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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후 전남편과 이혼의 모든 챕터: 챕터 441 - 챕터 450

997 챕터

제441화

의무실 직원과 루이스가 인상을 찌푸리고 이유영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루이스는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귓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모든 건 여기서 일단 나가고 다시 생각해요.”박연준이 청하 시를 떠났고 정국진이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은 강이한에게 더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그녀가 유일하게 도망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아이를 이용하는 것이었다.이유영도 그걸 모르지 않았다. 이번 생도 그렇고 지난 생도 그렇고 그녀는 사람을 이용하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자신의 핏줄이지 않은가!“루이스는 몰라요.”이유영은 담담한 눈빛으로 루이스를 바라보며 말했다.엄마로써 자신의 아이조차 지킬 수 없는 이런 상황은 이미 그녀에게 지옥과도 같았다.그런 상황에서 단지 처벌을 피하기 위해 아이를 이용할 수는 없었다.가장 중요한 건 이 아이를 이용해서 밖으로 나간다면 강이한에게도 소식이 갈 것은 불 보듯이 뻔했다. 그녀는 더 이상 미친 사람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가 아이를 이용해서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누가 알겠는가?그가 만약 그녀를 감방에 보내기로 결정했다면 아마 아이 때문에 생각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그렇다면 굳이 이 소식을 그에게 알릴 이유는 없었다.“하지만 회장님 쪽에 얘기도 해보지 않고….”루이스는 말끝을 흐렸지만 이유영은 그가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알고 있었다.외삼촌 쪽에는 아직도 연락이 닿지 않고 사람은 파리에 있으니 이쪽 상황을 신경 쓸 여유가 없을 것이다.하지만 아이를 이용하는 짓은 절대 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단호한 표정으로 의사를 바라보며 말했다.“절차 알려주세요.”루이스는 처음 보는 그녀의 단호하고 차가운 표정에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상황이 바뀌지 않을 거라는 것을 느꼈다.의사도 아까의 차가운 표정 대신, 안타까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대체 아이 아빠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으면 이런 상황에서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절차가 좀 복잡하긴 한데 꼭 필요하다면 제가 도와드릴 수는 있어요.”의사가 착잡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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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루이스는 따뜻한 물 한잔을 따라 이유영에게 건넸다.“이거라도 마셔요.”“고마워요.”이유영은 허망한 얼굴로 물컵을 입가로 가져갔다.분명 생수인데도 입맛이 썼다.한편, 세강 그룹.회사에 도착한 강이한은 홀로 사무실에 앉아 상념에 잠겼다. 이시욱이 서류를 들고 사무실을 찾아갔을 때, 짙은 담배연기에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대표님.”“시킨 일은 다 지시했지?”“네.”이시욱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또 물었다.“한지음 쪽은 잘 준비되고 있어?”“뭘 준비해야 하나요?”이시욱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그는 상사가 뭘 원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아까 차에서 그 전화를 받았을 때부터 강이한의 태도가 이상했다.그리고 곧이어 무슨 일이 있어도 이유영의 보석을 막으라는 지시가 내려졌다.한지음 쪽에 뭘 준비하라는 건지는 아무런 얘기도 없었다.강이한은 그제야 자신이 이유영에게만 신경 쓰다가 가장 지켜줘야 할 사람에게 소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손으로 짚으며 말했다.“이정수를 지음이 쪽으로 보내.”“대표님!”이시욱이 당황한 얼굴로 강이한을 바라보았다.이정수는 해외에 발령된 강이한의 심복이었고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면 절대 청하로 돌아오지 않을 사람이었다.세강 그룹이 흔들릴 때도 호출하지 않았던 사람을 한지음을 위해 부른다는 게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혹시 제가 모르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이시욱이 물었다.이정수까지 호출했다는 건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는 것을 설명했다.그제야 이시욱은 어쩌면 이유영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으려는 강이한의 행동이 그녀를 지키려 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잔소리 말고 티켓이나 보내!”남자는 짜증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이시욱은 다음 지시를 기다렸지만 더 이상의 지시는 없었다.