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49화

그날 밤 이후로 윤혜인은 며칠 동안 이준혁을 다시 만날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

같은 도시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윤혜인은 만약 이준혁이 자신을 만나고 싶지 않다면 아마 평생 다시는 그와 마주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그날 밤 이준혁의 차가운 태도와 ‘사랑하지 않아’라는 말이 그녀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지만 밤이 되어 눈을 감기만 하면 윤혜인은 이준혁이 폭약이 가득 실린 차에서 자신을 밀어내던 그 순간의 결연한 눈빛이 떠올랐다.

그때 모든 것을 감수하겠다는 눈빛과 지금의 차갑고 무관심한 눈빛.

‘지금의 준혁 씨는 정말 그 사람이 맞는 걸까?’

오후가 되어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름이는 또다시 자신을 구해준 할머니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아마도 혈연의 끈 때문인지 아름이는 구출된 이후 몇 번이나 문현미의 상태를 물어보았다.

감정적으로나 이성적으로나 윤혜인은 아름이를 데리고 문현미를 만나러 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준혁이 내린 금지령 때문에 그녀는 아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음식을 좀 만들어서 할머니 병실 밖에 두자. 그때 엄마가 들어가 볼게. 들어갈 수 없다면 우리 마음만 전해도 괜찮아.”

그러자 아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엄마. 아름이 말 잘 들을게요.”

딸의 순종적인 모습에 윤혜인의 마음이 아려왔다.

사실 아름이는 아빠를 만나고 싶다는 말을 홍 아줌마에게 전했었지만 곧 윤혜인과 이준혁 사이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걸 눈치채고 윤혜인 앞에서는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윤혜인은 직접 국을 끓였다. 하지만 마음이 불안한 탓인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윤혜인은 뜨거운 국에 데어 손에 물집이 두 개나 생겼다.

그녀는 간단하게 붕대로 감싸고 국을 들고 아름이와 함께 여은이 운전하는 차에 타 병원으로 향했다.

문현미가 있는 VIP층에 도착했을 때, 예상대로 문현미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혹여 아이를 보고 싶어 하지는 않을까 하여 윤혜인은 경호원에게 아름이를 언급했다.

어쨌든 그녀가 목숨을 걸고 구한 아이이니 아름이를 보고 싶지 않을 이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