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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1화

소원은 입술을 앙다문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소종은 일부러 한숨을 내쉬더니 느긋하게 말했다.

“참으로 아쉽네요...”

소원이 주먹을 움켜쥐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뭐가 아쉽다고 그래?”

“그게...”

소종은 한참 뜸을 들이더니 약이라도 올리려는 듯 덧붙였다.

“아니에요.”

“뭐 하자는 거예요?”

소원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소종이 다리를 꼬고는 코웃음 쳤다.

“질문하는 입장인데 태도가 이렇게 딱딱해도 돼요? 성의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네요.”

소원은 소종의 테이블에 놓인 양주를 번쩍 들어 단숨에 반 병을 마셔버렸다.

“됐어요?”

뜨거운 양주가 목구멍을 타고 위까지 흘러 들어가자 소원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숨을 몇 번 들이마시고 나서야 조금 나아진 소원이 물었다.

“소 비서님, 성의를 이만큼 보이면 되겠냐고요?”

몇십 도가 훌쩍 넘는 양주를 저렇게 들이붓다니, 소종은 소원이 미친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소원을 괴롭히고 싶긴 했지만 한꺼번에 한 병을 거의 마실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소종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소원은 얼마 남지 않은 양주를 그대로 원샷해 버렸다.

“그만 마셔요.”

소정은 화가 치밀어 올라 미간을 찌푸렸다.

아직 육경한은 소원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시하지 않은 상태였다. 위도 좋지 않는데 이렇게 들이부었다가 죽기라도 하면 소종은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소원은 허약한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비틀거리다가 테이블에 부딪히더니 소종의 발치에 털썩 주저앉았다.

눈앞이 캄캄해진 소종이 연신 이렇게 말했다.

“아니, 죽어도 내 앞에서 죽으면 안 되죠...”

“닥쳐요.”

소원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테이블에 놓인 포크를 소종의 목에 갖다 댔다. 당장이라도 소종의 목을 그어버릴 기세였다.

아가씨들이 혼비백산해서는 비명을 질렀다. 소원이 그 두 여자를 노려보며 말했다.

“핸드폰 내려놓고 화장실로 들어가 있어요.”

이 바닥에 몸을 담은 여자들은 낄끼빠빠를 잘 알고 있었다. 하여 얼른 전화를 내려놓고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소종은 화를 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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