‘뭔가 큰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임신한 조사 대상이 보석을 거절당하는 일은 거의 흔치 않았다.게다가 정국진도 연락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혹시 정국진마저 이유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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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루이스는 억울함을 가득 담은 그녀의 눈빛에서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했다.온 세상 사람들이 다 그녀에게 손가락질하더라도 그녀는 그녀의 길을 갈 것이다.강이한은 한지음과 강서희를 위해 그녀를 벼랑으로 몰더라도 그래서 평생 감옥에서 나갈 수 없더라도 그녀는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뭘 하시려는 겁니까? 제가 대신 처리하겠습니다.”루이스는 그녀의 질문에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았다.그녀는 현재 외부와 그 어떤 연락도 취할 수 없는 상태였다.루이스는 왜 여기에 있는 건지 이유영은 알 수 없었다.“지현호 씨에게 전화해서 전에 확보한 서류 대조 자세히 하라고 하세요.”“네.”“그리고 감정기관에 의뢰해서 필적도 자세히 대조하라고 해두고요.”장시간의 조사에 정신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였지만 그녀는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검찰 측에서 현재 확보한 증거를 계속 밀고 나간다면 스스로 조사를 할 것이다.강이한은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할 것이지만 그녀는 절대 굴복하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평생 감옥에 있는 일만은 피하고 싶었다.“알겠습니다.”루이스는 그녀의 단호한 얼굴을 보며 잠시나마 안도의 숨을 쉬었다.강이한이 경찰에 연락해서 보석 신청마저 보류하게 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녀가 희망을 잃을까 봐 걱정했지만 그래도 잘 추스르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루이스. 외삼촌 쪽에 무슨 상황인지 알아봐 줄 수 있나요?”계속 연락이 닿지 않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DNA 감정서가 공개된 뒤로 그녀와 외삼촌 사이도 이상하게 틀어진 것 같았다.하지만 정국진이 그 일로 그녀에게 등을 돌린 것 같지는 않았다.아니면 정유라 일 때문에 그녀를 멀리하기로 결정한 것일까? 하지만 정말 그렇다고 해도 이해할 수는 있었다. 정유라는 그의 소중한 딸이고 현재 상황을 들었을 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루이스는 굳은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회장님 쪽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그가 아는 정국진은 이렇게 오래 연락이 두절될 인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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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집사가 말했다.“한지음 씨는 많이 놀라셨는지 지금까지 방에서 나오지를 않네요.”그 말을 들은 강이한은 계단 입구를 올려다보았다.그의 주변의 살기가 한층 진해졌다.결국 그는 말없이 계단을 올라갔다.이시욱은 이정수의 귀국을 지시하던 상사를 떠올리며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비록 마음의 준비를 하고는 있었지만 하루 사이에 벌어진 일들을 생각하면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위층으로 올라가자 마침 한지음의 방에서 나오던 가정부가 그를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도련님, 드디어 오셨군요.”“상황은 어떻습니까?”“이한 오빠.”가정부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한지음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놀란 고양이처럼 잔뜩 겁에 질린 그 목소리에 강이한은 가슴이 저렸다.그는 가정부에게 먼저 내려가라고 눈짓한 뒤,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나 여기 있어.”남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며 차가운 그녀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그녀의 손에서 떨림이 느껴지자 남자의 눈빛에 살기가 스쳤다.“그 사람 도둑 아니었어요. 도둑은 절대 아니었어요.”한지음은 횡설수설하며 강이한의 손을 꽉 잡고 놓지 않았다.“알아. 내가 처리할게.”“다짜고짜 안으로 들어오자마자….”그 인간의 의도를 떠올린 듯, 한지음의 얼굴이 한층 더 창백하게 질렸다.강이한은 그녀의 손을 꽉 잡아주며 다독이듯이 말했다.“이제 괜찮아.”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지음은 와락 그의 품에 뛰어들었다.그 순간, 강이한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밀어내려 손을 뻗었다.하지만 현재 그들의 관계와 평생 책임지겠다고 했던 약속을 떠올리며 허공에서 손을 멈추었다. 결국 그는 힘없이 손을 내리고 한지음의 가녀린 허리를 끌어안았다.“내가 있으니 이제 괜찮아.”“오빠, 난 너무 무서워요. 앞이 보이지는 않지만 상대에게서 위험한 냄새를 느꼈어요.”