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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그녀는 문밖에 서서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도 나와서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저택 내부는 어둡고 고요했다.

이유영은 박연준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며 밖에서 조금 더 기다리기로 했다. 밤바람이 차서 저도 모르게 오한이 느껴졌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박연준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어쩐 일인지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유영은 추위에 떨며 외투를 여몄다.

이때, 어깨에서 묵직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어느새 다가온 루이스가 검은 외투를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이유영도 거절하지 않고 감사하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해서 그런지 춥고 온몸이 떨려왔다.

지난 생에서 임신사실을 금방 알았을 때는 홍문동에서 화재를 당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여자는 임신했을 때 유난히 취약했던 것 같았다.

임신 반응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유영은 갑자기 피로감이 몰려왔다.

계속해서 박연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유영은 박연준의 저택 앞에서 두 시간을 기다렸지만 남자는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루이스는 추위에 떠는 그녀를 조용히 지켜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그만 돌아가요.”

“루이스.”

“네, 대표님.”

“박 대표 어디 있는지 좀 알아봐 줘요.”

이유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박연준은 약속시간을 어기는 사람이 절대 아니었다. 그녀와 이미 만나기로 약속해 놓고 아무 이유 없이 사라졌을 리가 없었다.

루이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대략 5분쯤 지나 소식이 도착했다.

루이스는 핸드폰을 확인하고는 무거운 얼굴로 이유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30분 전에 박 대표님은 박 회장 측 사람들에 의해 강제로 비행기에 태워졌답니다.”

이유영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그녀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온몸에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았다. 그녀는 한참 루이스를 바라보다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알겠어요.”

어쩌면 이게 박연준에게는 오히려 더 나은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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