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030화

Author: 이한나
경비원에게 물어보니 그는 서현재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소원은 서현재가 회사에서 퇴근한 후 행방불명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서현재가 회사에서 나온 후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었다.

‘그때 육경한은 감옥에 있었을 텐데... 도대체 누가 육경한을 대신해 이런 일을 벌인 거지?’

곧 소원의 머릿속에 떠오른 이름은 바로 소종이였다. 그가 가장 유력한 인물이었다.

소원은 서둘러 육경한의 회사로 향했지만 예상대로 그곳에 육경한은 없었다.

그는 방민아와 함께 식사를 하고 있을 터였다.

소원은 소종을 만나기 위해 그의 이름을 말하며 면담을 요청했지만 안내 데스크에서는 그가 바쁘다는 답변을 줄 뿐이었다. 그래서 소원은 로비에 앉아 그를 기다리기로 했다.

마침내, 소종이 내려와서 외출하려는 것을 본 소원은 그를 따라가려고 했지만 이내 잠시 고민하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겨 조용히 뒤를 밟았다.

그렇게 소종이 차를 타고 나가자 소원은 택시를 불러 그를 따라갔다.

소종은 한 차분한 찻집에 도착해 여유롭게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소원은 택시를 돌려보내고 그를 계속 지켜보았다.

잠시 후, 소종은 다시 차를 타고 떠났고 소원도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검은색 차를 타고 뒤따랐다.

택시는 눈에 띄기 쉬웠기에 그녀는 회사의 도움을 받아 눈에 잘 띄지 않는 차를 마련했다.

곧 소종은 한 유흥 시설에 도착했다. 그가 들어간 후, 소원도 한 방을 예약하고 들어갔다.

소원은 소종이 있는 방을 찾아 헤매며 그가 들어갔을 만한 방들을 하나하나 열어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으로 문을 열었을 때, 소종이 옆에 두 명의 여자를 둔 채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을 소원은 목격했다.

문이 열리자, 소종은 마치 예견이라도 한 듯 크게 말했다.

“소원 씨, 들어와서 한잔하지 그래요?”

손을 잠시 멈칫했지만 소원은 이미 들켜버린 이상 더 이상 숨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방으로 들어와 테이블 앞에 서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서현재를 납치한 게 당신 맞죠?”

소종은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031화

    소원은 입술을 앙다문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소종은 일부러 한숨을 내쉬더니 느긋하게 말했다.“참으로 아쉽네요...”소원이 주먹을 움켜쥐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뭐가 아쉽다고 그래?”“그게...”소종은 한참 뜸을 들이더니 약이라도 올리려는 듯 덧붙였다.“아니에요.”“뭐 하자는 거예요?”소원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소종이 다리를 꼬고는 코웃음 쳤다.“질문하는 입장인데 태도가 이렇게 딱딱해도 돼요? 성의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네요.”소원은 소종의 테이블에 놓인 양주를 번쩍 들어 단숨에 반 병을 마셔버렸다.“됐어요?”뜨거운 양주가 목구멍을 타고 위까지 흘러 들어가자 소원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숨을 몇 번 들이마시고 나서야 조금 나아진 소원이 물었다.“소 비서님, 성의를 이만큼 보이면 되겠냐고요?”몇십 도가 훌쩍 넘는 양주를 저렇게 들이붓다니, 소종은 소원이 미친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소원을 괴롭히고 싶긴 했지만 한꺼번에 한 병을 거의 마실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소종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소원은 얼마 남지 않은 양주를 그대로 원샷해 버렸다.“그만 마셔요.”소정은 화가 치밀어 올라 미간을 찌푸렸다.아직 육경한은 소원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시하지 않은 상태였다. 위도 좋지 않는데 이렇게 들이부었다가 죽기라도 하면 소종은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소원은 허약한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비틀거리다가 테이블에 부딪히더니 소종의 발치에 털썩 주저앉았다.눈앞이 캄캄해진 소종이 연신 이렇게 말했다.“아니, 죽어도 내 앞에서 죽으면 안 되죠...”“닥쳐요.”소원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테이블에 놓인 포크를 소종의 목에 갖다 댔다. 당장이라도 소종의 목을 그어버릴 기세였다.아가씨들이 혼비백산해서는 비명을 질렀다. 소원이 그 두 여자를 노려보며 말했다.“핸드폰 내려놓고 화장실로 들어가 있어요.”이 바닥에 몸을 담은 여자들은 낄끼빠빠를 잘 알고 있었다. 하여 얼른 전화를 내려놓고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소종은 화를 주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032화