진짜로 시력을 잃은 뒤로 그녀는 주변 환경에 굉장히 민감했다.그래서 위험이 닥친 순간에 더 두렵고 무기력함을 느꼈다.강이한은 그녀가 실명한 원인을 이유영의 탓으로 돌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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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그는 커피를 한모금 마신 뒤에 싸늘한 눈빛으로 이시욱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겠지?”“그럼요.”이시욱이 나간 뒤, 서재에 홀로 남은 강이한은 고민에 잠겼다.정국진은 완전히 이유영을 포기한 것일까?조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기분이 들었다.“이유영….”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그는 이혼한 뒤에 예전과 완전히 달라진 그녀의 모습을 떠올렸다.‘무슨 일이 있어도 당분간은 안에 얌전히 있기를 바랄게!’어느새 시간은 흘러 강서희의 생일날이 다가왔다.그 시간 동안 모두가 편안하게 보낸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꿈 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고 이유영은 지옥을 헤매고 있었다.진영숙은 강서희에게 실망했지만 생일 파티는 성대하게 준비하였다.화려하게 치장한 강서희의 방에 왕숙이 들어왔다.“아가씨, 도련님 오셨어요.”왕숙의 목소리에서 짙은 걱정이 담겨 있었다.고개를 돌린 강서희가 물었다.“아줌마, 무슨 일 있어?”왕숙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한지음 씨도 같이 왔더라고요.”그 말에 강서희의 동공이 흔들리더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머릿속에 홍문동에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걔가 여기를 왜 와?”한지음 얘기가 나오자 강서희는 좋았던 기분이 연기처럼 사라졌다.이유영이 들어오기 전에는 가족들의 애정을 듬뿍 받으며 파티를 즐겼고 이유영이 들어온 뒤로 불편함을 느껴서 겨우 쫓아보냈는데 한지음이 또 끼어들 줄이야!문제는 한지음은 이유영처럼 만만히 당하고 있을 상대가 아니라 오히려 괴롭히는 쪽이라는 게 문제였다.“아가씨.”“나 걔 얼굴 보고 싶지 않아.”강서희가 신경질적으로 말했다.한지음만 떠올리면 오빠를 빼앗겼다는 처참한 기분이 생생하게 느껴졌다.왕숙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위로했다.“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아가씨잖아요. 주인공이 파티에 참석하지 않으면 큰 사모님 얼굴이 뭐가 돼요.”“아줌마.”“현재는 도련님이 그 아가씨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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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오늘은 네가 주인공이니까 손님들 잘 접대해.”“응, 엄마.”강서희는 진영숙의 팔을 놓고 파티장을 돌아다니며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맨마지막에 심드렁한 얼굴로 강이한과 한지음에게로 다가갔다.강이한은 재벌가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한지음의 손을 잡고 있었다.행동 하나하나 배려하는 모습에 강서희는 질투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녀석, 안목 좋네. 하지만 이 아가씨의 처지가 좀 안타깝기는 하구나.”한 나이든 회장이 강이한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한지음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연민이 가득했다.오늘 현장에 도착한 사람들은 이유영과 한지음 사이에 있었던 불쾌한 일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지음을 그다지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강서희에게는 약간의 위로가 되었다.강이한은 그 회장의 말을 듣고 묵묵히 한지음의 어깨를 다독여주었다.“나 괜찮아요, 오빠.”“피곤하지 않아?”강이한이 부드럽게 물었다.“안 피곤해요.”둘이 함께 있는 화면은 한지음의 공허한 눈동자만 아니면 무척이나 어울렸다.강서희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다가갔다.“오빠.”강이한이 고개를 돌리자 강서희는 약간 긴장한 얼굴로 조심스럽게 그의 눈치를 살폈다.그래도 생일이라서 그런지 강이한은 더 이상 차가운 표정을 짓지 않고 있었다.“그래.”담담한 반응에도 강서희는 대범하게 다가가서 한지음의 팔짱을 꼈다.“지음 언니, 왔구나?”누가 봐도 친해 보이는 모습이었다.그녀는 한지음의 팔목에 낀 팔찌를 보고 짐짓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언니, 팔찌 거의 부러졌어.”“아까 부주의로 어디 부딪혔나 봐.”한지음은 조금 전에 강이한의 셔츠 단추에 팔찌가 걸린 적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강서희는 미소를 지으며 강이한에게 말했다.“오빠, 지음 언니 잠깐 빌릴게. 내 방에 액세서리 많아.”그 말을 들은 한지음은 본능적으로 강이한의 손을 꽉 잡았다.강서희와 단둘이 있으면 절대 좋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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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그 시각, 청하 구치소.이유영은 반복되는 조사를 마치고 구치소로 옮겨졌다.