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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인생역전의 모든 챕터: 챕터 331 - 챕터 340

836 챕터

제331화

순간적으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곽도훈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말했다.“이 새끼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단순히 최서준에게 수치심만 줄 생각이었던 곽도훈은 최서준이 더 한 말로 맞받아칠 거라곤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순식간에 자신을 자격 없는 병신으로 만들어 버린 것도 모자라 오윤정에게 헤어지라는 소리까지 할 줄이야.이런 수모를 당하고도 바보처럼 가만히 있을 곽도훈이 아니었다. 최서준의 발언은 곽도훈의 분노 버튼을 눌러버리기엔 충분했다.곽도훈의 표정을 확인한 오윤정이 재빨리 입을 열어 제지했다.“됐어, 그만해.”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최서준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저희 사촌 언니한테 들은 거로는, 경매 때문에 여기 경주까지 오셨다던데. 맞죠?”“틀린 말은 아니네요.”최서준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홍도 언니의 말이 맞다면 내일 경매에는 천영꽃과 백년혈삼이 올라올 것이다.“이 새끼가 어디서 주제넘게, 너 따위가 우리 경매에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곽도훈이 냉소를 지으며 비아냥거렸다.“내가 진짜 잔인한 현실 하나 알려줄까? 내일 경매는 가고 싶다고 아무나 갈 수 있는 데가 아니야. 초대장이 있어야 한다고, 이 멍청아.”“초대장이요?”곽도훈의 말에 최서준의 미간이 좁혀졌다. 초대장에 관한 일은 홍도 누나에게서 들은 정보가 없었으니 말이다.그런 최서준의 반응에 자신감을 얻은 곽도훈이 한층 더 건방진 태도로 말했다.“그 초대장, 나한텐 있거든. 지금 나한테 무릎 꿇고 절 한 번만 하면 데리고 가 줄 수도 있는데, 어때?”“절이라면 그쪽부터 해보시죠?”최서준이 곽도훈을 싸늘하게 노려보며 말했다.“너 이 자식….”“됐어, 도훈아. 그만해. 내 체면도 생각해야지.”오윤정이 곽도훈의 말을 끊으며 두 사람의 싸움을 말렸다.그녀는 최서준에게로 시선을 돌려 입을 열었다.“초대장은 제가 어떻게든 해볼게요. 대신 저랑 어디 좀 갔다 오시죠?”“좋죠.”최서준이 간단하게 대답했다.오윤정도 더는 말을 얹지 않고 곧바로 최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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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홍기준은 자신에게 안겨 오는 여자의 허리에 팔을 두른 채 실눈으로 최서준을 흘겨보며 물었다.“이쪽은… 누구?”홍기준은 최서준에게 딱히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자신을 보고도 예를 갖춰 인사를 올리지 않는 게 영 거슬렸을 뿐이었다.“도련님, 이쪽은 최서준이라고 제 사촌 언니의 친구 되는 사람입니다. 긴히 부탁드릴 게 있어서 찾아왔습니다.”오윤정은 다급하게 해명하며 최서준에게 필사적으로 눈치를 주었다. 상황파악 좀 하고 처신 똑바로 하라는 무언의 압박이 담긴 눈빛이었다.그럼에도 최서준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그저 자신을 바라보는 홍기준을 향해 무미건조하게 고개만 까딱할 뿐이었다.이런 미친!이 자식 진짜 미친 게 분명하다.최서준의 그런 태도에 주위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 아무 말도 못 하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들은 곧바로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홍기준이 최서준을 어떻게 손 볼지 기대하고 있었다.최대한 눈치를 주던 오윤정은 최서준의 태도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곽도훈은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고소한 마음에 박장대소 중이었다.멍청한 놈!‘넌 홍기준이 나처럼 만만해 보이지? 두고 봐, 큰코다치는 게 누굴지.’역시나, 홍기준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더니 가볍게 냉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부탁할 게 있다 그랬나? 뭔데, 말해봐.”“도련님, 이분이 내일 있을 경매에 참여하고 싶다고 하셔서요. 초대장 한 장만… 주실 수 있을까 해서 찾아왔습니다…”오윤정은 자신이 내뱉고 있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후회 중이었다.최서준이 이 정도로 눈치가 없고 사회성이 떨어질 걸 진작부터 알고 있었더라면 죽어도 최서준을 여기까지 데리고 오는 일은 없었을 것이었다.지금 상황으로 봐선 초대장은 고사하고 홍기준의 손에 죽지만 않아도 감지덕지해야 했다.홍기준은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재밌어서 웃음이 나오는 건지, 아니면 처음 보는 건방진 태도에 짜증이 난 건지는 홍기준 본인도 알 수 없었다.