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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지음아.”

“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이제 나에게 남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녀는 고독이라는 표현으로 그와 공감을 이끌어내고 싶었다.

강이한은 대답 없이 현관을 나섰다.

잠시 후, 간병인이 짐 정리를 마치고 내려왔다.

“아가씨, 가시죠.”

간병인은 한지음의 처지를 동정했다. 젊은 나이에 시력을 잃고 약혼도 깨지게 되었으니 얼마나 절망적일까?

한지음은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 미소가 그녀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더 안타깝게 했다.

그녀의 인생을 책임진다던 강이한을 제외하고 그녀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인생은 길고 단지 책임감만으로 한 남자의 옆에서 일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도 불쌍한데 그것마저 변고가 생긴 것이다.

“겨우 이곳 환경에 적응했는데 또 옮겨야 하네요.”

한지음이 쓸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력을 잃은 그녀가 환경에 적응하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또 새로운 환경으로 가서 그곳 생활에 적응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한지음은 공허한 표정으로 홍문동을 나섰다.

그녀가 나가자마자 집사는 강이한의 연락을 받았다. 모든 것을 이유영이 떠나기 전으로 돌려놓으라는 지시와 함께 한지음의 흔적을 모두 지우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빨리 움직여!”

집사는 일사분란하게 고용인들을 지휘했다.

한지음이 이곳에 온 뒤로 강이한은 의도적으로 이유영의 물건들을 창고에 처박았었다.

하지만 어쩐 이유인지 그것을 버리라는 명령은 내리지 않았다.

그들은 창고를 정리하며 물건을 버리지 않은 게 다행이라며 안도의 숨을 쉬었다.

홍문동에 이런 변고가 생길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진실은 밝혀졌는데 이유영은 이제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한편, 한지음은 차를 타고 이동하며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이어폰으로 전화를 받았기에 간병인과 다른 사람들은 상대가 그녀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듣지 못했다.

다만 한지음에게서 싸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을 느꼈다.

한참이 지난 후, 그녀는 싸늘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겠어요.”

누군지는 몰라도 한지음이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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