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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Chapter 461 - Chapter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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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1화

“오빠, 나 믿어줘. 한 번만 내 말을 들어줘!”강서희는 울음을 터뜨리며 그의 뒷모습에 대고 애원했다.진영숙과 노부인도 조바심이 났다.“엄마!”강서희는 끌려가면서도 진영숙을 애타게 불렸다.이번에 들어가면 조사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것을 그녀도 직감하고 있었다.강이한이 직접 형사들을 데리고 집으로 왔다는 것은 그의 의지를 표명하고 있었다.아마 그는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강서희를 감옥에 보내려고 할 것이다.강서희의 얼굴에 깊은 절망이 깃들었다.진영숙과 노부인도 하얗게 질린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 중에 반응이 가장 격한 사람은 왕숙이었다.“아가씨! 우리 아가씨를 어디로 데려가는 거예요? 그거 다 제가 했어요! 모든 건 제가 했다고요!”왕숙은 달려가며 강서희의 옷깃을 잡았지만 형사가 달려들어 그녀를 떼어냈다.왕숙은 그대로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았다.강서희가 울며 소리쳤다.“나 억울해! 오빠, 내가 한 거 진짜 아니야! 한 번만 내 말을 들어줘. 엄마!”그녀는 미친 사람처럼 발버둥쳤지만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형사들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손목에 차가운 수갑이 채워진 순간, 강서희는 절망했다.왕숙이 달려오다가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아가씨!”왕숙은 미친 사람처럼 애타게 강서희를 불렀다.진영숙과 노부인도 밖으로 나왔다. 강서희는 그들을 바라보며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던 절망을 느꼈다.‘안 돼! 이대로 끌려갈 수는 없어!’이곳은 그녀에게 유일하게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 집이었다.“엄마, 할머니!”그녀는 미친 사람처럼 차에서 내리려고 발버둥쳤다.점점 조여오는 불안감이 그녀를 미치게 만들었다.강이한은 한 번도 이런 식으로 그녀를 대한 적이 없었다. 전에는 그녀가 울기만 하면 주저 없이 그녀의 편에 서주던 사람이었다.하지만 오늘은 완전히 바뀌었다.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 강서희는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잔인함은 상상을 초월했다.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이다.그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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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이 비서.”“네, 대표님.”“왜 화장을 선택했대?”그녀가 지난 생과 같은 고통을 겪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지난 생에서 이곳은 완전히 불에 탔고 이유영은 구조되었지만 중도 화상으로 병원에 실려갔다가 끝내는 깨어나지 못했다.그때 그녀는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그 기억들이 지금의 강이한을 더 숨막히게 했다.이시욱은 긴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말했다.“대표님, 다 지나간 일이에요.”그는 이유영의 마지막을 더 이상 그에게 말해주고 싶지 않았다. 알면 알수록 고통만 더해질 뿐이었다.“나서원 좀 불러줘.”강이한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시욱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지금 그가 알고 있는 일을 강이한에게 말하지 않아도 그는 끝까지 파헤칠 기세였다.“대표님, 사실은….”“말해!”그가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이시욱은 움찔하며 고개를 숙이고 입을 열었다.“사실 이유영 씨는 구조되었을 때 숨이 붙어 있었습니다.”강이한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이시욱은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한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사망했어요. 정국진 회장과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침통한 이시욱의 얼굴을 보고 강이한은 숨이 멎을 것 같았다.이시욱은 가늘게 떨고 있는 상사를 보며 말을 이었다.“게다가 돌아가실 때 이유영 씨는….”그는 차마 말하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었다.그때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일개 비서인 자신마저도 그런데 강이한은 얼마나 충격을 받을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계속해.”강이한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재촉했다.