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59화

강서희와 왕숙은 경직된 자세로 고개를 돌렸고 강이한은 음침한 분위기를 풍기며 거실에 서 있었다.

그의 뒤에는 이시욱과 형사가 따르고 있었다.

강서희는 애처로운 얼굴로 왕숙과 강이한을 번갈아보았다.

“오빠, 이게 다 뭐야?”

그녀가 멍한 얼굴로 물었다.

이틀 사이 그녀는 자신과 강이한이 다시 만났을 때 벌어질 무수히 많은 가능성을 생각했다.

싸늘한 질문과 실망스러운 얼굴, 그리고 차가운 태도까지 다 각오했지만 이런 상황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아무런 얘기도 해보지 않았는데 다짜고짜 형사를 데리고 올 줄이야!

그녀는 싸늘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강이한을 바라보며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와 함께 한 모든 시간이 어쩌면 자신만의 상상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형사가 천천히 그녀에게로 다가오며 사무적인 말투로 말했다.

“강서희 씨, 강이한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습니다. 최근 조사 중인 한지음 씨 납치사건과 연관해서 새로운 증거가 제출되어서요. 저희와 함께 서로 가서 조사에 협조해 주시죠.”

“아… 나 아니야.”

강서희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강이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친 순간 강서희는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오빠, 어떻게 내 말을 안 믿어줄 수가 있어? 내가 한 일 아니야. 한지음이 시킨 거라고.”

“내가 사람에게 상해를 입힐 리가 없잖아.”

강서희는 최대한 간절하고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왕숙도 강이한을 바라보며 다급히 말했다.

“그래요, 도련님. 아가씨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아시잖아요. 사람을 해칠 분은 절대 아니에요.”

그는 강서희에게 변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애초에 그가 이유영에게 했던 것처럼 바로 경찰에 연락한 것이다.

물론 어떤 면에서는 이유영에게 했던 것보다 잔인했다.

이유영을 대할 때는 천천히 숨통을 조이는 방법을 선택했고 그녀에게 빠져나갈 기회도 주었다.

그가 마지막에 이유영을 몰아붙인 이유는 그녀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아서 실망했기 때문이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