ‘남자보다 더 남자 같은 사람’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하지만 소원 앞에서는 왠지 모르게 수줍음을 타는 모습이었다.소원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민혜 씨, 괜찮으면 저를 언니라고 불러요. 소원 씨라고 부르는 건 너무 딱딱하게 들리잖아요.”강민혜는 머리를 긁적이며 머쓱해 했다.“그럼 제가 소원 언니라고 불러도 될까요?”강민혜는 소원과 자신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소원은 명문가의 장녀였고 자신은 후원이 필요했던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다.생활 방식부터 교육까지 모든 것이 하늘과 땅 차이였다.하지만 다른 부유한 사람들에게는 거리낌 없이 공적인 태도로 대할 수 있었던 그녀도 소원만큼은 다르게 느꼈다.직접 만나본 소원은 소진용처럼 정직하고 선하며 강한 사람이었다.소원 가족은 강민혜에게 은인이었고 그녀에게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소원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물론이죠. 민혜 씨 같은 동생 있었으면 참 좋았겠어요.”만약 동생이 있었다면 부모님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렇게나 버거운 시간을 겪지 않았을 것이고 심리적으로도 더 안정적이었을 것이다.소원은 강민혜를 보며 어릴 적 부모님이 동생을 낳으셨지만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세상을 떠난 아기가 떠올랐다.그 사건으로 온 가족이 한동안 큰 슬픔에 잠겼었다.비록 아무도 그 아기를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모두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잊지 못하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73화

    “알겠어요, 여보.”윤혜인은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아, 그리고 다음 주에 센디오로 출장 가야 해.”윤혜인은 복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비록 이씨 집안은 재력이 풍부했지만 윤혜인은 계속 일을 하고 싶었다.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면 산후 우울증에 걸리기 쉬웠기 때문이다.일은 그녀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하나의 방법이었다.다행히 이준혁은 그녀의 복직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었다.다른 남편들처럼 집이 넉넉하니 아내가 일을 그만두고 아이를 돌보며 남편을 보살피라는 식의 생각을 하지 않았다.오히려 윤혜인의 복직을 먼저 제안한 사람도 이준혁이었다.그는 그녀의 감정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채고 말했다.“원하면 언제든지 다시 일하러 나가도 돼.”윤혜인은 그의 말에 마음이 따뜻해졌다.“다음 주?”이준혁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일정 조정해서 데려다줄게.”“괜찮아요. 당신 일도 중요한데요.”윤혜인은 남편이 자신의 일을 제쳐 두는 게 부담스러웠다.“걱정 마. 잘 조정할 테니까. 내 아내만큼 중요한 건 없어.”이 말에 윤혜인의 가슴은 달콤함으로 가득 찼다.“알겠어요. 내 일도 이틀 정도 비울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우리 이번 기회에 휴가처럼 보내요.”아이가 생긴 이후로 둘이 함께 여행을 간 건 너무 오래전 일이었다.게다가 집에는 문현미와 홍승희를 비롯한 여러 도우미들이 있어 아이들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었다.“좋아. 벌써 기대돼.”이준혁은 설렘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이어서 덧붙였다.“여보, 지난번에 내가 사준 그 잠옷 가져갈 수 있어?”“그거요?”윤혜인의 얼굴이 빨개졌다.그 잠옷은 일종의 코스튬 같은 옷이었다.그녀가 과거 이선 그룹에서 이준혁의 비서로 일했을 때 입던 정장을 변형한 스타일이었다.하지만 원래 정장보다 훨씬 노출이 심했고 필요한 부분이 다 드러나는 디자인이었다.“응. 난 당신이 그거 입은 모습이 너무 좋아.”그는 자신의 취향을 숨기지 않고 솔직히 말했다.그 잠옷을 입은 윤혜인을 보면 그는 스스로를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72화

    소원은 육경한이 회사에 가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그는 간단한 집안 차림새를 하고 있었고 서재에서 나온 것으로 보아 한참 동안 서재에서 일하고 있었던 듯했다.그는 천천히 계단을 내려와 소원에게 다가오더니 그녀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며 부드럽게 말했다.“머리도 제대로 못 빗고 뭘 이렇게 서둘러?”소원의 심장이 조여왔다.강민혜와 함께 조사하려는 일이 그와도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녀는 그가 눈치채지 않게 하려는 듯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혜인이가 같이 잠깐 나가자고 해서.”눈빛이 살짝 흔들리더니 육경한은 이내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래.”더 이상 캐묻지 않고 그는 도우미의 손에서 국을 받아 들고는 말했다.“기운 좀 보충해. 어젯밤에 힘 좀 썼잖아. 마시고 나가.”소원은 그를 노려보았지만 그가 의심할까 봐 얌전히 국을 받아들고 마셨다.“다 마셨어.”곧 도우미가 다가와 그릇을 치웠고 육경한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잠깐 기다려. 옷 갈아입고 데려다줄게.”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소원이 급히 말했다.“아니, 괜찮아.”“응?”육경한은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소원은 손바닥을 꽉 쥔 채 아무 설명 없이 말했다.“그냥 싫어.”육경한은 그녀를 한참 바라보다가 말했다.“알겠어. 그럼 기사 불러줄게.”소원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 혜인이가 차 보내줬어.”그 말을 듣고서야 육경한은 걱정을 조금 내려놓았다. 윤혜인의 집안 차량이라면 안전도가 높아 별문제는 없을 테니 말이다.“그래, 다녀와.”그는 소원을 현관까지 배웅하며 그녀가 차에 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소원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다행히 그녀는 미리 계획해 둔 덕분에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윤혜인의 스카이 별장은 이곳에서 멀지 않아 그녀가 메시지를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차량이 도착했다.소원은 전화를 걸었다.“혜인아, 고마워. 나 나왔어.”“고맙긴. 혹시 무슨 일 있으면 꼭 말해야 해, 알겠지?”윤혜인은 소원을 걱정하고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71화