살아 있을 때도 뜨거운 것을 싫어하던 여자였는데 얼마나 아팠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두 번의 삶을 경과하면서 이유영이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 강이한은 자결하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이시욱은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돌아가실 때 이유영 씨는 임신한 상태였다고 합니다.”강이한은 세상이 무너지는 소리를 듣는 것 같았다.‘유영아… 그리고 우리 아이까지!’털썩 하는 소리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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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먹구름이 가시고 밝은 햇살이 다시 대지를 비추었지만 강이한의 마음까지 비춰주지는 못했다.그 시각, 홍문동.강이하는 공허한 얼굴로 거실에 앉아 있고 그의 앞에는 심각한 얼굴을 한 한지음이 앉아 있었다.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둘의 결혼식은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이유영이 그토록 비참하게 세상을 떠날 줄을 누가 알았을까?한지음도 이유영을 증오하고 그녀가 고통스럽기를 희망했지만 정말로 죽일 생각은 없었다.단지 자신이 가져야 할 모든 것을 가져간 이유영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이유영이 평생 감옥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한지음이 바라는 것이었다.하지만 정작 그녀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한지음은 별로 기쁘지 않았다.“아줌마한테 짐 정리 부탁할 거야. 네가 살 곳은 따로 마련했어. 이곳은 네가 있기에 적절하지 않아.”강이한이 무거운 침묵을 깨고 말했다.모두의 접촉을 거부하는 싸늘한 목소리에 한지음은 어깨가 흠칫 떨렸다.예전이었다면 이유영 때문에 그러느냐고 불쌍한 척이라도 했겠지만 오늘은 그럴 수 없었다.사람이 죽었는데 굳이 이곳을 차지하고 있어도 알아줄 사람이 없었다.“알았어요.”그녀는 강서희처럼 비굴하게 매달리지 않고 담담히 현실을 받아들였다.강이한은 약간 의외라는 듯이 고개를 들었다가 담배를 입에 물었다.그는 자옥한 연기를 통해 한지음을 바라보며 물었다.“강서희가 한 일, 너도 참여했니?”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지음은 가슴이 철렁하며 저도 모르게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강서희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간병인을 통해 전해 들은 바가 있었다. 그랬기에 저도 모르게 겁이 났다.감옥에서 남은 생을 받아들이는 일은 그 누구라도 두려운 일이었다.“아니요!”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한지음이 대답했다.강이한은 더 이상 질문하지 않고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이한 오빠.”남자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한지음은 처량한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이미 그에게서 온기를 나눠 받으며 그녀의 마음 속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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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지음아.”“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이제 나에게 남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그녀는 고독이라는 표현으로 그와 공감을 이끌어내고 싶었다.강이한은 대답 없이 현관을 나섰다.잠시 후, 간병인이 짐 정리를 마치고 내려왔다.“아가씨, 가시죠.”간병인은 한지음의 처지를 동정했다. 젊은 나이에 시력을 잃고 약혼도 깨지게 되었으니 얼마나 절망적일까?한지음은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머금었다.그 미소가 그녀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더 안타깝게 했다.그녀의 인생을 책임진다던 강이한을 제외하고 그녀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인생은 길고 단지 책임감만으로 한 남자의 옆에서 일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도 불쌍한데 그것마저 변고가 생긴 것이다.“겨우 이곳 환경에 적응했는데 또 옮겨야 하네요.”한지음이 쓸쓸한 목소리로 말했다.시력을 잃은 그녀가 환경에 적응하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또 새로운 환경으로 가서 그곳 생활에 적응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한지음은 공허한 표정으로 홍문동을 나섰다.그녀가 나가자마자 집사는 강이한의 연락을 받았다. 모든 것을 이유영이 떠나기 전으로 돌려놓으라는 지시와 함께 한지음의 흔적을 모두 지우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빨리 움직여!”집사는 일사분란하게 고용인들을 지휘했다.한지음이 이곳에 온 뒤로 강이한은 의도적으로 이유영의 물건들을 창고에 처박았었다.하지만 어쩐 이유인지 그것을 버리라는 명령은 내리지 않았다.그들은 창고를 정리하며 물건을 버리지 않은 게 다행이라며 안도의 숨을 쉬었다.