“초대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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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뒤이어 고급스러운 비단옷을 걸친 중년의 남자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몇십 명의 건장한 남자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왔다.경주시에서 제일 큰 권력을 가진 사람, 로얄 노래방 사장 홍만세였다.홍만세의 등장에 모두가 헛숨을 들이쉬었다.잔뜩 흥분한 채 들어온 아버지를 발견한 홍기준은 구세주라도 발견한 듯한 표정으로 최서준을 가리키며 말했다.“아버지, 저놈이에요. 저놈이 감히 겁도 없이 저한테 손찌검을 했다고요...”홍만세는 실눈을 가늘게 뜬 채 아들의 손가락이 향하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려 보이지만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최서준의 모습에 홍만세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귀하께선 누구신지요? 왜 제 아들에게 손찌검을 하신 겁니까?”“맞을 짓을 했으니까요.”최서준은 고고하게 자리에 앉아 덤덤하게 답했다.홍만세가 성격 좋은 대인배였어도 최서준의 대답이었다면 화가 날 만한 상황이었다.“그래, 그래. 좋아. 정말 건방지기 짝이 없는 놈이구나. 네가 못 받은 가정교육, 그거 내가 오늘 제대로 해주지.”이해한다는 듯 긍정적인 감탄사만 세 번을 뱉은 홍만세는 순식간에 목소리를 차갑게 내리깔더니 입을 열었다.“타잔, 이 X끼 팔 한쪽만 잘라서 쫓아내!”“쿵!”곧이어 홍만세의 등 뒤에서 키만 2m는 족히 되어 보이는 장정 한 명이 등장했다. 철탑처럼 우뚝 솟아 있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는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땅이 울리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의 낯빛이 하나둘 굳기 시작했다.장정의 이름이 타잔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듯싶었다.누가 사람은 이름 따라간다고 그랬던가. 장정은 영화에서 보던 타잔처럼 서 있는 것만으로도 알 수 없는 엄청난 위압감을 풍기고 있었다.그 밖에도, 타잔에 대해 더 말하자면 그는 홍만세의 부하 중 가장 강한 수하였다. 그의 손에 죽은 목숨만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홍기준은 더할 나위 없이 큰 기쁨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팔 한쪽이 잘려 고통에 몸부림치는 최서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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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하지만 노인이 발을 내디딜 때마다 바닥에 생기는 변화를 발견한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귀신이라도 본 듯 놀란 표정을 지었다.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닥에는 1㎝ 정도 되어 보이는 깊은 발자국이 찍혔다.세상에!이건 딱딱하기 그지없는 대리석 바닥이거늘!노인이 걸어 들어오는 것을 발견한 홍만세가 다급히 앞으로 가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손 대가님, 수고 많으십니다.”손 대가라고 하는 사람은 오랜 세월 무인으로 지내온 사람으로서 젊은 시절 누군가에게 쫓기다 우연히 홍만세의 도움을 받아 겨우 목숨을 부지했던 사람이었다. 그 보답으로 손 대가는 상처가 아문 뒤에도 홍만세의 곁에 머물며 조용히 그들을 지켜주는 뒷배가 되었다.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홍만세는 손 대가의 실력을 단 한 번도 어딘가에 노출 시킨 적이 없었다. 하지만 최서준을 상대하기 위해 오랜 세월 꽁꽁 숨겨왔던 손 대가의 정체를 노출 시킨 것이다.손 대가는 홍만세의 인사에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최서준을 바라보았다.그 순간, 모두가 측은한 눈빛으로 최서준을 바라보았다.진짜 고수가 등장했다.최서준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다.바닥을 가볍게 내딛는 것만으로도 저런 깊은 발자국을 남기는 사람이니, 바닥이 아닌 인간의 몸 위로 올라서는 순간 피로 토네이도를 만들 게 분명했다.상상만으로도 도파민이 돌아 흥분이 된 홍기준은 당장이라도 환호성을 내뱉고 싶었다.홍만세 역시 옆에서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모두가 보는 앞에서 손 대가가 최서준을 손 봐줄 때가 왔다.그 순간이었다. 최서준과 눈이 마주친 손 대가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었다.“혹… 혹시 남양시에서 온 최 씨 되십니까?”“네, 그렇습니다.”태연하게 뒷짐을 지고 서 있던 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의 대답을 들은 손 대가의 몸이 심하게 흠칫 떨리더니 고개를 돌려 홍만세를 바라보며 말했다.“홍 선생님, 미안하지만 이 일에선 손 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자세히 들어보면 손 대가의 목소리는 잔뜩 겁에 질려 심하게 떨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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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최... 