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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한편, 강이한의 본가.

강서희는 예전부터 집에서 오빠를 기다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데 이유영과 결혼한 뒤로 오빠는 본가에 자주 발을 들이지 않았다.

지금도 강서희는 이틀 동안 집에서 오빠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유영의 사망소식이 공개된지도 벌써 이틀이 지났다. 소방대원이 의식을 잃은 그녀를 구조해 밖으로 끌고 나왔지만 결국 병원으로 옮겨진지 한 시간 만에 사망했다고 한다.

파리에서 귀국한 정국진이 그녀를 그 자리에서 화장해서 파리로 데려갔다고 했다.

강서희는 이유영이 저주스러웠다. 강이한의 마음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여자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딱히 기쁨이 느껴지지 않았다.

사랑하는 오빠가 죽은 여자를 위해 곧 그녀에게 어떤 처벌을 가할지 상상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오빠가 보고 싶었지만 동시에 그가 돌아와서 자신의 숨통을 조일까 봐 두렵기도 했다.

어쩌면 강이한은 이유영을 보낸 분노와 한을 강서희에게 풀지도 모른다.

“아가씨, 오렌지 좀 드셔보세요. 달아요.”

왕숙은 손질한 과일을 들고 강서희에게 다가가며 안타까운 말투로 말했다.

최근 이틀 사이 강서희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왕숙이 만든 디저트마저 거부하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안 먹어.”

강서희는 짜증스럽게 대꾸했다.

“아가씨, 이렇게 안 드시면 큰일나요. 건강을 챙기셔야죠.”

“차라리 불타 죽은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어.”

강서희가 울먹이며 말했다.

죽은 사람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테지만 살아남은 사람은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절망이 찾아왔다.

놀란 왕숙이 다급히 말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다시는 그런 말하지 말아요.”

죽고 싶다는 강서희의 말에 왕숙은 당황했다.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강서희를 위로했다.

“뭘 그렇게 걱정해요? 사람은 이미 죽었는데 도련님이 설마 죽은 여자를 위해 아가씨한테 해를 가하겠어요?”

강서희는 착잡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왕숙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줌마, 오빠가 그 카드를 내 방에서 발견했다는 게 뭘 의미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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