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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세강의 안주인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강이한은 평생이라는 단어를 뱉고 갑자기 갑갑함을 느꼈다.

이유영에게 평생을 약속하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그들은 서로를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평생을 약속했었다.

그런데 고작 10년이 지났을 뿐인데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될 줄을 누가 알았을까?

“평생은 너무 무거워요. 지금이야 괜찮아 보이지만 어쨌든 난 시각 장애인이고 오빠는 대기업 수장이잖아요. 결국 난 오빠한테 짐만 될 거예요.”

한지음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강이한은 짐이라는 소리에 다시 이성이 돌아왔다.

‘젠장! 또 그 여자를 떠올려 버리다니!’

“이한 오빠, 언니랑 화해해요. 난 오빠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지음아!”

“진심이에요. 어쨌든 언니랑 오빠 사이에는 10년이라는 세월이 있잖아요.”

그 말은 강이한의 분노만 더 가중시킬 뿐이었다.

그는 10년 동안 자신이 온순하고 순진한 얼굴에 속아 본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수치스러웠다.

할 수만 있다면 당장 이유영을 지옥으로 던져 버리고 싶었다.

“지음아.”

“네?”

“약혼식 준비할 거야.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아.”

“누구랑요?”

“너랑 나.”

한지음은 속으로 크나큰 희열을 느꼈다.

하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오빠 이미지에 타격이 클 거예요. 언니랑 내 관계를 모르는 사람이 없잖아요.”

“내가 알아서 처리할 수 있어.”

“하지만….”

“내 말 듣고 그렇게 하자. 응?”

강이한은 단호하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

여전히 주저하는 한지음을 보며 그는 속으로 결심을 굳혔다.

한지석은 그를 위해 목숨을 잃었는데 그의 하나뿐인 여동생은 이유영의 이기심과 질투 때문에 평생 광명을 잃었다.

그러니 그가 옆에서 돌봐주는 건 당연했다.

게다가 진영숙도 호시탐탐 한지음을 보내버릴 생각을 하고 있으니 누구에게 맡겨도 안심할 것 같지 않았다.

한지음은 아직 어리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었다. 그리고 그 길을 그는 그녀와 함께 걸어갈 것이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이유영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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