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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Chapter 421 - Chapter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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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서원그룹에서 나온 이유영은 바로 세강그룹으로 향했다. 조형욱은 병원으로 갔기에 다시 왔을 때 그녀를 막는 사람은 없었다.비서실 직원들은 온몸으로 냉기를 뿜는 그녀를 보고 아무도 감히 다가와서 말을 걸지 못했다.나중에 정윤아가 기를 쓰고 달려와서 막았지만 이유영은 그 자리에서 손을 들어 그녀의 귀뺨을 쳤다.다른 직원들은 그 모습을 보고 더 이상 말릴 생각을 하지 못했다.귀뺨을 맞은 정윤아가 씩씩거리며 그녀를 불러세웠다.“이유영 거기 서!”쾅!이유영은 앞에 거슬리는 의자를 발로 차서 쓰러뜨리고는 그대로 사무실 문을 걷어차고 들어갔다.강이한은 사무실에서 임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었다.우당탕 하는 소리에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이유영에게로 쏠렸다. 강이한은 다시 돌아온 그녀를 보고 굳은 얼굴로 임원들에게 말했다.“다들 나가 있어요.”“네, 대표님.”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분분히 사무실을 나갔다.이유영은 그들이 나가자마자 발로 문을 차서 닫아버렸다.그녀는 지금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서재욱에게서 박성하가 박연준에게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된 뒤로 치미는 화를 주체할 수 없었다.그녀는 강압적인 기운을 풍기며 남자에게 다가가서 그의 멱살을 잡았다.“강이한, 미쳐도 곱게 미쳐야지! 이건 너무 도덕성을 상실했다는 생각 안 해봤어?”“웃기네. 당신이 나한테 도덕을 논하다니.”남자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피식거리며 대꾸했다.이유영은 멱살을 잡은 손에 힘을 꽉 주었다.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이 사내의 목을 비틀어 죽이고 싶었다.“박성하 씨가 박 대표한테 중요한 사람인 걸 알고 있었지?”마음속으로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강이한은 박성하가 박연준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알면서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일부러 공사현장 사고를 계획하고 주도한 것이다.그리고 그의 목적은 이유영이 박연준의 신임을 철저히 잃어버리는 것이었다.“며칠 전까지도 당신 일이라면 무조건 돕겠다던 사람이었어. 그런데 지금 보니 어때? 이제 얼굴도 보기 싫어하지?”짝!이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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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이유영이 물었다.“대체 원하는 게 뭐야?”“말했잖아. 네가 한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라고. 널 지켜주는 사람을 죄다 잃게 될 거라고! 처음부터 정국진 믿고 한 짓이잖아?”“아껴주던 사람에게 당하는 기분은 어떨까? 정국진 그 인간 정말 보통내기가 아니야. 내 해외 사업을 적지 않게 건드렸더라고.”이유영은 오늘처럼 그의 얼굴을 보고 있기가 괴로운 적이 없었다.짝!그녀는 그대로 손을 들어 남자의 귀뺨을 때렸다.할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 저 인간의 목숨을 빼앗고 모든 것을 끝내고 싶었다.남자는 힘껏 그녀를 밀쳤고 가녀린 그녀는 그에게 떠밀려 책상에 옆구리를 부딪혔다.“강이한, 넌 사람도 아니야!”“정국진이 곧 널 죽을만큼 괴롭게 해줄 거야.”남자는 광기 어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유영의 두 눈에서도 증오의 불길이 치솟았다.“강이한, 나한테 약점 잡히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러지 않으면 나도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으니까!”“그리고 사람들이 다 너처럼 멍청한 줄 알아? 외삼촌은 결국 내 말을 믿게 될 거야.”말을 마친 이유영은 차갑게 뒤돌아섰다.도도하고 차가운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강이한은 손을 뻗어 허리를 부러뜨리고 싶었다.전에는 저런 모습도 좋았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었다.세강에서 나온 이유영은 옆구리에서 극심한 고통을 느끼며 차로 돌아갔다.그녀는 이마에 식은땀을 뚝뚝 흘리며 소은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은지야.”“유영아, 무슨 일 있는 거야?”수화기 너머로 소은지의 걱정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매번 그녀는 몸에 다급한 상황이 생길 때면 가장 먼저 소은지를 찾았다.이유영은 복부에서 전해지는 고통을 꾹 참으며 말했다.“걱정 마. 참을만해!”“내 앞에서는 강한 척 안 해도 된다니까!”“그럼! 우리 소 변호사님 앞에서는 거짓말도 못한다니까?”소은지는 법률을 공부한 변호사였기에 이유영이 지금 겪고 있는 사건이 얼마나 귀찮은 사건인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일단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유영은 감옥행을 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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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강이한!