루이스는 늘 하던 대로 매일 그녀를 찾아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그날 밤, 독방에 옮겨진 이유영이 잠깐 휴식을 취하려는데 루이스가 찾아왔다.그의 표정은 사뭇 심각해 보였다.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그녀는 줄곧 지현우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서에서 제출한 증거는 이미 통과되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하지만 그녀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모든 희망을 지현우에게 걸었다.다만 루이스의 심각한 표정을 보고 일이 뒤틀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어때요? 결과는 나왔나요?”이유영의 질문에 루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그의 표정은 점점 심각해졌다.이유영도 그 모습을 보고 심장이 철렁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결과를 알 것 같았다.“지현우 실장님이 결과를 올려보냈는데 강이한 쪽에서 미리 알고 손을 쓴 것 같습니다.”그렇다는 건 감정결과가 그녀에게 불리하게 나왔다는 것을 의미했다.이유영은 처연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그 인간은 아마 내가 감옥에서 죽을 때까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군요.”‘하긴. 그렇게 오랜 시간과 정력을 들여서 준비했으니 당연히 그렇겠지.’그의 악랄함은 이미 정상 범위를 넘어섰다.“아직 재판이 시작되지 않았으니 기회가 있을 거예요. 지 실장님과 조 비서도 방법을 생각해 보고 있으니 대표님도 희망을 잃지 마세요.”루이스가 말했다.이유영은 눈을 질끈 감으며 울음을 삼켰다.한참이 지난 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의 얼굴에는 단호함과 처절함만 남았다.그녀는 싸늘한 목소리로 루이스에게 말했다.“지 실장에게 말해서 비밀리에 해외 기관에 감정을 맡기도록 하세요.”청하에서 아무리 조사를 해도 강이한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었다.“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텐데요.”“달리 방법이 없잖아요.”어쩌면 재판이 열리기 전까지 결과서를 받지 못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최종 재판에서 상황을 뒤집을 수만 있다면 나갈 수 있는 희망이 있었다.그녀는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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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한편, 강이한의 본가.한지음은 사람들이 다 보는 곳에서 강서희가 자신을 도발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귓가에 계속해서 강서희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내일 우리 오빠 다른 곳으로 보내. 내가 찾아갈 거야.”협박이 다분한 말투에 한지음도 분노가 치밀었다.“내가 왜 그렇게 해야 하지?”“한지음!”“나 곧 이한 오빠랑 약혼할 거야. 일주일 뒤면 너 나한테 새언니라고 불러야 한다고.”둘은 목소리를 깔고 대화를 나누었기에 사람들이 보기에는 사이가 무척 가까워 보였다.강서희는 일주일 뒤에 둘이 약혼한다는 얘기를 듣고 증오에 치가 떨렸다.“감히 내 말을 거부해?”“말했잖아. 너보다는 힘 있고 믿음직한 너희 오빠한테 기대는 것을 택했다고.”지난번에도 했던 말이었다.강주에 있을 때 강서희와 진영숙이 자신을 찾아와서 했던 말을 생각하면 한지음도 짜증이 치밀었다. 그때부터 그녀는 강이한을 빼고 아무도 자신을 평생 돌봐주지 않을 거라고 인식했다.이제 완전히 시력을 잃었으니 남은 생을 어떻게 살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했다. 그리고 고민한 결과는 바로 강이한에게 꼭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강서희와 했던 거래는 전부 중지하는 게 맞았다.잠시 후, 손목에서 묵직한 통증이 전해졌다.“윽!”한지음은 저도 모르게 강서희를 밀쳐냈다.악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모두의 시선이 둘에게로 쏠렸다.조금 전까지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이었으나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었다. 알게 모르게 그들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의 눈에는 한지음이 강서희를 밀친 것처럼 보였다.“아, 아파!”바닥에 쓰러진 강서희는 눈물을 글썽이며 한지음을 바라보고 있었다.한지음을 바라보던 사람들의 시선이 싸늘해졌다.물론 둘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다.이시욱이 놀라서 다가왔다.“한지음 씨?”“그게….”한지음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보이지는 않아도 자신을 바라보는 불쾌한 시선들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내가 뭘 잘못했지?’소리를 들은 진영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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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처음 사건이 터지고 이유영을 조사했을 때 나왔던 카드번호였다.