    “겨우 이런 포크로 누굴 겁주려고.”소종이 소원의 손을 밀어내며 하찮다는 듯 말했다.“그렇게 대단하면 찔러보든지요.”소원이 손에 힘을 풀자 포크가 바닥에 떨어졌다.육경한을 제외하고 서현재를 데려갈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얼른 나가요. 여기서 성가시게 하지 말고.”소종이 뻣뻣해진 목을 이리저리 비틀며 차갑게 쏘아붙였다.“걱정하지 마요. 대표님이 지시하기 전에 내가 손댈 일은 없을 테니까요.”소원이 화장실 문을 여는 순간 아가씨들이 혼비백산하며 뛰어나왔다. 소원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손을 목구멍에 넣어 아까 마셨던 술을 전부 토해냈다. 그러자 몸에 힘이 풀려 벽에 겨우 기대 있었다.이때 소종의 핸드폰이 울렸다.수화기 너머로 무슨 말이 들렸는지는 모르지만 소종은 연신 알겠다고 대답했다.통화가 끝나고 소종은 화장실로 들어가 핏기 없는 소원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더니 차갑게 말했다.“소원 씨, 대표님이 보자고 하십니다.”소원의 눈동자에는 초점이 없었고 그저 멍한 표정으로 앞만 내다볼 뿐 대꾸하지 않았다.소종이 말을 이어갔다.“서현재 씨의 행방을 궁금해한다는 걸 아시고 서현재 씨에게 데려다주겠다고 하셨어요.”소원이 몸을 벌떡 일으켰다. 이에 위가 다시 뒤틀렸는지 칼이라도 맞은 듯 아파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소종이 웃었다.“급할 건 없어요. 곧 애타게 찾던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소원은 소종과 함께 프라이빗 클럽으로 향했다. 바깥 인테리어만 봐도 어마어마했다.안으로 들어가자 느긋하게 차를 마시고 있는 육경한이 보였다.육경한은 이미 수염을 말끔하게 민 상태였다. 안에서 살이 빠졌는지 얼굴이 더 각져 보였다. 그는 금테 안경을 쓴 채 재무제표를 보고 있었다. 소원은 점잖아 보이는 육경한의 모습에서 이상한 괴리감을 느꼈다.육경한은 소원을 보고 온화하게 웃었다.“왔어?”소원은 그와 태연하게 인사를 나눌 마음이 없었기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육경한, 현재 어디 있어?”“밥은 먹었어?”뜬금없는 질문에 소원은 말문이 막혔다. 정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033화

    육경한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우라는 여전히 섬뜩했다.소원이 입술을 앙다물었다.“육경한, 현재가 한 일 모두 다 내가 시킨 거야. 원망도 복수하고 싶으면 나한테 해.”이때 웨이터가 문을 두드리더니 죽과 김치를 들고 들어왔다.육경한이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일단 앉아서 먹어.”소원은 육경한이 감옥에서 미쳐버린 게 아닌지 의심했다.두 사람은 같이 앉아서 밥 먹을 사이가 아닌데 말이다. 게다가 서현재가 실종됐으니 죽이 넘어갈 리가 없었다.소원의 초조함은 이내 눈동자에서 얼굴 전체로 번졌다.“육경한, 현재 만나게 해줘.”소원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예전 같으면 소원도 육경한 앞에서 서현재에 관한 얘기를 꺼내지 못했을 것이다. 육경한이 서현재 얘기만 들으면 폭주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육경한은 지금 이상하리만치 인내심이 좋았다.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부드럽게 말했다.“일단 죽부터 먹어. 위 아픈 거 잊었어?”그럴수록 소원은 속이 바질바질 타서 이를 꽉 깨물었다. 하지만 화 풀 데가 없었다.“안 먹어. 배고프지 않아. 육경한, 현재 보여준다고 한 사람은 너야.”육경한은 서현재의 이름이 다시 나오자 차분함을 살짝 잃었다. 하지만 그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내리치며 차갑게 쏘아붙였다.“마지막 경고야. 죽 먹어. 아니면...”육경한이 소원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오만하게 말했다.“내가 직접 먹여주는 수가 있어.”“먹으면 현재 보여줄 거야?”소원이 뒤로 한걸음 물러서며 그런 육경한을 경계했다.“육경한, 약속 지킬 수 있냐고?”육경한은 이 말에 화가 나서 웃음이 터졌다.“나를 그렇게 못 믿어?”“못 믿어.”소원이 망설임 없이 말했다.육경한은 했던 말을 기분에 따라 수시로 바꾸는 사람이었다.“소원아, 양심에 손 올려놓고 말해. 응?”육경한은 아주 손쉽게 소원의 턱을 움켜잡고는 좌우로 돌리며 찬찬히 살피더니 가볍게 웃었다.“그래도 나는 너랑 달라. 누군가를 죽이려고 밥을 먹여주지는 않거든. 입에 발린 말로 나를 현혹하고 바로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034화