이유영은 끝없이 속으로 그 이름을 되뇌며 d이를 갈았다. 지난 생에 그녀의 목숨을 거두어 간 사람에게 이번 생도 무능하게 당하고 싶지 않았다.“유영아, 괜찮은 거지?”수화기 너머로 소은지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정국진이 거의 정유라 신변에서 떠나지 않는다는 것만 봐도 정유라의 상태가 얼마나 안 좋은지 예감할 수 있었다.하지만 이유영의 지금 상황도 딱히 좋다고 볼 수 없었다.아버지인 정국진이 딸을 먼저 신경 쓰는 건 당연한 거지만 소은지는 친구가 더 걱정이었다.이유영은 아랫배에서 묵직한 통증과 함께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나오는 것을 느끼며 핸드폰에 대고 말했다.“나 괜찮아. 다른 일 없으면 이만 끊을게.”말을 마친 그녀는 대답도 듣지 않고 먼저 전화를 끊어버렸다.아랫배에서 또 다시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그녀는 혹시 조금 전 강이한의 사무실에서 어딘가 잘못 부딪힌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조민정에게 전화를 걸었다.“대표님.”조민정은 최근 오로라 스튜디오에서 밤을 새우며 반박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민정 씨, 당장 이쪽으로 와봐요.”“무슨 일인데요?”“내 몸이 좀 이상해요!”이유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핸드폰에 대고 말했다.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의식을 잃어버렸다.탁!핸드폰은 그대로 차 안에 떨어졌고 조민정의 애타는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차 안에 전해지고 있었다.“대표님, 대표님?”그리고 뒤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도 들려왔다.그 시각, 강성건설.박연준은 사무실 소파에 앉아 줄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그의 앞에는 박 회장이 앉아 있었다.노인은 근엄한 얼굴로 그를 노려보다가 말했다.“당장 출국해!”박연준의 두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두 사람은 부자 사이라기보다는 원수 사이에 더 가까웠다.그들 사이에는 여느 부자에게서 보이는 가족의 정 따위는 더는 느껴지지 않았다.“연준아, 성하 일은 나도 유감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너까지 잃고 싶지는 않아!”박 회장은 박연준을 빤히 바라보며 정색해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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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그래도 능력은 인정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강이한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그녀에게는 대단한 외삼촌이 있었지만 이곳은 청하였다.“내 일에 상관하지 마세요!”박연준은 담배꽁초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나가려는 그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박 회장이 말했다.“연준아, 세강그룹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상대가 아니란다! 재벌가 사내들이 어떤 심성을 가졌는지 잘 알잖니. 그런데 강이한 옆에 10년이나 같이 있은 여자야. 네가 끼어들 수 있는 사이가 아니라고!”“현재는 둘이 뭔가 이유가 있어서 서로를 미워할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오해가 풀리면 어떨 것 같니?”쾅!박연준은 더 이상 듣기 싫다는 듯이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박 회장은 꾹 닫힌 문을 노려보다가 한숨을 쉬었다.“지훈아!”“네, 회장님.”구석진 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지훈이 박 회장에게 다가갔다.“봤지?”“네? 네….”“쟤 국내에 계속 남아 있다가는 큰일 나겠어.”“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지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박 회장은 사생활이 문란한 사람이었지만 이혼녀인 이유영을 절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이유영이 능력 있고 훌륭한 배경을 가졌다고 해도, 그녀에게 정국진이라는 외삼촌이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 가문의 며느리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박 회장은 진영숙과는 다르게 더 보수적인 사람이었다.이유영의 첫사랑은 강이한이었기에 예전에 아무리 꼴도 보기 싫어했지만 나중에 이유영의 배경을 알았을 때 진영숙은 둘이 잘 되기를 바랐다.하지만 박 회장은 아니었다.한편, 외부에서 이유영이 정국진의 조카가 아니라는 추문이 돌고 돌았지만 로열 글로벌 홍보팀에서는 이렇다 할 입장문을 내지 않고 있었다.세강그룹.강이한은 정국진의 동향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었다.