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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먹구름이 가시고 밝은 햇살이 다시 대지를 비추었지만 강이한의 마음까지 비춰주지는 못했다.

그 시각, 홍문동.

강이하는 공허한 얼굴로 거실에 앉아 있고 그의 앞에는 심각한 얼굴을 한 한지음이 앉아 있었다.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둘의 결혼식은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이유영이 그토록 비참하게 세상을 떠날 줄을 누가 알았을까?

한지음도 이유영을 증오하고 그녀가 고통스럽기를 희망했지만 정말로 죽일 생각은 없었다.

단지 자신이 가져야 할 모든 것을 가져간 이유영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이유영이 평생 감옥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한지음이 바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녀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한지음은 별로 기쁘지 않았다.

“아줌마한테 짐 정리 부탁할 거야. 네가 살 곳은 따로 마련했어. 이곳은 네가 있기에 적절하지 않아.”

강이한이 무거운 침묵을 깨고 말했다.

모두의 접촉을 거부하는 싸늘한 목소리에 한지음은 어깨가 흠칫 떨렸다.

예전이었다면 이유영 때문에 그러느냐고 불쌍한 척이라도 했겠지만 오늘은 그럴 수 없었다.

사람이 죽었는데 굳이 이곳을 차지하고 있어도 알아줄 사람이 없었다.

“알았어요.”

그녀는 강서희처럼 비굴하게 매달리지 않고 담담히 현실을 받아들였다.

강이한은 약간 의외라는 듯이 고개를 들었다가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는 자옥한 연기를 통해 한지음을 바라보며 물었다.

“강서희가 한 일, 너도 참여했니?”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지음은 가슴이 철렁하며 저도 모르게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강서희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간병인을 통해 전해 들은 바가 있었다. 그랬기에 저도 모르게 겁이 났다.

감옥에서 남은 생을 받아들이는 일은 그 누구라도 두려운 일이었다.

“아니요!”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한지음이 대답했다.

강이한은 더 이상 질문하지 않고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한 오빠.”

남자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한지음은 처량한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이미 그에게서 온기를 나눠 받으며 그녀의 마음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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