최 대가님, 오해... 오해입니다…”바닥에 꿇어앉은 홍만세는 너무 놀란 나머지 식은땀을 흘리며 넋 나간 사람처럼 그 자리에서 주절거렸다.최서준에 관한 소문이라면 홍만세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절대 이 사람에게는 밉보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다짐했었던 홍만세였다.홍만세도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이 최서준일 것이라고는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최서준이 친히 자신의 구역까지 찾아온 것도 모자라 최서준의 심기를 건드린 사람이 다름 아닌 자기 아들이라는 것까지.홍만세의 행동에 그 상황을 바라보고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 눈만 껌뻑였다.홍기준이 입을 열려던 그 순간, 홍만세의 살기 가득한 눈빛이 홍기준의 입을 막았다.“오해요?”최서준은 한쪽 입꼬리를 끌어올려 비웃음 섞인 말투로 말했다.“방금 제 팔 하나 자르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홍 선생님? 그래놓고 인제 와서 갑자기 오해라고요?”홍만세는 자신이 지금 당장 최서준에게 마땅한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최서준이 자신들에게 어떤 짓을 벌일지 감히 예측할 수 없었다.홍만세는 이를 악문 채 말했다.“최 대가님, 제 아들놈이 눈이 어두워 사람을 잘못 봐도 한참 잘못 봤습니다. 다 이 아비가 잘못 가르친 탓입니다. 저를 죽이시든, 능지처참하시든 다 달게 받겠습니다.”“제발 제 아들놈만은 살려주십시오, 최 대가님.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이긴 하지만 여태껏 사람으로서 몹쓸 짓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놈입니다.”홍만세의 진심 어린 언행은 그 어느 곳도 트집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간절했다.“아버지...”홍만세를 보는 홍기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자신을 살리기 위해 무릎까지 꿇은 아버지를 바라보는 홍기준의 표정에는 후회의 감정이 가득 서려 있었다.자신의 아버지가 최서준의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까지 바닥에 박아가며 사죄하는 것을 본 홍기준은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을 건드렸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그럼 알아서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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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최서준이 입을 열었다.“저 대신 두 물건의 행방만 알아 와주시면 됩니다. 하나는 백년혈삼, 또 하나는 천영꽃입니다.”일전, 홍도 누나가 천영꽃과 백년혈삼과 관련된 정보가 경주시에서 들렸다는 말을 해주긴 했지만, 구체적인 정보는 그녀도 잘 모르는 듯했다.하지만 홍만세라면 경주시의 터줏대감으로서 관련 정보를 얻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 일 것이다.최서준의 말에 잠시 흠칫한 홍만세가 물었다.“최 대가님도 백년혈삼 때문에 여기까지 오신 겁니까?”“그 물건의 행방을 알고 계십니까?”홍만세의 말에 최서준의 눈빛이 반짝였다.홍만세는 저도 모르게 옆에 있던 손 대가와 짧게 시선을 주고받은 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최 대가님께서 찾으시는 그 백년혈삼은 내일 경주시에서 열릴 약재 경매에 등장할 겁니다. 오전 10시, 장소는 고전약방입니다.”“고전약방이요?”최서준이 미간을 좁히며 되물었다.“네, 틀림없습니다.”홍만세가 계속 말을 이었다.“고전약방은 우리 경주시 약재 시장의 우두머리 같은 존재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곳의 주인은 구백호라고 하는 인물로, 경주시에선 약재의 왕이라고 불리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 밑으로 전문 약초꾼들만 몇천 명은 족히 될 겁니다. 약초만 캐는 게 아니라 사람 목숨도 캐더군요. 경주시 약재 시장은 그 사람이 독점했다고 볼 수 있죠.”최서준이 알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홍만세는 무어라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모양이었다.“무슨 말이 하고 싶으신 겁니까?”최서준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최 대가님, 만약 최 대가님께서 얻으려고 하시는 게 백년혈삼이라면... 정말 쉽지 않으실 겁니다.”홍만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백년혈삼에 관한 정보는 이미 퍼질 대로 다 퍼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경주시의 문벌들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모든 무인이 그 백년혈삼을 갖기 위해 다들 혈안이 되어있을 겁니다.”