정유라의 신변에 사고가 생기면서 정국진이 이유영을 공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정국진은 정유라의 신변을 떠나지 않고 지키는 것 이외에 아무런 실질적인 행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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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그 시각, 병원.이유영은 진한 소독약 냄새에 인상을 찌푸리며 잠에서 깼다.조민정이 병실에서 노트북을 놓고 일에 매진하고 있었다. 옆에는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순정동 가정부를 부르지 그랬어요.”이유영은 초췌해 보이는 조민정을 미안한 얼굴로 바라보며 말했다.조민정은 바로 서류를 내려놓고 웃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깨셨어요? 좀 어때요?”“아랫배가 많이 당기고 아프네요.”“지금 당장 의사 부를게요.”말을 마친 조민정은 다급히 병원을 나갔다.이유영은 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하며 인상을 찡그렸다.잠시 후, 의료진이 병실로 들어왔다.“이유영 대표님.”의사는 당연히 요즘 장안의 화제인 이유영을 알아보고 공손히 인사했다.“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그녀의 얼굴은 핏기 한 점 없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의사가 담담히 말했다.“임신하셨습니다.”충격적인 소식에 이유영은 순식간에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멍한 얼굴로 의사를 바라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의사가 뭐라고 계속 말하고 있었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조민정은 옆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을 주의 깊게 듣고 있었다.의료진이 나가고 병실에 둘만 남게 되자 이유영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조민정을 바라보았다.“이… 임신이라니!”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조민정은 담담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걱정 마세요. 일단은 병원 측에 이 일을 절대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해 두었고 비밀유지 계약도 썼어요.”조민정도 이유영의 정확한 생각을 알 수 없었기에 이게 최선의 조치였다. 그녀는 확실히 보좌관으로써 해야 할 일을 깔끔히 처리했다.이유영은 왜 조민정이 직접 옆을 지키며 순정동 사람들을 부르지 않았는지 그제야 이해했다.임신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았다.“고마워요.”이유영은 어지럼증을 느끼며 힘없이 말했다.눈을 감는 순간 지옥의 저 끝에서 강이한이 손짓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민정 씨.”“네, 대표님.”“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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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그녀는 더 이상 강이한과 엮이고 싶지 않았기에 잔인하긴 하지만 이 아이를 세상에 태어나게 할 수는 없었다.태어나도 비참한 운명일 것을 생각하면 아이 자체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그녀는 눈을 감으면 태어난 아이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고 현실적으로도 그녀는 아이를 낳아 키울 상황이 되지 못했다.그녀 본인조차 크리스탈 가든 비리 문제와 동교 건설 현장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어찌 아이의 미래를 생각할 수 있을까!“회장님 쪽에는 알리는 게 좋지 않을까요?”조민정이 그녀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조민정은 이유영이 지금 난감한 상황에 처해 의기소침해서 잘못된 선택을 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혹시라도 나중에 그녀가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정국진 얘기가 나오자 이유영은 처연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외삼촌 쪽에도 일단은 알리지 말아요.”이미 정유라 때문에 정신이 없을 것이다.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문제로 정국진을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이미 그렇게 많은 기사와 사고가 터졌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것을 보면 정국진이 뒤에서 손을 썼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동교 현장 반박 자료도 정국진의 인력들이 꼼꼼히 데이터를 확인했지만 강이한이 비열한 수를 썼기 때문에 결국에는 모든 증거가 그녀를 가리키고 있었다.“민정 씨.”“네, 대표님.”“나랑 강 대표는 이제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요.”“알죠.”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수많은 불쾌한 일들을 생각하면 그들이 다시 만나서 화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했다.“엄마가 내 자식한테 완전한 가정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사람들의 무시와 비난을 받게 만든다면… 그래서 아이가 불완전한 환경에서 자라게 할 수밖에 없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태어나지 않는 게 나아요.”