    소원은 육경한이 그렇게 말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결국 남자는 활이 이미 당겨진 상태라면 멈추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무시하려 해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의 신체적인 변화는 너무나도 분명했기 때문이다.소원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경계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다행히도 차에서 내리기 전까지 그는 더 이상 손발을 함부로 놀리지 않았고 꽤나 얌전하게 행동했다.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것은 여전히 진정되지 않은 듯했다.별장에 도착하자 소원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육경한의 손에 손목이 잡혀 멈춰야만 했다.육경한은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내가 너를 봐줬는데 너는 나 안 도와줄 거야?”소원은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계하며 물었다.“내가 어떻게 도와줘? 설마 차 안에서 또 하려는 건 아니지?”“아니야.”육경한은 단호하게 부정하며 말했다.“내 방패가 돼 달라는 거야.”소원이 아직 이해하지 못한 채 머뭇거리는 사이 육경한은 차에서 내려 소원을 품에 안아 올렸다.그러자 소원은 육경한의 품에 움츠러들었고 그가 그녀에게 덮어준 재킷이 적당히 민망한 것을 가려주었다.그것도 한 가지 방법이긴 했다.소원은 더 이상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지금 해야 할 일이 많기에 그를 자극하면 자신의 행동에 방해가 될 것 같았다.남자는 그녀를 방으로 데려간 후 침대에 던지듯 올려놓았다.쿵 소리가 나며 소원은 부드러운 침대에 깊이 파묻혔다.“뭐 하는 거야!”놀란 소원이 외쳤고 육경한은 몸을 숙여 그녀를 눌렀다.“숙제 계속해야지.”소원은 몸부림쳤다.“안 한다고 하지 않았어?”남자는 그녀의 목덜미를 가볍게 물었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피를 빨아낼 듯 굶주려 있었다. 소원은 찌릿찌릿한 통증을 느꼈다.“차 안에서는 안 한다고 했지. 집에서는 안 한다고는 안 했어.”그는 불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이후 모든 말은 흔들리는 침대 위에서 사라졌다.지칠 대로 지친 소원은 그만 정신을 잃고 잠이 들었다.육경한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70화

    육경한은 그녀의 말을 듣고 옅게 미소 지었다.“넌 내 아내야. 아내랑 하는데 무슨 수단이 필요하겠어?”그는 소원의 부드러운 몸을 따라 손길을 내려보내며 신중하게 그녀의 모든 민감한 부분을 자극했다.두 사람의 몸은 이미 한 번 완벽히 맞아 들었던 경험이 있었고 그 기억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지난번 그 불꽃 같은 밤 이후, 이 감정은 다시금 불타오르고 있었다.육경한은 그녀의 몸을 자기 몸처럼 잘 알고 있었다.어디를 만지면 그녀가 민감해질지, 어디를 자극해야 몸이 반응할지, 육경한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얼굴이 점점 더 뜨거워지는 소원은 이를 악물고 그를 노려보았다.“당... 당신 진짜 미쳤어! 이 손 치워!”하지만 육경한은 그녀의 거칠게 반항하는 모습조차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곧 그는 소원의 목덜미로 입술을 가져가 부드럽고 달콤한 숨결을 불어넣었다.“불편해?”그는 낮고 깊은 목소리로 물으며 그녀의 목을 가볍게 흡입했다.잠시 후, 육경한은 손을 들어 올려 그녀의 눈앞에 대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정말 불편해?”소원은 그의 손가락 끝에 맺힌 흔적을 보자 얼굴이 붉어졌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진짜 무슨 병 있는 거 아니야?!”육경한은 그녀의 붉어진 얼굴을 보며 더욱 흐뭇해했다.“그래, 맞아. 난 너한테만 병이 있어.”그는 속으로 말했다. 그건 그리움의 병이었고 밤마다 소원을 떠올리며 잠 못 이루는 병이었다.소원을 너무나도 사랑했기에 뼛속까지 각인된 병이었다.육경한은 늘 후회했다.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다시 기회를 얻어 소원에게 더 잘 대해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그녀가 자신을 사랑했던 그 마음을 영영 잃어버리지 않도록 말이다.소원은 육경한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그건 누구라도 반응했을 거야. 착각하지 마.”그녀는 애써 무심한 척하며 육경한의 행동에 기가 차 웃음을 흘렸다.“뭐 이런 거로 잘난 척하는 거야? 차라리 클럽에 가서 남자 찾는 게 낫겠다. 그 사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69화