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손 대가도 덩달아 입을 열었다.“홍 선생 말이 맞습니다. 백년혈삼은 무인들 공력을 키우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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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홍만세의 말에 손 대가의 표정 역시 굳어졌다. 그는 곧이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지요. 김씨 가문이라면 경주시에서 알아주는 무인 가문이잖습니까. 저 같은 건 손바닥 내려보듯 다 간파하는 신적인 존재이니까요. 소문에 의하면 김씨 가문 큰 어른이 무술 종사라고는 하던데, 그런 김씨 가문이 손을 쓰기 시작하면 제아무리 최 대가님이라고 해도 빈손으로 돌아가셔야 할 겁니다.”“어찌 됐든 이건 우리한테는 기회입니다. 최 대가님께서 정말 듣던 대로 대단한 인물이기를 바라야겠죠.”홍만세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한편, 남양시 나인원 크라운 별장으로 도착한 주하은과 김지유가 차에서 내렸다.“지유야, 여기가 바로 최서준 씨가 사는 곳이야.”주하은은 미소를 머금은 채 김지유에게 말했다.김지유는 고개를 들어 복잡한 표정으로 자신의 눈앞에 있는 남양시에서 제일 고급스러운 저택을 바라보았다.과거의 기억들이 다시 떠오르며 김지유의 머릿속을 채웠다.최서준을 처음 만난 날, 최서준은 혼인신고서를 들고 직접 그녀의 집 앞까지 찾아갔더랬다.이 결혼 자체에 반감을 보이던 김지유였기에 말 한마디 한마디에 최서준을 무시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던 기억이 있다.뒤늦게 할아버지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하던 김지유는 최우빈에게서 ‘천재 의사’ 가 있다는 말만 전해 듣고 눈앞에 있는 이 별장까지 왔었던 기억도 여전했다.반윤정과 함께 이곳까지 오던 중 또 한 번 최서준을 마주쳤었다. 그게 두 사람의 두 번째 만남이었다. 최서준의 입에서 이 저택이 자신의 소유라는 말이 나왔음에도 김지유는 죽어도 그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었다. 오히려 쓸데없이 허세만 부린다며 실컷 비웃었다.지금 돌이켜보니 김지유는 자신이 정말 멍청하게만 느껴졌다.왜 진작에 최서준의 말을 믿으려 들지 않았을까? 진작에 믿었더라면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일도 없었을 테고 최서준과도 일찍 알고 지냈을 터였다.여기까지 달려오며 김지유는 진심으로 최서준을 다시 한번 만나고 싶었다. 최서준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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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김지유의 말에 허란희가 깜짝 놀라 몸을 흠칫 떨었다. 그녀는 다급하게 김지유의 왼쪽 소매를 걷어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왼쪽 손목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팥알 정도 크기의 모반이 보였다.곧이어 허란희는 김지유를 품에 꼭 끌어안고 벅차오르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지유야, 정말 너구나, 정말 너야...”그 아이가 맞았어!허란희가 김지유를 못 알아볼 리 없었다.강가의 있던 나무통에 담겨 버려져 있던 김지유를 발견하고 데려왔던 게 바로 허란희였으니까. 김지유의 손목에 있는 모반을 제일 처음 확인 한 사람 역시 허란희였다.“란희 이모, 죄송해요. 여태껏 이모를 찾으려는 노력조차 안 했어요... 저 진짜 한심하죠...”“울지 마, 아가. 이모는 잘 지내고 있었어. 이렇게 지유도 오랜만에 만나고, 이모 너무 기쁘다.”두 사람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뒤늦게 따라 들어온 주하은과 진미연까지 눈시울이 붉어졌다.최아현의 경호를 맡고 있던 홍도가 아래층의 소란에 이끌려 2층에서 걸어 내려오며 물었다.“무슨 일이에요?”홍도의 질문에 정신을 차린 허란희가 김지유를 품에서 떼어내 촉촉한 눈망울로 지유를 바라보며 말했다.“지유야, 얼... 얼른 여섯째 언니도 봐야지. 너희... 너희 언니 죽기 전에 얼굴은 봐야지.”허란희의 말에 김지유는 다급하게 몸을 일으켜 위층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곧이어 홍도에 의해 제지당했지만 그런 홍도를 바라보며 허란희가 말했다.“홍도야, 쟤 아현이 여동생이야. 들어가서 얼굴이라도 볼 수 있게 해줘. 이게 마지막 만남일지도 모르는데...”말을 꺼낸 허란희가 또다시 눈물을 훔쳤다.허란희의 말에 홍도가 자리를 내어주자 다급하게 위층으로 달려간 김지유는 드디어 최아현이 있는 곳의 방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었다. 방 안에는 최아현이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있었다.침대 위에 누워있는 최아현은 마치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평온하게 누워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오직 가녀린 그녀의 숨소리만이 그녀가 아직 죽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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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맞아.”