    촤락.홀에 있던 장막이 서서히 열렸다.뒤에는 티 없이 맑은 유리 벽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안이 훤히 들여다보였다.소원은 꼬박 하루 동안 실종된 서현재를 보게 되었다.그는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는데 길고 굵은 쇠사슬에 묶인 상태였다.입고 있던 옷은 구타로 인해 갈기갈기 찢어졌고 빨갛게 물든 채로 몸에 걸려 있었다. 다리는 너무 맞은 탓에 무릎과 발목은 뼈가 보일 지경이었다.지금도 너무 처참한데 린치는 끝나지 않았다.옆에 러닝을 입은 보디가드가 손에 든 쇠사슬을 휘두르고 있었다.철썩.한번 휘두를 때마다 고막이 아플 정도로 큰 소리가 났다.소원은 머리가 윙 했다. 마치 이 세상에 가학적인 그 소리만 남은 것 같았다.“육경한...”입술이 떨려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 버벅거렸다.“육경한, 제발 풀어줘. 현재랑 아무 상관 없는 일이라니까... 제발 풀어줘.”소원이 육경한의 소매를 잡고 몸무게를 전부 악마 같은 그에게 실으며 울부짖었다.“풀어줘... 풀어줘. 육경한, 풀어주라고.”소원은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목은 어느새 갈라져 있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애원했다.육경한의 표정은 여전히 차갑기만 했다. 소원이 애원해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소원아. 내가 전에 너무 잘해줬어. 너도 이제 강해져야지.”육경한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 웃음이 어딘가 음침하면서도 섬뜩했다.“후회한다고 해서 회개할 기회가 주어지는 건 아니야. 세상에는 용서할 수 없는 배신도 있어.”소원의 눈동자가 요동치더니 얼굴이 일그러졌다.육경한은 마치 사악한 뱀처럼 치명적인 독이 발린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이게 진짜 육경한이었다.재판 현장에서 사람에게 칭송받던 육경한의 모습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육경한, 네가 뭔데 사람을 때려. 너 이거 범죄야. 너...”“하하하.”소원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육경한이 웃음을 터트렸다.“소원아, 정말 귀여울 정도로 순진하네.”육경한은 소원이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품에 꼭 끌어안았다. 차갑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035화

    육경한은 소원을 끌고 유리 벽 앞으로 다가가 뒤에서 꼭 끌어안더니 억지로 안을 쳐다보게 했다.“어제 네 애인을 붙잡아간 사람이 누군지 알아?”소원이 입을 꾹 다물고 있자 육경한이 말을 이어갔다.“서진태야.”소원의 눈동자가 커졌다.‘그럴 수가. 어르신이 왜...’육경한이 말했다.“방씨 가문을 통해 내가 무사할 거라는 소식을 들었나 봐. 그래서 숨겨둔 자식인 서현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외국으로 보내려고 했는데 죽어도 안 가겠다고 여기 남겠다고 했대.”“왜 안가겠다고 했을까?”육경한이 유리에 비친 소원의 얼굴을 바라보며 차갑게 물었다.소원은 서현재가 왜 안 가겠다고 했는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 다 그녀를 위해서였다.서현재는 무슨 일이 있든 절대 그녀를 버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버틴 것이다.육경한은 바로 이유를 알아챈 소원이 미웠다. 두 사람 사이에 이런 케미가 생겼다는 것에 질투 나 미칠 지경이었다.육경한이 음침하게 웃더니 말했다.“사실 바로 도망갔으면 나도 서씨 가문을 용서했을지 모르지. 근데 어리석게도 너의 천사가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나 봐. 그만한 능력도 없으면서.”육경한은 소원의 턱을 움켜잡더니 안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며 똑똑히 보라고 말했다.“저 사람 서씨 가문 사람이야?”육경한이 입꼬리를 당기며 말했다.“서진태도 눈치가 참 빨라. 그냥 사업체 하나를 가져갔을 뿐인데 바로 서재현을 묶어서 업소로 찾아왔더라고. 혼쭐을 내주겠다면서.”소원은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눈은 빨갛게 충혈됐지만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서진태가 직접 명령을 내려 서현재를 매질할 줄은 몰랐다.서씨 가문 산업을 지키기 위해 서현재의 목숨 따윈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서현재가 요즘 서씨 가문을 위해 낸 아웃풋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말이다.육경한은 마치 소원의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차갑게 귀띔했다.“서씨 가문의 산업 앞에서 숨겨둔 자식은 아무것도 아니지.”“어떻게 이렇게 모질게 대해요. 현재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036화

    이대로 지켜볼 수는 없었다. 절대 그럴 수 없었다.소원의 인생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서현재의 인생도 소원 때문에 똑같이 망가지는 건 두고 볼 수 없었다.그랬다간 정말 그대로 미쳐버릴 수도 있다.“육경한, 원하는 게 뭐야...”소원이 육경한의 옷깃을 덥석 잡더니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소리를 질렀다.“도대체 원하는 게 뭐냐고. 말 좀 해봐.”“나를 신고할 때 이런 날이 올 거라는 생각은 못 했나 보지?”육경한이 입꼬리를 당기며 말했다.“소원아,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뭔지 알면 그건 피했어야지. 저 사람 속죄하려면 아직 멀었어.”육경한의 미소는 전혀 온도가 느껴지지 않았다. 육경한이 내뱉은 그 어떤 말보다 더 섬뜩하게 다가왔다.다리에 힘이 풀린 소원이 그대로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육경한, 내가 이렇게 빌게. 제발 풀어줘... 이러지 마. 정말 저 사람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 정말이야...”소원은 누구한테 빌어야 제일 효과가 있는지 알고 있었다.지시한 사람이 서진태라고는 하나 서진태도 결국 육경한이 두려워 이런 짓을 벌인 것이다. 육경한의 마음이 풀려야만 서현재가 풀려날 수 있다.육경한은 바닥에 앉아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소원을 보며 전혀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원인 모를 짜증만 더 치밀어 올랐다.하여 소원을 턱을 들어 올리더니 가식적으로 웃었다.“네가 이렇게 비는데 당연히 기회를 줘야지.”소원은 순간 너무 기뻤다. 큰 충격을 받아 흐릿해진 대뇌는 육경한이 진심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 없었다. 그래도 육경한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 정말 고마워... 약속은 꼭 지킬게.”“에이, 일단 고맙다는 인사는 넣어두고.”육경한은 덤덤한 표정으로 다리를 들어 그녀의 손을 뿌리치더니 주름진 부분을 툭툭 털어내고는 옆에 있는 소종에게 지시했다.“서현재에게 전해. 외국으로 간다면, 소원의 목숨을 걸고 앞으로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면 서진태에게 말해서 풀어줄 수도 있다고.”소원은 그대로 바닥에 주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037화