    소원이 이렇게 말하자 육경한의 잘생긴 얼굴에 한층 더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알잖아. 난 그 여자를 사랑하지 않아.”그가 방민아와 결혼했던 건 단지 소원 때문에 완전히 망가진 마음 때문이었다. 그저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한 선택이었을 뿐이었던 것이다.방씨 가문에 대한 미련은 이미 오래전에 끊어냈다. 그들에게는 더 이상 죄책감 따위 남아 있지 않았다.육경한은 방씨 가문의 구세주가 아니다.그 멍청하고 생각 없는 남매를 계속 뒤치다꺼리해줄 이유도 없었다.그가 방민아를 무시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하지만 방민아는 변해 있었다.사랑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이렇게 바뀌는 걸까?누군가는 스스로 치유의 길을 선택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길을 선택한다.결국 방민아와 육경한은 닮아 있었다.둘 다 사랑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무모한 존재들이었다.소원은 천천히 육경한을 올려다보며 비웃음을 지었다.“그렇겠지. 당신은 정이 없는 대신 누구에게나 쉽게 마음을 주는 사람이잖아. 도처에 널린 것들에겐 아무런 도전심이 안 들겠지.”그 말에 육경한의 눈빛이 번뜩였다. 분노가 서려 있었다.그는 오늘만큼은 감정을 억누르고 소원의 말을 받아넘기려 했지만 그녀의 한마디는 육경한의 신경을 건드렸다.“그래, 맞아.”그는 낮은 목소리로 냉소를 머금으며 말했다.“난 가시 돋친 걸 좋아하거든.”이와 동시에 그는 손을 들어 소원의 턱을 붙잡아 고정시켰다.“그래서 네 생각을 멈출 수 없었던 거야.”소원이 몸을 비틀며 불쾌한 듯 외쳤다.“이 손 놔!”그러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자는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읍...!”소원은 온몸으로 저항하며 그를 밀쳐내려 했지만 남자는 오히려 그녀를 더 강하게 끌어안았다.육경한은 소원의 반항을 가볍게 제압했고 손놀림 하나로 그녀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그의 손이 피부 위를 스치자 소원의 눈에 분노가 차올랐다.입술을 깨물더니 이내 그녀는 육경한의 입술을 물었고 겨우 두 마디를 뱉었다.“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68화

    소원은 육경한의 반응에 살짝 놀랐다.적어도 그녀를 질책하거나 화를 낼 줄 알았으니 말이다. 아니면 무언가 벌이라도 내릴 줄 알았는데 그의 표정은 지나치게 평온했다.마치 정말 단순히 소원을 데리러 온 것처럼 보였다.사실 방민아에게 했던 말은 거짓이었다.육경한이 그녀가 원본 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소원도 정확히 알 수 없었다.그저 방민아의 마음속에 의심의 씨앗을 심고 싶었을 뿐이다.육경한은 조용히 차 문을 열었다. 소원도 거부하지 않았다.애초에 그녀는 오늘 육씨 가문의 차를 타고 온 상황이었다.운전기사가 앞 좌석에 앉아 차를 몰았고 두 사람은 뒷좌석에 나란히 앉았다.겉으로 보면 아름다운 남녀였지만 그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깊은 벽이 존재했다.오랜 침묵 끝에 육경한이 입을 열었다.“네가 맞췄어. 네가 원본 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 그런데도 난 막지 않았어.”그는 담담하게 말했다.영상을 방현수에게 넘겨줄 때, 그의 마음 한구석에서는 소원이 그 영상을 터뜨리지 않을 거라는 희미한 기대가 있었다.왜냐하면 만약 영상이 퍼지면 방씨 가문과 밀접하게 협력하는 미우 그룹이 연루될 것이 분명했고 육연주처럼 가까운 가족도 휘말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너무 많은 문제를 동반한 일이었다.하지만 그는 도박에 졌다.소원의 마음속에는 육경한을 위한 단 1%의 여지도 없었던 것이다.미우 그룹 또한 그녀에게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왜 그 사람들의 죄악을 덮어주고 그들이 편히 살게 둬야 하지?”그날의 치욕을 떠올리자 소원은 눈빛이 붉게 물들었고 온몸이 떨렸다.“몇 번이나! 당신들 눈엔 다른 사람의 목숨이 그렇게 하찮은 거야?”“다른 사람은 나와 상관없어.”육경한은 냉정하게 대답했다. 잘생긴 얼굴에는 얼음 같은 무표정만이 드리워졌다.소원은 그가 이제서야 그녀를 질책할 것이라 생각하며 말을 기다렸다.하지만 그의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하지만 이번엔 네가 있어서, 난 그냥 두 눈을 감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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