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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형사가 말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조사는 무조건 받아야 합니다. 심문 방식은 저희 쪽에서 조정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유영은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사실 가슴이 조금 아프기는 했다.

길고 길었던 심문이 이 아이 때문에 잠시 중단되었다고 생각하니 쓰라린 마음도 있었다.

잠시 후, 크리스탈 가든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가 안으로 들어왔다.

이유영은 처음에 동교 사건 해결이 굉장히 골치 아플 거라고 생각했지만 더 심각한 건 크리스탈 가든의 사건이었다. 증거도 확실하고 증인까지 있으니 그녀는 빠져나갈 틈이 없었다.

정교하게 설계된 거대한 그물망에 걸린 느낌이었다.

아무리 그녀와 무관하다고 해도 결국 인정하지 않으면 사건이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증거가 확실한 상황에서 결국 그녀를 기다리는 건 재판밖에 없었다.

“조 비서가 밖에서 보석 신청을 하고 있으니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모든 걸 변호사에게 맡겨요.”

루이스는 진지한 얼굴로 이유영의 옆에 서서 그녀를 위로했다.

현재 그녀가 임신한 상태라서 보석 절차에 더 유리할 수도 있었다.

이유영은 머리가 어지럽고 아무런 말도 귀에 들어가지 않았다.

온 세상이 흑백이 된 기분이었다.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에 처하니 강이한에게 분노할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녀는 속으로 몇 번이고 자신에게 되물었다.

반항할까? 아니면 그가 원하는 대로 모든 걸 포기할까?

지난 생의 그녀는 암흑 속에서 반항할 힘조차도 없었다.

이번 생은 어떠할까? 약간의 반격을 한 뒤에 결국 또 그의 그물망에 걸리지 않았는가?

주변 사람들이 하나씩 강이한의 손에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었다.

강이한에게 실망하고 자기 자신에게도 실망스러웠다.

어쩌면 모든 건 하늘이 정한 운명이고 피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쪽에서 제시한 증거 하나도 인정하지 않겠습니다.”

한참의 고민 끝에 그녀가 내린 결론이었다.

강이한이 그녀에게 죽음을 강요하더라도 그녀는 끝까지 무관함을 주장할 거라는 태도 표시이기도 했다.

결국 이 싸움에서 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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