이유영은 침통한 얼굴로 힘겹게 말했다.이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그녀와 강이한은 서로 엮일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그런 결과를 바라지 않았다.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아이 때문에 강이한과 타협하고 싶지도 않았다.그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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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과거에 이유영도 강이한을 꼭 닮은 아이를 낳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강이한의 미친 모습을 눈앞에서 봐버린 그녀는 좋은 엄마가 되어줄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그 미친 남자에게서 이 아이를 지켜줄 자신도 없었다.그 시각, 홍문동.식탁에 한지음과 강이한이 마주앉아 있었고 강이한은 통화 중이었다.그는 덤덤한 얼굴로 핸드폰에 대고 말했다.“정국진은 아직 그쪽에 신경 쓸 여유가 없을 거야. 그래. 그렇게 알고 준비해.”말을 마친 그는 차갑게 전화를 끊었다.정국진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한지음은 이유영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눈치챘다.속으로 통쾌하다고 느껴지는 동시에 조금 걱정도 되었다.강이한은 진짜로 잔인한 사람이었다.10년을 사랑했던 여자에게마저 이렇게 잔인할 수 있는 사람이니 다른 사람이면 오죽할까!그녀는 힘겹게 테이블을 더듬어 주스병을 입가로 가져갔다. 긴장을 풀기 위한 수단이었다.“주스 많이 마시면 이따가 밥을 못 먹잖아.”남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 조금 전 통화할 때의 싸늘함과는 전혀 다른 목소리였다.한지음은 애써 표정을 가다듬으며 주스병을 내려놓았다.그리고 젓가락을 더듬어 손에 쥐었다. 옆에 있던 간병인이 도와주려 다가왔지만 한지음은 스스로 할 수 있다며 단호히 말했다.“그냥 도움을 받아.”강이한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하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한지음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걸렸다.그 모습은 마치 천사처럼 아름다웠다.너무 순수해서 강이한의 마음이 안쓰러울 정도였다.‘저렇게 순수한 아이를 이유영은 어떻게!’한지음이 말했다.“평생 암흑 속에서 남의 도움만 받고 살 수는 없잖아요. 스스로 살 수 있는 법을 알아가야죠.”그 말은 강이한의 죄책감만 더 가중시켰다.강이한은 무언가가 가슴을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지금이야 이한 오빠가 옆에 있다지만 나중에 오빠가 내 옆에 없으면 어쨌든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잖아요. 평생을 너무 초라하고 비굴하게 살아가기는 싫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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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세강의 안주인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강이한은 평생이라는 단어를 뱉고 갑자기 갑갑함을 느꼈다.이유영에게 평생을 약속하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그들은 서로를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평생을 약속했었다.그런데 고작 10년이 지났을 뿐인데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될 줄을 누가 알았을까?“평생은 너무 무거워요. 지금이야 괜찮아 보이지만 어쨌든 난 시각 장애인이고 오빠는 대기업 수장이잖아요. 결국 난 오빠한테 짐만 될 거예요.”한지음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강이한은 짐이라는 소리에 다시 이성이 돌아왔다.‘젠장! 또 그 여자를 떠올려 버리다니!’“이한 오빠, 언니랑 화해해요. 난 오빠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지음아!”“진심이에요. 어쨌든 언니랑 오빠 사이에는 10년이라는 세월이 있잖아요.”그 말은 강이한의 분노만 더 가중시킬 뿐이었다.그는 10년 동안 자신이 온순하고 순진한 얼굴에 속아 본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수치스러웠다.할 수만 있다면 당장 이유영을 지옥으로 던져 버리고 싶었다.“지음아.”“네?”“약혼식 준비할 거야.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아.”“누구랑요?”“너랑 나.”한지음은 속으로 크나큰 희열을 느꼈다.하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오빠 이미지에 타격이 클 거예요. 언니랑 내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 없잖아요.”“내가 알아서 처리할 수 있어.”“하지만….”“내 말 듣고 그렇게 하자. 응?”강이한은 단호하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여전히 주저하는 한지음을 보며 그는 속으로 결심을 굳혔다.한지석은 그를 위해 목숨을 잃었는데 그의 하나뿐인 여동생은 이유영의 이기심과 질투 때문에 평생 광명을 잃었다.그러니 그가 옆에서 돌봐주는 건 당연했다.게다가 진영숙도 호시탐탐 한지음을 보내버릴 생각을 하고 있으니 누구에게 맡겨도 안심할 것 같지 않았다.