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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촤락.

홀에 있던 장막이 서서히 열렸다.

뒤에는 티 없이 맑은 유리 벽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안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소원은 꼬박 하루 동안 실종된 서현재를 보게 되었다.

그는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는데 길고 굵은 쇠사슬에 묶인 상태였다.

입고 있던 옷은 구타로 인해 갈기갈기 찢어졌고 빨갛게 물든 채로 몸에 걸려 있었다. 다리는 너무 맞은 탓에 무릎과 발목은 뼈가 보일 지경이었다.

지금도 너무 처참한데 린치는 끝나지 않았다.

옆에 러닝을 입은 보디가드가 손에 든 쇠사슬을 휘두르고 있었다.

철썩.

한번 휘두를 때마다 고막이 아플 정도로 큰 소리가 났다.

소원은 머리가 윙 했다. 마치 이 세상에 가학적인 그 소리만 남은 것 같았다.

“육경한...”

입술이 떨려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 버벅거렸다.

“육경한, 제발 풀어줘. 현재랑 아무 상관 없는 일이라니까... 제발 풀어줘.”

소원이 육경한의 소매를 잡고 몸무게를 전부 악마 같은 그에게 실으며 울부짖었다.

“풀어줘... 풀어줘. 육경한, 풀어주라고.”

소원은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목은 어느새 갈라져 있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애원했다.

육경한의 표정은 여전히 차갑기만 했다. 소원이 애원해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소원아. 내가 전에 너무 잘해줬어. 너도 이제 강해져야지.”

육경한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 웃음이 어딘가 음침하면서도 섬뜩했다.

“후회한다고 해서 회개할 기회가 주어지는 건 아니야. 세상에는 용서할 수 없는 배신도 있어.”

소원의 눈동자가 요동치더니 얼굴이 일그러졌다.

육경한은 마치 사악한 뱀처럼 치명적인 독이 발린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이게 진짜 육경한이었다.

재판 현장에서 사람에게 칭송받던 육경한의 모습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육경한, 네가 뭔데 사람을 때려. 너 이거 범죄야. 너...”

“하하하.”

소원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육경한이 웃음을 터트렸다.

“소원아, 정말 귀여울 정도로 순진하네.”

육경한은 소원이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품에 꼭 끌어안았다. 차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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