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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집사가 말했다.

“한지음 씨는 많이 놀라셨는지 지금까지 방에서 나오지를 않네요.”

그 말을 들은 강이한은 계단 입구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주변의 살기가 한층 진해졌다.

결국 그는 말없이 계단을 올라갔다.

이시욱은 이정수의 귀국을 지시하던 상사를 떠올리며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비록 마음의 준비를 하고는 있었지만 하루 사이에 벌어진 일들을 생각하면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

위층으로 올라가자 마침 한지음의 방에서 나오던 가정부가 그를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

“도련님, 드디어 오셨군요.”

“상황은 어떻습니까?”

“이한 오빠.”

가정부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한지음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놀란 고양이처럼 잔뜩 겁에 질린 그 목소리에 강이한은 가슴이 저렸다.

그는 가정부에게 먼저 내려가라고 눈짓한 뒤,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나 여기 있어.”

남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며 차가운 그녀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그녀의 손에서 떨림이 느껴지자 남자의 눈빛에 살기가 스쳤다.

“그 사람 도둑 아니었어요. 도둑은 절대 아니었어요.”

한지음은 횡설수설하며 강이한의 손을 꽉 잡고 놓지 않았다.

“알아. 내가 처리할게.”

“다짜고짜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그 인간의 의도를 떠올린 듯, 한지음의 얼굴이 한층 더 창백하게 질렸다.

강이한은 그녀의 손을 꽉 잡아주며 다독이듯이 말했다.

“이제 괜찮아.”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지음은 와락 그의 품에 뛰어들었다.

그 순간, 강이한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밀어내려 손을 뻗었다.

하지만 현재 그들의 관계와 평생 책임지겠다고 했던 약속을 떠올리며 허공에서 손을 멈추었다. 결국 그는 힘없이 손을 내리고 한지음의 가녀린 허리를 끌어안았다.

“내가 있으니 이제 괜찮아.”

“오빠, 난 너무 무서워요. 앞이 보이지는 않지만 상대에게서 위험한 냄새를 느꼈어요.”

진짜로 시력을 잃은 뒤로 그녀는 주변 환경에 굉장히 민감했다.

그래서 위험이 닥친 순간에 더 두렵고 무기력함을 느꼈다.

강이한은 그녀가 실명한 원인을 이유영의 탓으로 돌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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