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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이유영은 이번 화재로 인해 불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가 더욱 두려워진 건 아무리 운명을 바꾸려고 몸부림을 쳐도 바꿀 수 없는 슬픈 현실이었다.

“이번 일로 너한테 정말 실망했어!”

정국진은 화가 났는지 말이 끝나고 나서 몸을 돌려 방을 나가버렸다.

실망이라는 두 글자가 이유영의 명치를 세게 내리쳤다.

그녀는 한동안 충격에 빠져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얼마 뒤, 외숙모인 임소미가 수프를 들고 들어왔지만, 이유영은 입이 붙어버린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임소미가 이유영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회복이 빠르지.”

“외숙모.”

임소미는 지금 정씨 가문의 별장이 아닌 와인 농장에서 살고 있다.

‘유미의 약혼자가 나 때문에 사고를 당했는데도 원망은커녕 날 보살펴 주다니!’

이유영은 임소미의 생각을 읽으려고 노력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임소미는 수프 한 숟가락을 떠서 이유영에게 건네주었다.

“마셔봐.”

“외숙모?”

이유영은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차마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그리고 임소미의 피곤한 모습과 슬픈 눈빛에서 정유미의 일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상황에서 왜 아직도 외삼촌과 외숙모는...?’

“유영아, 일이 가끔은 네 생각과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어, 지금은 다른 생각하지 말고 치료에만 집중해.”

“외숙모, 유미는...”

임소미는 이유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화를 냈다.

“더 이상 얘기하지 마!”

이유영은 갑작스러운 임소미의 반응에 놀랐지만, 그녀는 금방 평정심을 찾았다.

“...”

이유영은 함께 지낸 3개월 동안 줄곧 온화하던 임소미가 자기 때문에 화났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강이한이 이유영에 대한 복수만 아니었더라면 정유미의 약혼자인 심하준이 죽을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유영은 미안한 마음에 임소미에게 사과했다.

“죄송해요.”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어색하게 변했고 임소미는 대답 대신 이유영에게 또다시 수프를 한 숟가락 떠서 건넸다.

이유영은 주변 사람들에게 누를 끼치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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