“도담이 혼자 너무 많은 걸 짊어졌어. 내가... 내가 도와주고 싶어, 이제.”“게다가 여섯째 언니가 저렇게 아픈데, 여동생으로서 책임은 져야지.”굳은 결심을 한 듯한 표정의 김지유가 말했다.주하은이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지금 경주시는 엄청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들었어. 그렇게 큰 곳에서 최서준 씨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판에 가서 뭘 어쩌겠다는 건데?”“게다가 여자 혼자 가서 무슨 위험한 일이라도 생기면, 그땐 또 어떡하려고?”주하은의 말에 김지유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나도 알아, 그... 그러니까 네 팔찌 좀 빌리겠다는 거잖아.”“걱정하지 마, 아무것도 안 건드리고 돌아오는 대로 바로 돌려줄 테니까.”김지유가 간절한 표정으로 애원했다.주하은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목에 감긴 3개의 구슬만 남아버린 팔찌를 바라보았다. 어딘가 망설이는 듯한 기색이 보였다.그 팔찌는 최서준이 주하은에게 준 생일선물로 주하은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목숨까지 구해줬던 아주 소중한 팔찌였다.그런 팔찌였기에 그 아무에게도 주고 싶지 않았다.주하은의 행동으로 대충 눈치를 챈 김지유가 체념한 듯 웃으며 말했다.“싫으면 됐어, 굳이 안 줘도 돼.”김지유가 포기하고 돌아서려던 그 순간이었다.“지유야, 잠깐만.”주하은이 갑자기 그녀를 불러세웠다. 가볍게 이를 악문 주하은이 자신의 손목에 감겨있던 팔찌를 빼더니 김지유의 손에 쥐여주었다.“너... 이거.. 너 가져.”“고마워, 하은아. 이건 우리만의 비밀로 해줄래? 절대 란희 이모한테는 얘기하지 말아줘. 내가 도담이 찾으러 가는 거 알면 분명 또 걱정하실 거야.”김지유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주하은에게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올렸다.“그 정도는 나도 알아. 너야말로 조심히 가.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 무슨 일 없어도 연락 자주 해줘야 해. 알겠지?”주하은은 여러 번이나 당부하며 김지유에게 손을 흔들었다.주하은의 당부에 김지유가 빠르게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김지유가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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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휴대전화를 꺼내든 변태남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더니 대충 알아들을 수도 없는 말을 몇 마디 내뱉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박해 보이는 중년의 여자가 입에 담배 한 대를 물고 나타났다.변태남은 그 중년의 여인에게 귓속말로 작게 무어라 속삭이며 수시로 손가락을 들어 멀리 있는 김지유를 가리켰다.둘의 실랑이가 한바탕 벌어지는가 싶더니 중년의 여인은 변태남으로부터 20만 원 가량의 돈을 건네받았다. 돈을 건네받은 중년의 여인은 그제야 담배를 비벼 끄고는 김지유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자리에 앉아 멍하니 찐빵을 우걱우걱 씹고 있던 김지유의 뒤로 누군가가 다가와 어깨를 툭툭 치는 인기척이 느껴졌다.낯선 인기척에 김지유가 뒤를 돌아보았다. 돌아본 곳에는 한 중년의 여인이 싱글벙글 웃으며 김지유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어머, 얘. 너 설화네 연이 아니니?”“죄송한데, 사람 잘못 보신 것 같습니다.”김지유가 미간을 좁히며 대답했다.“아닌데, 그럴 리가 없는데? 분명히 내가 너 어디서 봤는데, 네 이름 서지연 아니니?”중년의 여인이 낮게 속삭이며 물었다.“죄송하지만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제 성씨부터 서씨가 아니라서요.”중년 여인의 끈질긴 질문에 김지유가 성가신 듯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거짓말하지 마, 내가 그걸 어떻게 믿니? 신분증이라도 내밀어 보든가.”중년 여인은 끝까지 제 뜻을 굽히지 않았다.김지유는 끓어오르는 화를 간신히 참으며 가방에서 신분증을 꺼내 중년 여인에게 내밀어 보여주고는 도로 집어넣으며 물었다.“이제 됐어요?”짝!그 순간, 중년의 여인은 힘껏 김지유의 뺨을 내리치며 분노에 가득 찬듯한 목소리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이런 빌어먹을 년이, 내가 오늘 너 가만두나 봐라!”“이게 지금 무슨 짓이에요?”순식간에 뺨을 얻어맞은 김지유는 얼얼한 뺨을 붙잡고 잔뜩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그 여인을 바라보았다.하지만 그 순간, 중년의 여인에게서 또 한 번의 싸대기가 날아와 김지유의 얼굴에 내리꽂혔다. 얼마나 세게 때렸던 건지 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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