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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소원은 그 순간, 몸서리가 쳐지는 기분을 느꼈다.

자신에게는 끔찍한 악마였던 육경한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대단한 선인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황당하고 터무니없었다.

그렇게 소원은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발이 걸려 소리가 났고 그 소리에 육경한의 눈빛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소원은 본능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고 귀에는 윙윙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 심지어 재판장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법정 안을 빠져나와 복도에 있는 기둥을 붙잡고 천천히 주저앉았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심장이 터져 나갈 것만 같았다.

마치 모든 것이 뒤집혀 버린 듯한 충격을 느꼈다.

‘육경한이 다른 사람들 눈에 착한 사람으로 비친다고? 말도 안 돼! 이렇게 터무니없는 일이 어딨어!’

육경한이 자신에게 한 짓들을 생각할수록 소원의 분노와 공포는 극에 달했다.

그는 소원을 모욕했고 그녀를 불러다 배가 나온 사업가들과 함께하도록 강요했으며 때로는 여러 명과 함께하도록 했다.

그뿐만 아니라 육경한은 소원의 뺨을 때리고 바다로 뛰어들어 고기밥이 되라고 협박했으며 그녀가 병으로 몸이 망가졌을 때조차도 가혹하게 대했다.

너무나도 많은 끔찍한 기억들이 떠올랐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좋은 사람'이었던 그가 소원에게는 악마였고 지옥이었다.

그녀에게 있어 육경한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했다는 사실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저 어둠에 물든 이 세상에서 소원은 육경한이 더더욱 잔혹하게 보일 뿐이었다.

소원은 몰랐지만 그녀가 떠난 그 5년 동안 육경한은 다른 사람들 눈에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고 그렇게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집착은 뼛속 깊이 박혀 있었고 소원과 관련된 일에서는 결코 정상적이지 못했다.

육경한은 소원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도, 소원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소원이 그런 기미를 보일 때마다 육경한은 세상을 파괴하고 자신과 그녀를 함께 묻어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결국, 세상에는 진정한 의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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