    저쪽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유리 벽이 진동하자 서현재가 그쪽을 바라봤다.서현재는 힘겹게 유리 벽을 향해 고개를 흔들더니 갈라진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다.“누나, 나 괜찮아요. 버틸 만해요... 그러니까 절대 나를 위해서... 그 사람한테 빌지 마요...”이 말에 매질이 더 혹독해졌다.서현재가 육경한의 심기를 거스르는 말을 하면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서진태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그래도 안 되면 아예 말을 못 하게 해도 된다고 했다.서씨 가문이 작은 점포에서 지금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건 다 서진태의 독기와 과감함이 있었기 때문이다.아무리 숨겨둔 자식인 서현재를 예뻐했어도 일단 실망하면 버려질 수밖에 없었다.“풉.”서현재가 피를 왈칵 토해냈다.그는 고통에 몸을 웅크리려다 소원이 보고 걱정할까 봐 억지로 참았다.그러더니 웃음을 지으며 처참한 자기 모습만 비치는 유리 벽을 향해 또박또박 말했다.“누나, 나 진짜 괜찮아요...”준수한 얼굴은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런 얼굴로 아무리 예쁘게 웃는다 해도 예쁠 수가 없었다.소원은 힘껏 유리 벽을 두드렸다. 어찌나 힘껏 내리쳤는지 손이 빨개지고 감각이 없을 정도였다.“서현재. 너 바보야? 내가 뭐라고 이래... 정말 내가 뭐라고...”소원은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눈물이 줄 끊어진 구슬처럼 하염없이 흘러내렸다.육경한은 기분이 잡쳤다. 그가 원하던 장면이 아니었다.‘허. 내 앞에서 절절한 드라마라도 찍겠다는 건가?’두 사람의 확고한 감정은 육경한을 더 자극할 뿐이었다.육경한이 소종에게 말했다.“표정을 보니 서현재 도련님 뭔가 불만 있어 보이는데?”이내 이 소식은 안에 전해졌다.철썩. 서씨 가문에서 보낸 사람이 힘껏 쇠사슬을 서현재의 얼굴에 내리쳤다.육경한의 화를 잠재울 수 있다면 뭐든지 해도 좋다는 서진태의 분부가 있었기에 내리칠 때 전혀 힘을 빼지 않았다. 쇠사슬을 거두는데 살점이 뜯겨 나가며 피가 터져 나왔다.한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038화

    아니, 절대 이대로 나가게 해서는 안 된다.소원이 다시 그쪽으로 달려가 육경한의 종아리를 꽉 끌어안고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육경한, 이제부터 네 말 들을게. 다 들을게... 이제 너를 해치겠다는 생각 버릴게. 그러니까 제발. 제발 부탁이야... 화풀이는 나 한 사람에게만 해. 이러지 마. 제발. 부탁이야... 현재에게 더는 빚질 수 없어... 정말이야... 더는 안 된다고...”소원이 육경한 앞에 꿇어앉은 채 눈물을 쏟아내며 비굴하게 애원했다.육경한은 철저히 굴복한 소원을 보고도 전혀 기쁘지 않았다.그는 원래 좋은 사람이 아니었기에 동정이라는 감정도 없었다.외국에서 몇 년간 지옥 같은 생활을 하면서 다짐한 게 있다면 높은 자리에 올라갔을 때 절대 마음 약해지지 않는 것이었다. 자칫 잘못했다가 오히려 자기가 다칠 수도 있다.소원이 서현재와 합심하고 그를 해치려 들었으니 그 교훈은 어떻게든 줘야 했다.하지만 육경한도 서현재가 죽는 건 원하지 않았다. 죽은 사람은 산 사람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소원의 마음속에 다른 남자가 들어가는 건 절대 싫었다.“소원아, 알텐데...”육경한이 다시 쪼그리고 앉았다. 말투가 드물게 매우 부드러웠다.“나는 너를 벌주고 싶은 게 아니야. 근데 네가 자꾸만 내 심기를 건드리잖아. 다음에도 그러면 정말 인내심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어.”“아니. 절대 그럴 일 없어...”소원이 육경한의 팔을 잡고 그렁그렁한 눈으로 절절하게 애원했다.늘 기세등등하던 소원이 지금은 힘을 쫙 뺀 채 약자가 되어 있었다. 거기에 소원의 아리따운 얼굴까지 더해지자 그렇게 어여쁠 수가 없었다.소원은 그럴 자본이 있었다. 특히 유리구슬처럼 맑은 눈동자에 눈물이 가닥 차오르자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겼다.육경한이 지금 해야 하는 건 소원에게 교훈을 가르치면서 다른 마음이 생기지 않게 경고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육경한은 미친 듯이 소원이 갖고 싶었다.육경한은 절대 원하는 걸 참은 적이 없었다.5