그는 뭔가 잘못 본 거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카드를 빤히 쳐다보았다.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며 눈앞이 캄캄해졌다.그것은 한지음 납치 사건 때 납치범들을 매수한 돈이 빠져나간 카드였다.집사가 진영숙의 명을 듣고 방으로 찾아왔을 때, 강이한은 카드를 손에 쥐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도련님.”집사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에게 다가갔다.하지만 강이한은 모든 감각을 잃은 사람처럼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이 카드가 왜 여기에!’“도련님!”집사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강이한은 바람처럼 방을 뛰쳐나갔다.정원.강서희는 바들바들 떨며 진영숙에게 안겨 있었고 진영숙은 분노한 얼굴로 이시욱을 노려보고 있었다.“당장 얘 데리고 나가! 나가라고!”진영숙은 결국 참지 못하고 축객령을 내렸다.오늘은 무척 중요한 날이었고 초대한 사람들도 많은데 한지음 때문에 분위기를 망쳤다는 것에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었다.그나마 이성이 남아 있는 노부인이 손님들을 해산시켰다.손님들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을 느끼고 육속 정원을 빠져나갔다.이시욱은 강이한이 늦도록 나타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한지음에게로 다가갔다.“한지음 씨, 일단 홍문동으로 돌아가시죠?”사실 강이한이 한지음을 대동하고 파티에 나타난 이유는 이 자리를 빌어 한지음과 자신의 사이를 공개하기 위함이었다.아무도 이런 상황이 벌어질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한지음도 충격에 빠져 바들바들 떨었다. 항상 남을 속이고 골탕 먹이는 쪽이었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강서희에게 한방 먹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참 대담한 년이야. 들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나?’하지만 당하고만 있을 한지음이 아니었다. 그녀는 강서희가 있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희 네가 네 오빠 좋아하는 거 알아. 네 얕은 수로 날 네 오빠 옆에서 밀어내도 그 자리에 네가 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거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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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엄마.”강서희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진영숙을 불렀다.이시욱이 말했다.“한지음 씨, 이만 가시죠.”“가긴 어딜 가?”이때 계단 입구에서 강이한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혼란스럽던 현장이 갑자기 조용해졌다.그가 집사에게 눈짓하자 집사가 남은 손님들을 밖으로 안내했다.그 과정에서 강이한은 싸늘한 시선으로 현장을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재미난 구경거리가 생겼다고 지켜보던 손님들도 그에게서 느껴지는 위험한 기운을 보고 급급히 현장을 떠났다.손님들이 모두 떠나고 집안 사람들만 남게 되자 강이한은 살기가 가득 담긴 눈으로 강서희를 노려보았다.“엄마….”강서희가 어깨를 움찔하며 진영숙에게 달라붙었다.그녀는 현재까지도 강이한이 왜 자신을 그런 눈으로 보는지 이해하지 못했다.진영숙은 습관적으로 강서희의 어깨를 다독였다.“괜찮아, 엄마 여기 있잖아.”순간 강서희는 놀란 어린아이처럼 진영숙의 품을 파고들며 안정을 찾았다.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왕숙은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노부인에게 말했다.“피곤하실 텐데 이만 들어가서 쉬실까요?”“그래.”노부인은 안 그래도 엉망이 된 현장을 보고 짜증이 치밀었기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집으로 들어갔다.진영숙은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는 강이한을 보고 뭔가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강이한의 살기 번뜩이는 눈은 강서희를 잡아먹을 것처럼 쳐다보고 있었다.그 시각 현장에는 강서희와 진영숙, 한지음, 이시욱만 남아 있었다.집사를 비롯한 남은 고용인들은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강서희와 진영숙도 강이한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뒤늦게 느꼈고 시력을 잃은 한지음도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다.“오빠….”강이한이 진영숙의 앞으로 다가왔을 때, 강서희는 날카로운 그의 시선을 보고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왜 이러는 거니?”진영숙이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비록 강서희에게 불만이 많았지만 강이한의 상태를 보고 저도 모르게 강서희를 감싸안았다.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갑자기 손을 뻗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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