홍문동에 이런 변고가 생길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진실은 밝혀졌는데 이유영은 이제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한편, 한지음은 차를 타고 이동하며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이어폰으로 전화를 받았기에 간병인과 다른 사람들은 상대가 그녀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듣지 못했다.다만 한지음에게서 싸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을 느꼈다.한참이 지난 후, 그녀는 싸늘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알겠어요.”누군지는 몰라도 한지음이 상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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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그 말을 들은 이시욱은 당황한 얼굴로 상사를 바라보았다.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던 결과였다. 조형욱은 한지음에게 굉장히 친절하게 굴었고 이번 사건이 완전히 한지음과 무관하다는 증거도 없었다.강서희가 혼자서 이런 짓을 벌였다는 것도 잘 납득이 되지 않았다.강이한이 왜 강서희에게만 벌을 내리고 한지음은 내버려 두었는지, 아무도 그의 의도를 알지 못했다.한지음을 홍문동에서 내보내는 것 이외에 강이한은 그녀에게 어떤 추궁도 하지 않았다.증거가 부족해서일까?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강이한의 신변에 오래 있은 이시욱마저도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대표님, 어디 가십니까?”이시욱이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강이한은 어느새 외투를 챙기고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이시욱의 부름에 그는 잠깐 걸음을 멈추었다.며칠 전에 비해 많이 야윈 그의 뒷모습을 보며 이시욱은 한숨을 내쉬었다.강이한은 눈을 질끈 감고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이유영의 사람들과 박연준의 사람들을 방해하지 마.”지현우의 필적 감정은 그가 이시욱을 시켜 결과를 조작한 것이었고 박연준의 직원들도 적지 않게 그들의 방해를 받고 있었다.하지만 그 말 한 마디로 모든 인원이 철수하게 될 것이다.이시욱은 충격 어린 얼굴로 상사를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대표님….”대체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 걸까?지현우와 박연준의 사람들이 진실을 밝혀낸다면 세강은 속절없이 무너지게 될 것이다.강이한은 이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고 최악의 경우 실형을 살게 될 수도 있었다.하지만 가늘게 떨고 있는 상사의 어깨를 보자 이시욱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것은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의 모습이었다.그가 이유영을 오해했기 때문에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을 망가뜨렸고 그녀를 구치소에 보내고 말았다.10년을 함께한 정 때문에 흔들린 적은 있었지만 그녀 역시 그들의 10년 때문에 괴로웠을 것이다.이유영은 생전에 계속해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증거를 찾고 있었고 강이한은 계속해서 그 증거들을 모두 파멸시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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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강이한이 오히려 먼저 입을 열었다.“이정.”“네, 도련님.”“무덤을 옮길 준비를 하지.”“네?”이정은 묻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이유영의 무덤을 강이한이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하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강이한은 무덤 앞에 놓여있는 이유영의 사진을 만졌고 비바람 때문인지 눈물 때문인지 구분이 가지는 않았지만, 얼굴이 흠뻑 젖어있었다.“유영이를 그녀의 고향인 청하에 묻어줘야지.”강이한은 청하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유영이 멀고 먼 파리의 땅에 묻혀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이정은 강이한의 평온하게 내뱉은 말 한마디에서 그가 얼마나 자기의 아내인 이유영과 아이를 사랑하고 아끼는지 느껴져서 덩달아 감동했다.‘유영 씨를 청하로 데려가려고 파리로 온 거였네.’그녀는 강이한의 결정이 많은 반대와 방해를 받을 건지 알고 있었지만, 입밖으로 꺼내지 않고 간결하게 답했다.“네, 준비하겠습니다.”강이한은 단지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 별다른 의도는 없었기에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필요도, 동의를 받을 필요도 없었다.강이한은 평소 모든 일에 이성적인 사람이었다.하지만 그의 주변 사람들은 강이한이 아내의 죽음에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지금은 애써 이성적인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라는 것을 알았다.