Latest chapter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71화

    소원은 육경한이 그렇게 말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결국 남자는 활이 이미 당겨진 상태라면 멈추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무시하려 해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의 신체적인 변화는 너무나도 분명했기 때문이다.소원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경계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다행히도 차에서 내리기 전까지 그는 더 이상 손발을 함부로 놀리지 않았고 꽤나 얌전하게 행동했다.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것은 여전히 진정되지 않은 듯했다.별장에 도착하자 소원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육경한의 손에 손목이 잡혀 멈춰야만 했다.육경한은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내가 너를 봐줬는데 너는 나 안 도와줄 거야?”소원은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계하며 물었다.“내가 어떻게 도와줘? 설마 차 안에서 또 하려는 건 아니지?”“아니야.”육경한은 단호하게 부정하며 말했다.“내 방패가 돼 달라는 거야.”소원이 아직 이해하지 못한 채 머뭇거리는 사이 육경한은 차에서 내려 소원을 품에 안아 올렸다.그러자 소원은 육경한의 품에 움츠러들었고 그가 그녀에게 덮어준 재킷이 적당히 민망한 것을 가려주었다.그것도 한 가지 방법이긴 했다.소원은 더 이상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지금 해야 할 일이 많기에 그를 자극하면 자신의 행동에 방해가 될 것 같았다.남자는 그녀를 방으로 데려간 후 침대에 던지듯 올려놓았다.쿵 소리가 나며 소원은 부드러운 침대에 깊이 파묻혔다.“뭐 하는 거야!”놀란 소원이 외쳤고 육경한은 몸을 숙여 그녀를 눌렀다.“숙제 계속해야지.”소원은 몸부림쳤다.“안 한다고 하지 않았어?”남자는 그녀의 목덜미를 가볍게 물었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피를 빨아낼 듯 굶주려 있었다. 소원은 찌릿찌릿한 통증을 느꼈다.“차 안에서는 안 한다고 했지. 집에서는 안 한다고는 안 했어.”그는 불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이후 모든 말은 흔들리는 침대 위에서 사라졌다.지칠 대로 지친 소원은 그만 정신을 잃고 잠이 들었다.육경한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70화

    육경한은 그녀의 말을 듣고 옅게 미소 지었다.“넌 내 아내야. 아내랑 하는데 무슨 수단이 필요하겠어?”그는 소원의 부드러운 몸을 따라 손길을 내려보내며 신중하게 그녀의 모든 민감한 부분을 자극했다.두 사람의 몸은 이미 한 번 완벽히 맞아 들었던 경험이 있었고 그 기억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지난번 그 불꽃 같은 밤 이후, 이 감정은 다시금 불타오르고 있었다.육경한은 그녀의 몸을 자기 몸처럼 잘 알고 있었다.어디를 만지면 그녀가 민감해질지, 어디를 자극해야 몸이 반응할지, 육경한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얼굴이 점점 더 뜨거워지는 소원은 이를 악물고 그를 노려보았다.“당... 당신 진짜 미쳤어! 이 손 치워!”하지만 육경한은 그녀의 거칠게 반항하는 모습조차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곧 그는 소원의 목덜미로 입술을 가져가 부드럽고 달콤한 숨결을 불어넣었다.“불편해?”그는 낮고 깊은 목소리로 물으며 그녀의 목을 가볍게 흡입했다.잠시 후, 육경한은 손을 들어 올려 그녀의 눈앞에 대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정말 불편해?”소원은 그의 손가락 끝에 맺힌 흔적을 보자 얼굴이 붉어졌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진짜 무슨 병 있는 거 아니야?!”육경한은 그녀의 붉어진 얼굴을 보며 더욱 흐뭇해했다.“그래, 맞아. 난 너한테만 병이 있어.”그는 속으로 말했다. 그건 그리움의 병이었고 밤마다 소원을 떠올리며 잠 못 이루는 병이었다.소원을 너무나도 사랑했기에 뼛속까지 각인된 병이었다.육경한은 늘 후회했다.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다시 기회를 얻어 소원에게 더 잘 대해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그녀가 자신을 사랑했던 그 마음을 영영 잃어버리지 않도록 말이다.소원은 육경한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그건 누구라도 반응했을 거야. 착각하지 마.”그녀는 애써 무심한 척하며 육경한의 행동에 기가 차 웃음을 흘렸다.“뭐 이런 거로 잘난 척하는 거야? 차라리 클럽에 가서 남자 찾는 게 낫겠다. 그 사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69화

