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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처음 사건이 터지고 이유영을 조사했을 때 나왔던 카드번호였다.

그는 뭔가 잘못 본 거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카드를 빤히 쳐다보았다.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며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것은 한지음 납치 사건 때 납치범들을 매수한 돈이 빠져나간 카드였다.

집사가 진영숙의 명을 듣고 방으로 찾아왔을 때, 강이한은 카드를 손에 쥐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도련님.”

집사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강이한은 모든 감각을 잃은 사람처럼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 카드가 왜 여기에!’

“도련님!”

집사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강이한은 바람처럼 방을 뛰쳐나갔다.

정원.

강서희는 바들바들 떨며 진영숙에게 안겨 있었고 진영숙은 분노한 얼굴로 이시욱을 노려보고 있었다.

“당장 얘 데리고 나가! 나가라고!”

진영숙은 결국 참지 못하고 축객령을 내렸다.

오늘은 무척 중요한 날이었고 초대한 사람들도 많은데 한지음 때문에 분위기를 망쳤다는 것에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었다.

그나마 이성이 남아 있는 노부인이 손님들을 해산시켰다.

손님들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을 느끼고 육속 정원을 빠져나갔다.

이시욱은 강이한이 늦도록 나타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한지음에게로 다가갔다.

“한지음 씨, 일단 홍문동으로 돌아가시죠?”

사실 강이한이 한지음을 대동하고 파티에 나타난 이유는 이 자리를 빌어 한지음과 자신의 사이를 공개하기 위함이었다.

아무도 이런 상황이 벌어질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한지음도 충격에 빠져 바들바들 떨었다. 항상 남을 속이고 골탕 먹이는 쪽이었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강서희에게 한방 먹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참 대담한 년이야. 들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나?’

하지만 당하고만 있을 한지음이 아니었다. 그녀는 강서희가 있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희 네가 네 오빠 좋아하는 거 알아. 네 얕은 수로 날 네 오빠 옆에서 밀어내도 그 자리에 네가 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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