이유영의 죽음 이후, 강이한은 마지막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사명을 가지고 모든 뒷일을 처리했고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정국진은 강이한이 무덤을 옮기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제지하려고 달려왔다.그의 말투는 유난히 차가웠다.“유영이한테 왜 그러는 거야? 편안하게 보내주면 안 돼?”강이한은 이유영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정국진을 제대로 쳐다볼 용기가 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전생에는 이유영에게만 악행을 저질렀다고 해도 이번 생에서는 박연준, 정유라 등 그녀의 주변 사람들도 가만두지 않았으니까 말이다.강이한은 정국진의 날카로운 말투에도 담담하게 답했다.“유영이는 외로운 걸 두려워해요.”“틀렸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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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강이한은 손을 미친 듯이 떨면서 이유영의 심장박동을 느끼려고 유골함을 꽉 안아봤지만,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고 차갑기만 했다.“유영아...”작은 유골함을 꼭 껴안은 강이한의 심장은 질식할 정도로 아팠다.강이한은 불이 나기 전에 모든 기억이 떠올랐다면 비극을 막을 수도 있고 이렇게 허망하게 이유영을 떠나보내지 않았을 것 같아 자꾸만 하늘이 원망스러워졌다.‘왜 이제야 기억이 떠오르게 한 거죠? 왜 저한테 또 이런 고통을 주시는 거죠?’이제는 너무 늦었고 비참한 결과를 바꿀 수도 없었다.강이한은 유골함을 오랫동안 껴안고 있다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집으로 가자.”...와인 농장.정국진이 방으로 들어왔을 때 마침 의사가 이유영에게 약을 바꿔주고 있었다.그녀의 팔과 목에는 한눈에 보일 정도로 많은 흉터들이 있었지만 다행히도 얼굴에는 약간의 상처만 있었다.이유영은 이틀 동안 많은 고통을 겪었다.그녀는 의사가 소염제를 묻힌 솜으로 상처 부위를 닦아내자, 아프고 쓰라린지 참지 못하고 소리를 냈다.“헉!”다시 태어난 이후 더욱 강인해졌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흰 가운을 입은 남자는 그녀를 한 번 보고는 상냥한 말투로 말했다.“미안하지만 조금 아플 거예요, 우리 잘 참아봐요.”“음.”이유영은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았다.그리고 다음 순간, 의사는 지혈 솜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입술이 터져서 피나요.”이유영은 처음으로 눈앞의 남자에게 시선을 줬고 그를 훑어보았다.“감사합니다.”지혈 솜을 받아 입에 물었지만 통증을 완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소도윤은 파리 최고의 화상 전문의였고 그에게 치료받으면 성형수술로 회복할 확률이 높다고 소문이 자자했다.그는 장사에는 관심이 없어 금융학을 배우기를 원하는 아버지의 바램에도 의학을 선택했고 지금 파리에는 20여 개의 병원을 소유하고 있었다.하지만 평소 성격이 괴팍하고 방문진료도 하지 않던 그가 와인 농장까지 와서 이유영을 치료해주는 건 외삼촌의 정국진이 얼마나 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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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이유영은 말을 하면서도 자기가 가소롭다고 생각했다.“배 속의 아이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 고통은 감당해야죠.”그녀는 말을 마치고 나서 무거운 화제로 인해 소도윤의 표정이 굳어지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얘기를 하지 않았다.배 속의 아이를 좋아하고 사랑하더라도 강이한의 피가 섞였기에 결국 지울 수밖에 없었다.그냥 지금 자기 배 속에 있는 한 달, 일주일, 단 하루라도 아이가 고생을 적게 하도록 보호해 주고 싶을 뿐이었다. 소도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세상에는 일을 해결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자기를 힘든 방향으로 내모는 선택은 하지 말기를 바랄게요.”이유영의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해결 방식이 있다는 소도윤의 말만 맴돌았다.‘아이를 지우는 것 빼고 또 무슨 방식이 있는 걸까?’두 사람은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았고 소도윤도 묵묵히 그녀를 치료해 줬다.이유영도 생각에 잠겨 통증을 느끼지 못했고 더 이상 끙끙거리지도 않았다.... 치료가 끝나자, 소도윤은 이유영에게 몇 마디 당부한 후 몸을 돌려 방을 나섰고 옆에 있던 간호사도 서둘러 물건을 정리하고 따라나섰다.이유영은 문밖에서 정국진과 소도윤이 한참 얘기를 나누다 소도윤이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떠나는 것을 보고는 스르륵 잠이 들었다.방에 들어온 정국진은 잠이 든 이유영을 조용히 바라보았다.사고 이후 와인 농장에 온 이유영은 몸이 더 허약해져서인지 계속 잠만 잤고 며칠 사이에 몸이 많이 말랐어도 기품은 꺾이지 않았다.“외숙모가 너 먹으라고 담백한 수프를 끓였어, 의사도 네가 영양에만 더 신경 쓰면 빨리 회복할 거라고 했어.”이유영은 잠결에 정국진의 말을 듣고 마음이 울컥했다.“외삼촌.”그녀는 며칠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있느라고 정국진을 자세히 볼 수 없었다. 