    소원이 이렇게 말하자 육경한의 잘생긴 얼굴에 한층 더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알잖아. 난 그 여자를 사랑하지 않아.”그가 방민아와 결혼했던 건 단지 소원 때문에 완전히 망가진 마음 때문이었다. 그저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한 선택이었을 뿐이었던 것이다.방씨 가문에 대한 미련은 이미 오래전에 끊어냈다. 그들에게는 더 이상 죄책감 따위 남아 있지 않았다.육경한은 방씨 가문의 구세주가 아니다.그 멍청하고 생각 없는 남매를 계속 뒤치다꺼리해줄 이유도 없었다.그가 방민아를 무시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하지만 방민아는 변해 있었다.사랑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이렇게 바뀌는 걸까?누군가는 스스로 치유의 길을 선택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길을 선택한다.결국 방민아와 육경한은 닮아 있었다.둘 다 사랑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무모한 존재들이었다.소원은 천천히 육경한을 올려다보며 비웃음을 지었다.“그렇겠지. 당신은 정이 없는 대신 누구에게나 쉽게 마음을 주는 사람이잖아. 도처에 널린 것들에겐 아무런 도전심이 안 들겠지.”그 말에 육경한의 눈빛이 번뜩였다. 분노가 서려 있었다.그는 오늘만큼은 감정을 억누르고 소원의 말을 받아넘기려 했지만 그녀의 한마디는 육경한의 신경을 건드렸다.“그래, 맞아.”그는 낮은 목소리로 냉소를 머금으며 말했다.“난 가시 돋친 걸 좋아하거든.”이와 동시에 그는 손을 들어 소원의 턱을 붙잡아 고정시켰다.“그래서 네 생각을 멈출 수 없었던 거야.”소원이 몸을 비틀며 불쾌한 듯 외쳤다.“이 손 놔!”그러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자는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읍...!”소원은 온몸으로 저항하며 그를 밀쳐내려 했지만 남자는 오히려 그녀를 더 강하게 끌어안았다.육경한은 소원의 반항을 가볍게 제압했고 손놀림 하나로 그녀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그의 손이 피부 위를 스치자 소원의 눈에 분노가 차올랐다.입술을 깨물더니 이내 그녀는 육경한의 입술을 물었고 겨우 두 마디를 뱉었다.“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68화

    소원은 육경한의 반응에 살짝 놀랐다.적어도 그녀를 질책하거나 화를 낼 줄 알았으니 말이다. 아니면 무언가 벌이라도 내릴 줄 알았는데 그의 표정은 지나치게 평온했다.마치 정말 단순히 소원을 데리러 온 것처럼 보였다.사실 방민아에게 했던 말은 거짓이었다.육경한이 그녀가 원본 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소원도 정확히 알 수 없었다.그저 방민아의 마음속에 의심의 씨앗을 심고 싶었을 뿐이다.육경한은 조용히 차 문을 열었다. 소원도 거부하지 않았다.애초에 그녀는 오늘 육씨 가문의 차를 타고 온 상황이었다.운전기사가 앞 좌석에 앉아 차를 몰았고 두 사람은 뒷좌석에 나란히 앉았다.겉으로 보면 아름다운 남녀였지만 그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깊은 벽이 존재했다.오랜 침묵 끝에 육경한이 입을 열었다.“네가 맞췄어. 네가 원본 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 그런데도 난 막지 않았어.”그는 담담하게 말했다.영상을 방현수에게 넘겨줄 때, 그의 마음 한구석에서는 소원이 그 영상을 터뜨리지 않을 거라는 희미한 기대가 있었다.왜냐하면 만약 영상이 퍼지면 방씨 가문과 밀접하게 협력하는 미우 그룹이 연루될 것이 분명했고 육연주처럼 가까운 가족도 휘말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너무 많은 문제를 동반한 일이었다.하지만 그는 도박에 졌다.소원의 마음속에는 육경한을 위한 단 1%의 여지도 없었던 것이다.미우 그룹 또한 그녀에게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왜 그 사람들의 죄악을 덮어주고 그들이 편히 살게 둬야 하지?”그날의 치욕을 떠올리자 소원은 눈빛이 붉게 물들었고 온몸이 떨렸다.“몇 번이나! 당신들 눈엔 다른 사람의 목숨이 그렇게 하찮은 거야?”“다른 사람은 나와 상관없어.”육경한은 냉정하게 대답했다. 잘생긴 얼굴에는 얼음 같은 무표정만이 드리워졌다.소원은 그가 이제서야 그녀를 질책할 것이라 생각하며 말을 기다렸다.하지만 그의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하지만 이번엔 네가 있어서, 난 그냥 두 눈을 감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67화

    ‘정말 알고 있는 걸까? 경한 씨가 정말... 알고 있는 걸까?’방민아의 눈빛이 흔들렸다.그가 방씨 가문에게 단 하나의 숨 쉴 틈도 주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이렇게 몰아세우면 결국 방씨 가문과 육경한은 물고 물리는 싸움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처음으로 방민아는 육경한을 바라보며 혼란스러움을 느꼈다.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남자. 그런데 그를 이렇게까지 몰랐던 걸까?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걸까?경찰서를 벗어나기 전, 방민아는 다시 경찰에게 불려갔다.그녀는 절망에 빠진 얼굴로 변호사의 손을 붙들고 애원했다.“아빠한테 말해주세요. 절 구해달라고요. 육경한은 믿으면 안 돼요. 절 꼭 구해야 해요. 들어가기 싫어요. 하루라도 안 돼요!”그 모습을 지켜보던 소원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녀가 원했던 건 바로 이런 결과였다. 방씨 가문과 육씨 가문이 완전히 갈라서고 서로를 적대시하게 만드는 것.결국 방씨 가문은 자멸의 길을 걸을 것이다. 육경한의 수완으로 보아 방씨 가문을 끝까지 몰아붙이는 건 시간문제였다.그렇게 되면 방민아와 방민기를 보호하던 방패막이 무너질 것이고 그들은 마침내 자신이 저지른 죄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소원이 공개한 영상은 다른 피해자들도 용기를 내어 방민아와 방민기의 악행을 세상에 폭로하도록 촉구하고 있었다.경찰에게 끌려가던 방민아는 육경한 옆을 지나치며 절망에 가득 찬 목소리로 외쳤다.“육경한, 저 여자가 한 말이 정말이야? 이미 원본 영상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네가 그걸 이용해 우릴 협박한 거야? 당신이 어떻게 우리 집에 이럴 수 있어!”그녀는 이성을 잃은 듯 울부짖었다.“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했는데... 얼마나 사랑했는데! 당신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고! 육경한, 당신은 정말 마음도 없는 거야? 내가 이렇게 된 건 다 당신을 사랑했기 때문이야!”아무리 울고 불며 소리를 질러도 남자는 여전히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얼음처럼 차가운 눈동자는 멀리 서 있는 소원을 바라보며 그녀를 이해하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66화