한지음은 아직 어리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었다. 그리고 그 길을 그는 그녀와 함께 걸어갈 것이다.그는 이제 더 이상 이유영에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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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진영숙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씩씩거리며 밖으로 향했다.“어딜 그렇게 가는 거니?”유혜정이 음침한 목소리로 진영숙을 불렀다.“홍문동이요!”진영숙은 이 한마디만 남기고 문을 나섰다.유혜정은 옆에서 멍하니 서 있는 강서희를 노려보며 말했다.“멍하니 있지 말고 빨리 따라가 봐!”유혜정도 조바심이 나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유영 때문에 안 그래도 강이한은 가족들과 사이가 별로 좋지 못했다.그런데 난데없는 한지음 때문에 또 서로 얼굴을 붉혀야 한다니 머리가 지끈거렸다.강서희는 착잡한 표정을 하고 진영숙을 따라갔다.한편, 조민정은 늦은 밤 병실을 방문했다.“이미 준비가 끝났습니다. 대표님 건강 상태가 별로 좋지 못하니 아마 병원에서 며칠 휴양하다가 대략 2주 뒤에 수술을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이때, 이유영의 핸드폰이 울렸다.그녀는 멍하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화면만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고개를 돌려 화면을 확인한 조민정의 표정도 착잡해졌다.그녀는 손을 뻗어 이유영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하지만 현재의 이유영에게는 아무런 위로도 되지 못했다.강이한 때문에 하마터면 자연유산이 될 뻔하고 병원에 있는데 하필이면 이 시기에 한지음과 그의 약혼 소식을 접하다니! 머리가 멍하고 어지러웠다.그는 대놓고 한지음의 남은 생을 책임지겠다고 공표한 거나 다름없었다.동시에 대놓고 이유영과 세강의 얼굴에 먹칠한 것과 같았다.“나 괜찮아요.”이유영은 담담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이미 이렇게 될 줄을 예상은 하고 있었기에 사실 타격은 그리 크지는 않았다.“수술 날짜를 조금만 앞당길 수는 없을까요?”그녀는 강이한의 약혼식과 비슷한 날짜에 수술을 한다고 생각하니 구역질이 올라왔다.“의사 선생님이 제안한 거예요. 대표님 건강 상 문제도 있고 하니….”“내일 오전으로 수술 잡아주세요.”“대표님!”“내 말 듣고 그렇게 해요.”“하지만….”조민정은 여전히 머뭇거렸지만 이유영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단호했다.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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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아마 지난 생에는 강이한과의 아이를 원했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는 피임에 딱히 신경 쓰는 개념이 없었다.“지금 어디예요? 내가 그쪽으로 갈게요.”그녀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부드러운 말투로 그에게 말했다.“순정동이요.”“알았어요. 지금 갈게요.”전화를 끊은 이유영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아랫배에서 여전히 통증이 느껴졌다.하지만 세강그룹에서 나올 때만큼 괴롭지는 않았기에 옷을 갈아입고 외출 준비를 했다. 의사를 만나고 돌아온 조민정이 그녀를 보고 놀란 얼굴로 물었다.“외출하시려고요?”“맞아요.”“아직 퇴원하시면 안 돼요. 의사랑 상의해 봤는데 내일 수술하는 건 위험하고 일주일 뒤에나 가능하대요. 지금 대표님 몸 상태가 어떤지 잘 아시잖아요!”최근 이유영은 죽자 살자 일에만 몰두했기에 피로가 잔뜩 쌓인 상태였다.조민정의 손에는 피로회복제와 각종 보신에 좋은 약들이 잔뜩 들려 있었다.이유영은 쓴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리듯 말했다.“그 인간과 엮이니 몸까지 고생하네요.”자칫 잘못해서 목숨까지 잃을 뻔한 그녀였다.그녀는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강이한에게만큼은 절대 흔들리지 않을 거라며 속으로 다짐했다.그에게 마음을 주었던 여자들은 대부분 좋은 결과를 맞지 못했다.“그런데 왜….”조민정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이유영은 시간을 확인하고 말했다.“잠깐만 나갔다 오는 거예요. 루이스에게 연락할까요? 아니면 저랑 같이 갈래요?”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조민정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서류뭉치를 살폈다.이유영은 자신이 입원하면서 자신이 해야 할 모든 업무가 조민정에게 돌아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루이스 불러주세요.”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조민정이 오늘 자신을 홀로 내보내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사실 지금 상황을 놓고 봐도 루이스와 동행하는 게 차라리 안전했다.그 시각.진영숙과 강서희는 기세등등하게 홍문동에 도착했다. 강이한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두 사람을 보고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너 미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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