이유영은 강이한때문에 구치소에 끌려갔을 때도 나타나지 않았던 정국진이 왜 이번 사고에서 그녀를 구해주고 청하까지 가서 그녀를 데리고 왔는지 알지 못했다.정국진은 이유영을 바라보며 예리하게 물었다.“그때 사고로 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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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이유영은 이번 화재로 인해 불을 두려워하게 되었다.하지만 그녀가 더욱 두려워진 건 아무리 운명을 바꾸려고 몸부림을 쳐도 바꿀 수 없는 슬픈 현실이었다.“이번 일로 너한테 정말 실망했어!”정국진은 화가 났는지 말이 끝나고 나서 몸을 돌려 방을 나가버렸다.실망이라는 두 글자가 이유영의 명치를 세게 내리쳤다.그녀는 한동안 충격에 빠져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얼마 뒤, 외숙모인 임소미가 수프를 들고 들어왔지만, 이유영은 입이 붙어버린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임소미가 이유영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회복이 빠르지.”“외숙모.”임소미는 지금 정씨 가문의 별장이 아닌 와인 농장에서 살고 있다.‘유미의 약혼자가 나 때문에 사고를 당했는데도 원망은커녕 날 보살펴 주다니!’이유영은 임소미의 생각을 읽으려고 노력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임소미는 수프 한 숟가락을 떠서 이유영에게 건네주었다.“마셔봐.”“외숙모?”이유영은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차마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그리고 임소미의 피곤한 모습과 슬픈 눈빛에서 정유미의 일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 상황에서 왜 아직도 외삼촌과 외숙모는...?’“유영아, 일이 가끔은 네 생각과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어, 지금은 다른 생각하지 말고 치료에만 집중해.”“외숙모, 유미는...”임소미는 이유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화를 냈다.“더 이상 얘기하지 마!”이유영은 갑작스러운 임소미의 반응에 놀랐지만, 그녀는 금방 평정심을 찾았다.“...”이유영은 함께 지낸 3개월 동안 줄곧 온화하던 임소미가 자기 때문에 화났다고 생각했다.그도 그럴 것이 강이한이 이유영에 대한 복수만 아니었더라면 정유미의 약혼자인 심하준이 죽을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이유영은 미안한 마음에 임소미에게 사과했다.“죄송해요.”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어색하게 변했고 임소미는 대답 대신 이유영에게 또다시 수프를 한 숟가락 떠서 건넸다.이유영은 주변 사람들에게 누를 끼치고 나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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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이유영은 자기밖에 남지 않았다는 임소미의 말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그녀는 문득 정유라한테도 무슨 일이 생겼다는 생각에 동공이 커지면서 얼굴색도 더욱 핏기 없이 창백해졌다....강이한은 유골함을 갖고 청하로 돌아왔다.이정은 그가 청하로 돌아온 후, 유골함을 적절한 장소에 묻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홍문동으로 가지고 왔다.사람이 사는 집안에 유골함을 둔다는 건 생각만 해도 끔직한 일이었다.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온 진영숙은 식탁 오른쪽에 유골함을 놓고 밥을 먹고 있는 강이한을 보고는 숨이 넘어갈 뻔했다.“미친 거야?”진영숙은 이유영이 살아있을 때도 자기 아들을 힘들게 하다가 죽어서까지도 괴롭힌다는 생각에 식탁에 놓여있는 유골함을 엎지르려고 했다.하지만 강이한은 그녀의 손목을 잡으면서 차갑고도 날카로운 말투로 말했다.“유영이가 살아있을 때도 손찌검을 하시더니 그녀의 유골함에까지 손을 대려고요?”진영숙은 강이한의 차가운 시선에 순간 멍해졌다.이유영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던 중에 이런 일이 생기면서 죽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진영숙은 강이한의 강렬하고 차가운 눈빛에도 불구하고 입을 열었다.“이한아, 그 애는 이미 죽었잖아. 산 사람은 살아야지, 안 그래?”그녀는 아직도 이유영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산 송장처럼 지내는 강이한이 안타까웠다.강이한은 진영숙의 손목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풀면서 말했다.“유영이가 저한테 시집오고부터 그동안 쭉 괴롭히셨잖아요, 죽었으면 놔줄 때도 됐잖아요, 왜 계속 이러시는 거예요?”“...”그의 말에 진영숙의 얼굴은 창백해졌다.강이한의 직설적인 말은 그 어떤 비난보다도 그녀의 마음을 후벼팠다.“이한아, 엄마는 다...”“그만해요!”강이한은 아무 얘기도 듣고 싶지 않은지 진영숙의 말을 끊어버렸다.진영숙은 아들이 유골함을 곁에 두고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서 화는 사그라들고 가슴이 미어질 듯 아프기만 했다.세상에 어떤 엄마가 자기 아들이 이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겠는가.“유영이가 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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