    방민아는 육경한이 온 것을 보고 소원의 계획을 전혀 모른 채 문제를 해결하러 왔다고 생각했다.마음속에 작은 기대감이 솟아나자 그녀는 눈을 굴리며 결심했다.반드시 육경한의 앞에서 이 여자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 보여주고 소원이 얼마나 악랄하고 비열한지 깨닫게 해야 한다고.“넌 경한 씨를 이용하고 있어. 결혼한 것도 경한 씨를 이용하려는 속셈이지? 네 힘만으로는 방씨 가문을 쓰러뜨릴 수 없다는 걸 알았으니까. 경한 씨와 결혼하지 않으면 경한 씨가 너에게 마음을 놓지도, 네 행동을 그냥 두고 보지도 않을 걸 알고 있었으니까.”방민아가 소원을 향해 매섭게 쏘아붙였다.“그래서 어쩌라고?”소원은 그녀의 말에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마치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라는 듯한 태도였다.방민아는 갑자기 하늘을 보며 큰소리로 웃어댔다.“하하하하... 이제 알겠어. 넌 경한 씨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이용하고 있어.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우리를 갈라놓고도 넌 그 사람을 전혀 사랑하지 않잖아! 그거 알아? 경한 씨가 네 자식을 위해 정관 수술까지 했다는 거. 나한테 결혼하자고 했을 때 자식은 평생 가질 생각도 하지 말라고 했어. 그게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까지 빨리...”문득 말을 멈춘 방민아는 자신이 말실수를 할 뻔했다는 것을 깨달았다.하마터면 자신의 악행을 자백할 뻔했던 것이다.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무슨 차이가 있을까? 소원은 이미 모든 걸 알고 있고 방민아가 한 짓으로 단정하고 있었다.그녀가 드러내고 싶었던 것은 육경한이 얼마나 큰 희생을 했는지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원이 그를 이렇게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육경한이 이런 말을 듣고도 충격을 받지 않을 리 없을 것이다. 분명히 마음속에 큰 상처가 생길 것이고 그러면 육경한은 더 이상 소원이 이렇게 제멋대로 굴게 두지는 않을 것이었다. 적어도 방민아는 이렇게 생각했다.“네 말이 맞아.”소원은 그녀를 보며 간단히 인정했다.“내가 그 사람을 이용하는 게 뭐가 어때서?”방민아는 소원이 이렇게 쉽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65화

    마치 과거에 소원이 육경한을 상대하던 방식을 똑같이 돌려받고 있는 듯한 상황이었다.방민아는 의심스러웠다.‘이 여잔 정말 이 세상에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없나?’“넌 그럴 리 없어. 이런 일을 하면 모든 사람이 다 알게 될 거야. 네 아이도 장차 그걸 알게 될 텐데 정말 부끄럽지 않아?”방민아의 떨리는 목소리가 이어졌다.“네 아이의 엄마가 이런 대우를 받았다는 걸 알면 사람들이 네 아이를 비웃지 않을 거라 생각해?”그러나 소원이 대답 대신 터뜨린 것은 거침없는 웃음이었다.“하하하하하...!”그 웃음소리는 광기 어린 울림이었고 방민아는 본능적으로 오싹한 기분에 휩싸였다.“웃지 마! 이 미친 여자야, 네 웃음소리 소름 끼친다고!”방민아가 소리쳤지만 소원은 웃음을 멈추지 않고 그녀를 보며 물었다.“방민아, 당신 말이 너무 우스워서 그래. 내가 부끄러워야 한다고? 당신은 가해자이고 나는 피해자인데 왜 피해자가 부끄러워해야 하지?”소원은 단호한 목소리로 이어갔다.“내가 왜 부끄러워야 하지? 내 아들이 왜 부끄러워야 하지?”목소리는 점점 더 단단해졌다.“내가 맞고 약을 먹고 힘을 잃었던 게 부끄러운 일이야? 내가 힘이 부족하고 권력이 없으며 당신들처럼 배경이 좋지 않은 게 내 잘못이야? 그래서 내가 당신들에게 괴롭힘을 당해야 하고 모욕을 받아야 하는 거야?”소원은 이를 악물며 외쳤다.“정말로 부끄러워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잘 생각해 봐. 당신들이 그렇게 잘 보관하던 영상... 그 조회 수가 얼마인지 알아?”잠시 숨을 고른 뒤, 소원이 단호하게 말했다.“1억! 조회 수가 1억이야!”그녀는 비웃음을 머금고 말했다.“1억 명의 네티즌에게 판단을 맡겨보자고. 누가 부끄러워야 하는지. 사람들이 공정하게 답을 줄 거야.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해두겠는데 설령 이번에도 운명이 나를 돕지 않는다 해도 나는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아. 부끄러운 건 내가 아니라 병든 세상이니까.”소원은 한 마디 한 마디를 또렷이 발음하며 덧붙였다.“그리고 내 아들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64화

