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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이유영은 말을 하면서도 자기가 가소롭다고 생각했다.

“배 속의 아이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 고통은 감당해야죠.”

그녀는 말을 마치고 나서 무거운 화제로 인해 소도윤의 표정이 굳어지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얘기를 하지 않았다.

배 속의 아이를 좋아하고 사랑하더라도 강이한의 피가 섞였기에 결국 지울 수밖에 없었다.

그냥 지금 자기 배 속에 있는 한 달, 일주일, 단 하루라도 아이가 고생을 적게 하도록 보호해 주고 싶을 뿐이었다.

소도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세상에는 일을 해결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자기를 힘든 방향으로 내모는 선택은 하지 말기를 바랄게요.”

이유영의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해결 방식이 있다는 소도윤의 말만 맴돌았다.

‘아이를 지우는 것 빼고 또 무슨 방식이 있는 걸까?’

두 사람은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았고 소도윤도 묵묵히 그녀를 치료해 줬다.

이유영도 생각에 잠겨 통증을 느끼지 못했고 더 이상 끙끙거리지도 않았다.

...

치료가 끝나자, 소도윤은 이유영에게 몇 마디 당부한 후 몸을 돌려 방을 나섰고 옆에 있던 간호사도 서둘러 물건을 정리하고 따라나섰다.

이유영은 문밖에서 정국진과 소도윤이 한참 얘기를 나누다 소도윤이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떠나는 것을 보고는 스르륵 잠이 들었다.

방에 들어온 정국진은 잠이 든 이유영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사고 이후 와인 농장에 온 이유영은 몸이 더 허약해져서인지 계속 잠만 잤고 며칠 사이에 몸이 많이 말랐어도 기품은 꺾이지 않았다.

“외숙모가 너 먹으라고 담백한 수프를 끓였어, 의사도 네가 영양에만 더 신경 쓰면 빨리 회복할 거라고 했어.”

이유영은 잠결에 정국진의 말을 듣고 마음이 울컥했다.

“외삼촌.”

그녀는 며칠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있느라고 정국진을 자세히 볼 수 없었다.

이유영은 강이한때문에 구치소에 끌려갔을 때도 나타나지 않았던 정국진이 왜 이번 사고에서 그녀를 구해주고 청하까지 가서 그녀를 데리고 왔는지 알지 못했다.

정국진은 이유영을 바라보며 예리하게 물었다.

“그때 사고로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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