    방민아의 초조한 기색은 고스란히 소원의 눈에 들어왔다.소원은 미소를 지으며 차분히 말했다.“방민아, 육경한이 미쳤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미친 사람이야. 나 같은 미친 사람이 있는데 굳이 다른 사람이 미칠 필요가 있을까?”“경한 씨가 네가 이런 짓을 하는 걸 가만둘 리 없어.”방민아는 육경한이 그녀를 방치할 리 없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만약 가만히 둔다면 그것은 곧 미친 짓이나 다름없으니 말이다.소원은 웃으며 대답했다.“그 사람이 날 막든 말든 내가 뭘 하든 그건 내 마음이야. 아무도 날 막을 순 없어.”“너 진짜 미쳤구나?”이 순간 방민아는 소원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깨달았다.자신이 진짜 위험한 사람을 건드렸다는 사실에 서늘한 공포가 몰려왔다.이 여자는 자신을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내가 왜 이렇게 오래 당신이랑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아?”소원이 갑자기 방민아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맑은 눈으로 그녀를 응시했다.“뭘 하려고 하는 거야?”방민아는 그녀의 눈빛에 소름이 돋으며 뒷걸음질 쳤다.이 여자가 또 무슨 충격적인 일을 벌일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저기 누가 있는지 봐.”소원이 멀리 경찰차가 멈춘 곳을 가리켰다.고개를 돌려 본 방민아의 시선에 방민기가 손이 뒤로 묶인 채 경찰차에서 내리고 있는게 보였다.“오빠...!”그녀는 입을 틀어막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속삭였다.‘어떻게 이런 일이...’그녀는 고개를 돌려 소원을 노려보며 물었다.“너 그날 밤 영상을 경찰에 넘긴 거야?”‘그럴 리 없어. 그 영상의 원본은 경한 씨가 직접 아빠한테 건네주며 파기했다고 하지 않았나?’방현수는 직접 나서서 육경한과 협상하며 이번 사건이 크게 번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조건으로 방씨 가문과의 과거 은혜 관계를 정리하고 완전히 남남이 되기로 했다고 했었다.방씨 가문이 미우 그룹으로부터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은혜는 육경한을 평생 얽매는 무기가 될 수 있었다.방현수가 그렇게 한 이유도 단순히 방민아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63화

    방민아는 경호원의 말을 듣고 폭발하려던 감정을 가까스로 진정시켰다.그렇다. 자신이 이런 여자의 몇 마디 말에 흔들릴 필요가 없었다.예전의 방민아라면 절대 이런 식으로 자제력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난 멍청하고 생각 없는 사람들과 달라. 계속 이미지를 망칠 순 없어.’그녀는 이내 다시 평정심을 되찾고 부드럽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소원 씨, 두고 봐요. 소원 씨도 곧 이 안에 들어가서 어떤 기분인지 느껴보게 해줄 테니까.”소원은 웃으며 물었다.“그 전에 소송은 다 끝났어요? 그렇게 대단하면 민아 씨 일부터 해결하지 그래요?”방민아는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다.“내가 무슨 소송에 얽혀 있다는 거예요? 이번 일은 나랑 아무 상관없어요. 이미 누군가 대신 책임졌으니까 소원 씨도 날 함부로 모함할 생각은 하지 마요.”소원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정말 아무 상관도 없다고요? 그럼 밤에 잠은 잘 와요? 지난 세월 동안 민아 씨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망쳐놓았는지 생각해 보면서도요?”순간 방민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소원은 그녀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난 당신이 저지른 모든 악행을 하나하나 찾아내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당신의 가식적인 얼굴을 벗겨낼 거야.”그 순간 방민아는 자신도 모르게 소원에게 완전히 기세가 눌렸음을 깨달았다.하여 어쩔 수 없이 계속 물러서기만 했다.“이걸로 끝났다고 생각하겠지? 이제 안심하고 잘 수 있을 것 같아?”소원은 천천히 방민아에게 다가갔다.그녀가 한 걸음 다가갈 때마다 방민아는 한 걸음씩 뒷걸음질 쳤다.“방민아, 당신도 알다시피 난 몸이 좋지 않지만 죽기 전에 한 가지는 할 수 있어. 그건 바로 당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제대로 된 벌을 받게 만드는 거야.당신은 절대 내 아이를 건드렸어서는 안 됐어. 내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를 건드렸으니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방민아의 관자놀이에서 식은땀이 흘렀다.소원이 왜 이렇게 무서운지 이해할 수 없었다.죽음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